
29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무사 2루 KIA 박재현이 박상준의 1타점 적시타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아직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더 배워야 할 부분이 많죠."
올해 KIA 타이거즈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외야수 박재현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입단 첫해였던 지난해 1군 58경기에서 62타수 5안타 타율 0.081, 3타점, 출루율 0.159, 장타율 0.097에 그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스스로 모든 게 부족했다고 느꼈다. 지난 2월 일본 아마미오시마 1차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재현은 "고등학교에서 프로에 올 때는 누구나 야구를 좀 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고, 나도 그런 자신감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프로에 와보니 처음부터 벽을 느꼈다. 스스로 멘털적으로 많이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박재현은 "솔직히 1군에서 기회를 받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했는데, 그 시간을 날린 것 같아 너무 후회된다"며 "이런 기회가 언제, 어떻게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에 특히 올해가 내게 정말 중요한 해"라고 힘줘 말했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KIA 박재현이 우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박재현은 자신의 다짐을 현실로 만들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1군 경기에 나서며 안타를 생산했고, 특히 5월 한 달간 103타수 34안타 타율 0.330, 7홈런, 20타점으로 맹활약하며 KIA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9일 현재 시즌 성적은 354타수 99안타 타율 0.280, 13홈런, 48타점, 17도루, 출루율 0.321, 장타율 0.438이다.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박재현은 6월 초부터 약 2주간 타격 부진에 빠졌고, 지난달에는 수비와 주루에서도 아쉬운 장면을 남겼다.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겪을 수 있는 성장통이기도 하다.
사령탑 역시 박재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경험이라고 바라봤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박)재현이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봤자 이제 스무 살"이라며 "많은 경기를 뛰었다고 해도 외야에서는 매 경기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는 게 아니다. 100경기 가까이 뛰었다고 하더라도 평범한 플라이를 잡거나 홈으로 송구하는 등 비교적 단순한 상황이 많다. 아직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더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선수 본인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재현은 "타격에 대해서 (팀 동료인) 해럴드 카스트로에게 많이 물어보고, (김)도영이 형도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네가 계속 1번타자로 나가려면 네 스트라이크 존을 확실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해줬다"며 "최근에는 나만의 존을 그려놓고 치려고 하는데 아직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30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KIA 박재현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럼에도 박재현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이 감독도 "그래도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니까 대견하기도 하다"며 "앞으로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박재현을 격려했다.
박재현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시즌 99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30일 삼성전과 3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연이어 무안타에 그치며 아직 100안타 고지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아홉수' 역시 스무 살 외야수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정이다. 지난해 프로의 벽 앞에서 좌절했던 박재현은 이제 그 벽을 하나씩 넘어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리그 재개 이후 데뷔 첫 100안타를 넘어 또 어떤 성장세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초 2사 2루 KIA 박재현이 김호령의 1타점 적시타때 득점에 성공한 후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