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임종언(19·고양시청)이 소재지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도핑 중징계 받을 위기에 놓인 가운데, 국내 스포츠 관계자들은 지난 2014년 비슷한 사례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 1년 징계를 받았다가 취소된 남자복식 이용대, 강기정을 사례로 들어 임종언도 구제 받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불과 3년 전 폴란드 쇼트트랙 여자선수가 같은 사유로 1년 2개월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어 임종언과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이런 사례도 살펴보고 향후 대처를 단단히 해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빙상계에 따르면 임종언은 최근 1년 동안 국제검사기구(ITA)가 시행하는 도핑 검사 위한 소재지 보고를 3번 위반해 징계 절차 대상에 포함됐다. ITA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검사 대행사다
(엑스포츠뉴스 2026년 8월5일 오후 6시23분 특종 보도).
엘리트 선수들은 불시 도핑 검사를 위해 자신의 훈련 장소와 거주지 등 소재지 정보를 도핑방지행정관리시스템(ADAMS)에 등록해야 한다.
해당 선수들은 분기별로 소재지정보를 입력해야 하며 ▲야간거주지 ▲훈련 및 정기활동 ▲참가 예정 경기는 물론 검사가능한 '특정 60분' 단위시간까지 알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언은 쇼트트랙 한국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 등에서 메달을 따 국제연맹(IF)에서 관리하는 RTP(도핑관리 프로그램 적용 최우선 순위) 선수다.
하지만 임종언이 소재지 보고를 소홀히 하면서 검사관이 3회 이상 그를 찾아갔음에도 만나지 못했고 결국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년의 자격 정지 중징계 위기에 직면했다.
빙상계 관계자는 "임종언이 소재지정보에 진천선수촌만 기입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며 "검사인이 이메일로 검사를 통보하고 불시에 찾아가다보니 국가대표가 된지 얼마 안 된 임종언 입장에선 낯설 수 있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물론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책임은 선수 본인에게 있다. 지난해까지 가족이 함께 관리하던 불시 검사 이메일을 올해부터 임종언이 혼자 관리하면서 소재지 보고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카카오톡으로 한 차례 임종언에게 연락했다고는 하나 국가대표팀 에이스에 대한 관리 소홀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5월에 소집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소집을 올해는 두 달 늦은 7월에 한 것도 이번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
이제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가 부주의로 보이는 실수로 중징계를 받지 않도록 임종언 선수 본인과 빙상 관계자, 지인이 합심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일단 국내에선 12년 전 이용대, 김기정 사례를 들어 임종언도 충분히 소명하면 징계가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빙상인 입장에서 볼 땐 어린 선수인 임종언의 부주의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잘 소명하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용대, 김기정 징계의 경우는 임종언과 조금 다른 점도 있다. 당시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둘의 소재 파악을 부탁받았는데, 배드민턴협회가 부탁받을 당시 둘이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유럽에 있었던 것을 모르고 "한국에 오면 이용대, 김기정을 볼 수 있다"고 답변하면서 일어난 불상사였다. 배드민턴협회의 잘못이 컸고 결국 재심을 거쳐 BWF가 징계를 취소했다.
검사기간 내내 국내에 체류 중이었던 임종언과 다소 다른 점이다.
오히려 임종언 입장에선 2024년 소재지 보고 누락으로 1년 2개월 징계를 받은 해외 사례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빙상 관계자는 "폴란드 여자 쇼트트랙 간판 선수 나탈리아 말리셰프스카가 임종언과 더 비슷할 수 있다"며 "선수가 소명을 열심히 했으나 결국 1년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2023년 9월 폴란드도핑방지기구(POLADA)는 "말리셰프스카가 12개월 내 도핑을 세 차례 받지 못했다. ADAMS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판결에 따라 징계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말리셰프스카는 3개월 뒤인 2023년 12월에 7개월을 소급 적용 받아 2024년 7월까지 1년 2개월짜리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말리셰프스카와 임종언의 케이스 역시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어떤 점이 다를지 알 수 없으나, 이용대, 김기정 사례 만큼이나 가장 최근 쇼트트랙 A급 선수에게 일어났던 말리셰프스카 징계도 임종언 측이 분석해야 한다는 게 이번 사고를 보는 국내 빙상 관계자들의 견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내년 3월 열리는 2027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을 서울로 유치한 가운데, 혜성처럼 떠오른 임종언은 대회 성적과 흥행을 책임질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도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징계 취소가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어린 선수의 부주의를 어른들이 얼마나 다각도로 대응해 징계 취소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빙상계 시선이 임종언에게 당분간 쏠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