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 일본 매체가 대한축구협회와 현대가(家)의 오랜 관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에는 1988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 월드컵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수십 년 동안 한 집안의 영향력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한국 축구의 기득권 구조로 변질됐다는 주장이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는 5일 칼럼을 통해 한국 사회와 축구계를 연결하며 "한국에는 학벌, 지역벌, 재벌이라는 세 가지 파벌이 존재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 세 파벌은 서로 얽혀 때로는 대립하면서도 국가 운영과 의사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민 스포츠인 축구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명보 전 축구 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같은 고려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을 소개한 매체는 1988 서울올림픽 유치전을 예로 들었다.
매체는 "애초에 88년 대회의 유력한 후보는 나고야였다. 서울은 '기껏해야 3, 4표'라는 혹평을 받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막상 결과가 나오자 52표 대 27표. 서울의 압승으로 끝났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 대역전극의 중심에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주영은 당시 올림픽 유치 추진위원장을 맡아 서울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매체는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승패를 가른 것은 리더의 열정과 자금력이었다. 정주영은 막대한 사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자사의 프랑크푸르트 지점을 유럽 내 활동 거점으로 활용했다"면서 "아들인 정몽준에게는 홍보 부문을 맡겼다. 현대그룹의 총력을 결집해 유치 활동에 매진한 경험이 훗날 월드컵 유치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몽준은 이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지냈다. 한국 축구의 국제적 영향력을 크게 끌어올린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은 결국 일본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까지 개최했다.
일본 매체도 과거 현대가의 공로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 영향력이 너무 오래 이어졌다는 것이 매체의 주장이다.
매체는 "일가의 지배가 지나치게 장기화하면 정실 인사가 만연하고 기득권이 고착되며 결국 부패의 냄새를 풍기게 된다"며 "바로 지금의 한국 축구가 그런 모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 한국 스포츠의 성장에 기여했던 재벌과 축구계의 결합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개혁을 가로막는 구조로 변질됐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현재가 한국 축구의 구조를 바꿀 결정적인 시기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조직 내부의 부패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일소되지 않는 한 '아시아의 호랑이'의 부활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친인척 우대와 기득권 관행을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지금이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