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간판타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상대 외야수들의 충돌 속에 보기 드문 행운의 홈런을 터뜨렸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시즌 가장 기이한 홈런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고, 애틀랜타 현지 중계진 역시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장면"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애틀랜타는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를 11-3으로 완파했다.
팀의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아쿠냐 주니어는 홈런 두 방을 몰아치며 시즌 11호와 통산 197호 홈런을 동시에 작성했지만, 그중 첫 번째 홈런이 경기 후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3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아쿠냐 주니어는 좌중간 깊숙한 방향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마이애미 중견수 에스테우리 루이스와 좌익수 에리베르토 에르난데스가 동시에 낙하지점으로 달려들었지만, 두 선수는 워닝트랙 부근에서 충돌했고 결국 어느 누구도 공을 잡지 못했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충돌 과정에서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그대로 담장을 넘어가 2점 홈런으로 이어졌다는 점이었다.
아쿠냐 주니어 역시 타구가 잡힌 줄 알고 한동안 1루 부근에서 멈춰서 상황을 지켜볼 정도로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애틀랜타 현지 중계방송을 담당한 '브레이브스비전' 중계진도 믿기 어려운 장면에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타구가 뜬 직후 캐스터는 "아쿠냐가 공을 하늘 높이 띄워 보낸다. 좌중간 깊숙한 곳이다. 외야수 두 명이 충돌하면서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홈런을 기록한다. 베이스를 돈다"라며 믿기 어려운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어 리플레이 화면이 나오자 해설진은 "스위퍼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렸다. 아쿠냐도 맞자마자 홈런이라고 확신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루이스가 달려오고, 두 선수가 공을 담장 너머로 토스해 버리는 엄청난 '어시스트'를 했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또 "아쿠냐도 공이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둘 중 한 명이 잡은 줄 알았을 것"이라며 타자 본인조차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중계진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은 명장면과도 비교했다.
해설위원은 "평생 살면서 한 번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 우리 세대는 호세 칸세코가 머리에 공을 맞고 홈런을 허용한 장면을 기억한다. 하지만 외야수 두 명이 충돌해서 2점 홈런을 담장 너머로 만들어주는 장면이라니 정말 기이한 일"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이번 장면이 단순한 실수만으로 벌어진 상황은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루이스는 원래 주전 외야수가 아니다. 이번 시즌 선발 출전도 많지 않았다. 선수들의 포지션을 자주 바꾸다 보면 이렇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좌익수가 잡겠다고 콜을 했더라도 중견수가 달려와 잡겠다고 하면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설명하며 경험 부족과 수비 호흡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리플레이를 다시 확인하던 중계진은 "공이 루이스의 글러브를 맞고 넘어간 것인가. 처음에는 에르난데스인 줄 알았다"며 마지막까지도 장면을 되짚었고, "저 두 선수 기분이 얼마나 최악이겠나. 담장 앞에서 아웃을 잡는 대신 애틀랜타에 2-0 리드를 안겨주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결국 상대 외야진의 충돌과 의사소통 실수가 예상치 못한 2점 홈런으로 이어졌고, 아쿠냐 주니어는 자신이 터뜨린 197개의 홈런 가운데서도 가장 독특한 장면 하나를 추가하게 됐다.
사진=MLB / 연합뉴스 / 중계 화면 캡처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