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 등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6일 대한축구협회를 전격 압수수색한 가운데, 과거 외국인 심판들을 상대로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외신들도 해당 사안에 주목해여 관련 보도를 잇고 있다.
한 영국 매체는 해당 의혹을 둘러싼 논란을 전하면서 향후 국제축구연맹(FIFA) 차원의 제재 가능성까지 언급했고, 일본에서도 과거 국제대회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6일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을 압수수색했다.압수수색 영장에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적시됐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까지 공개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연합뉴스는 축구계 관계자를 인용해 대한축구협회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전과 평가전 등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등 10여 명에게 성접대를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축구협회 직원은 해당 경기 심판들을 위한 접대 비용으로 한 번에 수십만 원, 많게는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경기에는 2011년 3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중국 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 세르비아와의 A매치, 2011년 9월 오만과의 런던올림픽 예선, 폴란드와의 평가전, 2012년 2월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2012년 3월 카타르와의 런던올림픽 예선 등이 포함됐다.
해당 내용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축구협회 감사 과정에서 파악됐지만 당시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ibt)'는 이번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매체는 "대한축구협회가 심판들에게 성적 접대와 뇌물 제공 의혹으로 스캔들에 휩싸였다"라면서 "감사 결과 대한축구협회가 국제경기 기간 방문한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적 접대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먼저 매체는 해당 스캔들이 실제 경기 판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느냐는 부분을 중요하게 짚었다.
'ibt'는 "이번 의혹에서 제공된 유인책은 과거 K리그에서 발생한 현금을 통한 청탁 사건과 달리 비금전적인 것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해당 지출을 특정 경기에서의 실제 경기장 내 결정과 연결하는 것은 복잡해진다"고 전했다.
즉 성접대 자체와 실제 심판 판정이 영향을 받았다는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매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왜 2016년 감사에서 파악된 내용이 당시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느냐는 문제다.
'itb'는 해당 내용이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보고서에 포함됐지만 약 10년 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며, 대한축구협회가 별도의 감독 선임 관련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매체는 당시 감사 결과가 왜 공개되지 않았는지, 또 해당 행위가 경기 공정성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축구협회의 내부 통제를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5년 전 사건인 만큼 현재 당시의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매체는 이를 두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축구협회 내부의 운영 체계와 관리 시스템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매체는 결국 FIFA의 대응 가능성을 주장했다.
매체는 이번 사안의 조사 결과가 충분히 심각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FIFA의 공식 제재부터 대한축구협회의 전면적인 지배구조 개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과거 축구협회 내부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제축구계에서 축구협회의 운영과 윤리 문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된 경기 가운데 월드컵 예선과 올림픽 예선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국제경기 공정성과 관련한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영국 매체의 시각이다.
일본에서도 이번 혐의를 대대적으로 다뤘는데, 네티즌들의 반응이 더욱 거칠었다.
'주니치스포츠'와 '론스포' 등의 관련 기사 반응엔 이번 의혹을 계기로 대한축구협회의 과거 행적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이번에 겉으로 드러난 2010년대 초반 사례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이런 일을 해온 것이 한국 축구협회의 체질이었다고 의심받아도 어쩔 수 없다"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고통이 따르더라도 한 번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편이 낫다"고 주장이 나왔다.
가장 강한 반응 중 하나는 FIFA 차원의 장기 출전 금지를 요구한 것이었다. FIFA 회장 잔니 인판티노를 거론하며 "한국을 앞으로 10년간 FIFA 주관 경기 출전을 금지하고 2002년 4강 기록을 취소한다는 처분을 발표한다면 재미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일부는 2002 한일월드컵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전에서 논란이 됐던 판정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당시 판정과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과거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한국이 치른 경기도 재조사해 해당 사항이 있다면 기록 박탈까지 해야 한다"고 얘기도 흘러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