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8-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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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나 20대 시절 다시 난리…"이렇게 예뻤나" 요즘 뜨는 '어른 여자'의 정석 [이예진의 '요즘 끌리네'](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6.08.09 18:30



트렌드를 쫓는 게 아니라, 요즘 그냥 끌리는 걸 씁니다. 어떤 글은 흐름과 맞닿아 있을 수도 있고, 어떤 글은 한발 늦은 취향 고백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가요, 방송, 영화. 신인, 스타 구분 없이, 지금 이 순간 눈에 밟히고 자꾸 생각나는 이유를 따라가 봅니다. 타이밍은 제각각이어도, 끌림만큼은 진심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저도 크면 이런 어른 여자가 돼 있을 줄 알았어요."

말랑이를 만지고, 키캡을 바꾸고, 가방에는 인형을 매다는 20대와 30대. '어른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에 정작 온라인에서는 2000년대 드라마와 예능 속 '어른 여자'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요즘 릴스와 쇼츠를 넘기다 보면 심심찮게 마주치는 얼굴이 있다. 20대 시절의 유인나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 SBS '영웅호걸' 등 과거 방송 속 유인나의 모습이 '어른 여자의 정석', '어른 여자 유인나' 등의 이름을 달고 퍼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MBC 예능 콘텐츠에서는 유인나를 전면에 내세워 '어른 여자'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과거 '영웅호걸' 속 모습을 재조명하는 콘텐츠 역시 등장했다. 단순히 과거 스타의 '리즈 시절'을 추억하는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젊은 세대가 과거 영상 속 여성들의 분위기와 스타일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각 유튜브 채널, MBC, SBS.
각 유튜브 채널, MBC, SBS.


여기서 말하는 '어른 여자'의 핵심은 나이보다 분위기에 있다.

긴 생머리나 자연스럽게 볼륨을 살린 헤어스타일, 큼직한 귀걸이, 몸에 적당히 붙는 니트와 셔츠, 부츠와 숄더백. 여기에 진한 듯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어딘가 여유로워 보이는 태도까지. 정확한 공식은 없지만 한 장면만 봐도 "이거다" 싶은 분위기가 있다.

유인나와 함께 '어른 여자'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캐릭터가 있다.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채정안이 연기한 한유주다.

당시에는 그저 세련된 드라마 속 언니로 통했지만, 약 20년이 흐른 지금은 그의 스타일을 가리켜 '한유주 코어'라고 부르는 게시물까지 등장할 정도로 하나의 스타일 레퍼런스가 됐다.

뿐만 아니라 정려원, 티아라 은정, 김사랑 등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브라운관을 채웠던 여성 스타들의 과거 모습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정려원의 당시 스타일은 지금 봐도 묘하게 낯설지 않다. 가늘고 긴 실루엣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머리, 힘을 뺀 듯하면서도 포인트가 확실한 옷차림은 최근 다시 돌아온 빈티지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은정 역시 드라마와 예능 속 스모키 화장, 큰 액세서리와 레이어드 스타일 등이 재조명되며 이른바 '그 시절 언니'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네티즌들은 "왜 그땐 이렇게 예쁜지 몰랐지", "크면 이런 여자 돼 있을 줄 알았다", "뭔가 오빠 여자친구한테서 날 것 같은 어른 여자 향기", "오빠랑 헤어지면 내가 더 많이 울 것 같은 여자친구상", "잘생긴 삼촌 여자친구 느낌"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표현들로 반응하고 있다.

그만큼 당시의 '어른 여자' 이미지가 지금 세대에게도 생생하게 와닿고 있다는 뜻이다.

MBC
MBC


▶ 복고는 맞는데, 이번엔 '어른미'

물론 2000년대 패션의 귀환 자체는 새롭지 않다. 로우라이즈, 크롭톱, 벨벳 트레이닝복 등을 앞세운 Y2K 열풍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발레코어, 긱시크 등 특정 이미지를 압축한 '○○코어' 역시 익숙한 유행이 됐다.

하지만 요즘 이야기되는 '어른 여자'는 조금 다르다. 특정 아이템 하나를 따라 입는 것보다 '당시 여성들이 풍겼던 전체적인 분위기'를 동경한다.

귀엽고 어려 보이는 것을 극대화하기보다 성숙함을 숨기지 않았던 스타일, 화려한 액세서리도 거리낌 없이 하고 긴 머리와 몸의 선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던 옷차림. 무엇보다 '어른처럼 보이는 것' 자체가 매력이었던 시절의 이미지다.

최근 패션계에서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미학이 다시 거론되는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유행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Y2K보다 한발 뒤 시대의 스타일이 새로운 레퍼런스로 넘어오고 있고, 과거 방송 클립을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숏폼·유튜브 환경은 이를 더욱 빠르게 확산시킨다.

15~20년 전 방송을 본 기억조차 없는 20대도 요즘은 릴스와 쇼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당시의 유인나와 채정안을 마주한다. 과거를 추억하는 세대에게는 반가운 얼굴이지만, 이들에게는 오히려 처음 발견한 '새로운 언니'에 가깝다.

그래서 20대 유인나를 보고 "이렇게 예뻤나"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낯설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한 장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이제 막 발견한 '느좋 언니'인 셈이다.

특히 요즘 20·30대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한층 어려진 만큼, 과거 같은 나이대 여성들이 보여준 성숙한 무드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같은 20대인데도 한층 어른스러워 보이는 모습이 지금 세대에게는 색다른 매력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SBS, MBC
SBS, MBC

각 방송사, 유인나
각 방송사, 유인나


▶ 어른 되면 다 '어른 여자'일 줄 알았지

'어른 여자'를 동경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어른이'의 삶을 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어른이 됐지만 여전히 캐릭터 인형을 사고, 어린 시절 좋아했던 취향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과거보다 성인과 아동의 취향을 나누는 경계도 한층 느슨해졌다. '어른답게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줄어든 만큼 성인이 된 뒤에도 귀여운 취향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인지 2000년대 드라마 속 '대놓고 어른 같았던 여자'들이 지금은 더 낯설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당시 작품 속 20대 여성들은 정장에 높은 구두를 신고 출근하고, 큰 가방에 화려한 액세서리를 더하는 등 지금보다 훨씬 성숙한 이미지로 그려졌다. 같은 나이대라도 현재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그 시절을 보며 자란 이들은 "나도 스물아홉이 되면 저렇게 될 줄 알았다"고 말한다. 막상 같은 나이가 된 지금의 모습은 당시 화면 속 20대와 꽤 다르다.

그러니 "저는 커서 이런 어른 여자가 되어 있을 줄 알았어요"라는 말도 단순한 외모 칭찬만은 아니다. 과거 자신이 떠올렸던 '어른의 모습'과 지금의 현실 사이에서 오는 묘한 공감이 섞여 있다.

유인나의 '영웅호걸' 시절을 찾아보고, '커피프린스 1호점' 한유주의 스타일을 다시 들여다보고, 정려원과 은정의 과거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어른 여자'가 다시 주목받는 현상은 Y2K처럼 특정 패션이나 아이템의 유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당시 여성 스타들이 보여줬던 세련되고 여유로운 이미지 자체가 현재의 20·30대에게 다시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돌고 도는 유행 속에서 이번에는 옷과 메이크업뿐 아니라, 그 시절 특유의 '어른스러운 분위기'까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사진=각 방송사, 각 유튜브 채널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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