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또 '김상식 매직'이다.
'식사마'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이 무패를 질주하며 동남아시아 챔피언 2연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3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에 위치한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세안축구연맹(AFF) 현대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격파했다.
앞서 동티모르를 7-0으로 격파한 뒤 싱가포르와 0-0으로 비겼던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전 승리로 승점 7점(2승1무)을 기록, 승점이 같은 싱가포르를 득실차에서 제치고 A조 1위로 올라섰다.
또한 베트남은 지난 2024년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A매치 연속 무패 기록을 21경기(18승3무)로 늘리면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역사상 최다 무패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2024년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대회 준결승 진출에도 청신호를 켰다.
1승1무를 기록 중이었던 베트남으로서는 2연승에 성공한 인도네시아를 꺾어야 안정적으로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반대로 패한다면 조별리그 통과도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팀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경기에서 김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한번 빛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신태용 전 감독과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전 감독 체제를 거치며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이 대거 귀화하면서 자국 선수들의 비율이 크게 줄어 사실상 네덜란드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유럽 대표팀과 다름없었다. 그만큼 인도네시아의 동남아 내 경쟁력은 크게 올라갔다.
베트남 역시 지난 6월 패트릭 르 지앙, 응우옌 타이 록, 응오 당 코아 등을 추가로 귀화시켰지만,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면 전력 면에서 밀린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베트남은 김 감독의 지휘 아래에서 다진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인도네시아를 무너뜨렸다.
베트남은 르 지앙(골키퍼), 응우옌 반 비, 팜 쑤언 망, 응우옌 타인 쭝, 부이 황 비엣 안, 트엉 띠엔 앤(이상 수비수), 응우옌 하이 롱, 응우옌 호앙 득, 레 팜 탄 롱, 지오바니 마그노(이상 미드필더), 응우옌 딘 박(공격수)을 선발로 내보냈다.
인도네시아는 나데오 아르가위나타(골키퍼), 도니 파문카스, 쉐인 파티나마, 호르디 아마트, 리즈키 리도, 엘리아노 레인더르스(이상 수비수), 라그나르 오랏망언, 마르크 클록, 이바르 제너, 톰 하예(이상 미드필더), 미첼 이 베이커(공격수)를 선발 출전시켰다.
초반부터 인도네시아를 몰아붙였던 베트남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갔다.
전반 6분 강도 높은 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호앙 득이 페널티지역 안으로 침투하는 반 비를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보냈고, 반 비가 가까운 쪽 포스트를 바라보고 시도한 왼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출렁이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12분 한 차례 동점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빗나가면서 무산됐다.
반면 베트남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15분 역습을 통해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며 한 점 더 달아났다.
탄 롱의 패스를 받은 하이 롱이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가며 왼쪽 측면 돌파에 성공한 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베트남은 전반 42분에도 쑤언 망의 크로스를 마그노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이것이 빗나가면서 땅을 쳤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13분 문전에서 공을 잡은 하예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르 지앙의 선방에 막히면서 또다시 따라갈 기회가 무산됐다.
인도네시아가 반복되는 실수로 흔들리는 사이 베트남이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18분 마그노와 교체되어 들어온 응우옌 쑤언 쏜이 후반 25분경 호앙 득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뚫어내면서 3-0을 만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옌스 라벤, 베컴 푸트라, 팀 게이펜스 등 귀화 선수들을 교체로 내보내며 막판까지 공격의 고삐를 쥐었으나, 끝내 베트남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A조 최대 매치로 기대받았던 두 팀의 경기는 베트남의 3-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원정에서 치르는 어려운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승점 3점을 가져오게 되어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경기에 모든 것을 쏟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정 경기였지만 많은 베트남 팬들이 경기장에 오셔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셨다. 현지에서 TV로 보시면서 응원한 팬들께도 감사드린다"며 "오늘 경기는 끝나지만, 아직 목표는 남았다. 선수들이 잘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은 오는 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캄보디아와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치른다. 캄보디아는 베트남전결과와 관계없이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다.
다른 경기에서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가 맞붙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베트남이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사진=베트남축구연맹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