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미국에서 프로 무대를 밟지 못했던 19세 소년이 이제 세계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가 됐다.
한때 MLS 구단의 유소년 팀조차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던 코트디부아르 공격수 얀 디오망데가 RB 라이프치히를 거쳐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했다.
이적료는 무려 최대 1억 4000만 유로(약 2298억원)에 달한다.
아직 19세에 불과한 디오망데가 단기간에 자신의 가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세계 축구 이적시장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레알 구단은 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와 RB 라이프치히가 선수 얀 디오망데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디오망데는 2033년 6월 30일까지 향후 7시즌 동안 우리 클럽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디오망데 역시 라이프치히 구단 채널을 통해 "놀라운 응원에 감사한다. 언젠가 다시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라며 라이프치히와의 작별을 전했다.
이어 레알 이적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의 꿈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이적료는 최대 약 1억 4000만 유로다.
레알 구단이 라이프치히에 지급할 기본 이적료만 약 1억 2500만 유로(약 2051억원)이며, 옵션이 모두 충족될 경우 1500만 유로(약 246억원)가 추가되는 구조다.
옵션이 모두 충족될 경우 디오망데는 레알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주드 벨링엄은 2023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기본 이적료 1억 300만 유로(약 1690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옵션에 따라 실제 이적료는 이미 1억 2500만 유로(약 2051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디오망데의 이적료가 최대치에 도달하면 현대 축구 역사상 역대 네 번째로 비싼 선수에 해당한다. 네이마르 주니오르, 킬리안 음바페, 알렉산더 이삭에 이어 이적료 순위 4위에 오르게 된다.
아프리카 선수 가운데서는 역대 최고 이적료다. 기존 기록은 2019년 아스널이 릴에서 니콜라 페페를 영입하며 지불한 7200만 파운드(약 1379억원)였다.
디오망데의 성장 속도는 이적료만큼 빠르다.
그는 2024년 말 스페인 레가네스에 합류했고, 2025년 초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프로 무대 첫 경기를 치렀다.
당시 레가네스에서 디오망데가 기록한 것은 10경기 출전, 2골 1도움이었다.
라이프치히가 곧바로 움직였다. 2025년 여름 레가네스가 설정한 2000만 유로(약 328억원)의 방출 조항을 발동해 디오망데를 영입했다. 프로 경력 초반의 선수를 2000만 유로에 데려온 라이프치히의 판단은 이후 큰 수익으로 이어졌다.
디오망데는 2025-2026시즌 라이프치히에서 36경기에 출전해 13골 9도움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12골 8도움을 기록하며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이번 여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으로 2026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코트디부아르의 4경기에 모두 나섰으며, 팀은 32강에서 노르웨이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월드컵 이후 오른쪽 측면 강화가 필요했던 레알의 관심이 구체화됐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레알은 최근 공격이 왼쪽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왼쪽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편 측면의 공격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디오망데는 이런 구상에 적합한 선수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의 스피드와 일대일 능력, 좌우 측면을 오갈 수 있는 활용도를 높게 평가했다.
영입 과정에서 리버풀과 파리 생레르맹(PSG)도 경쟁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기나긴 협상 끝에 라이프치히가 원하는 이적료 규모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후 레알이 협상에 속도를 냈다.
레알과의 협상 역시 8월 초까지 이어졌지만 결국 이번 주 구단 간 합의가 완료됐고, 디오망데는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레알의 새 선수가 됐다.
디오망데가 레알 마드리드에 도착하기까지의 경력은 일반적인 엘리트 유망주의 성장 과정과는 다소 달랐다.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성장한 디오망데는 15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 데이토나 비치의 DME 아카데미에서 생활했다. 이후 유럽 여러 구단의 테스트에 참가했지만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따르면 디오망데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며 "MLS의 B팀조차 나를 원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 몰랐다. 그들은 나에게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머스, 첼시, 레인저스, 올림피아코스, 크리스털 팰리스 등에서도 테스트를 받았지만 계약을 맺지 못했다.
결국 레가네스가 디오망데에게 기회를 줬다. 레가네스에서 프로 데뷔를 한 뒤 6개월 만에 라이프치히로 이적했고, 다시 1년 만에 레알의 선택을 받았다.
MLS에서도 기회를 얻지 못했던 10대 공격수가 미국을 떠나 스페인과 독일을 거쳐 세계 최대 규모의 구단까지 단 1년 반 만에 도달한 셈이다. 이제 디오망데의 다음 과제는 높은 이적료에 걸맞은 활약을 레알에서 이어가는 것이다.
사진=파브리치오 로마노 / 레알 마드리드 / 라이프치히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