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월드컵 아픔을 미국에서 보란 듯 털어내고 있다.
손흥민이 이제 개인 최다 연속골 기록에 도전한다. 미국 현지에선 올해 MLS MVP 후보로 유력하게 꼽고 있다.
손흥민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탈락 충격에 휩싸인 채 소속팀 MLS LAFC로 돌아갔다.
손흥민은 MLS 개막 이후에도 월드컵을 얘기하면 손을 가슴에 대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할 정도다.
다행히 4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골감각이 녹슬지 않았음을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2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6 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37분 환상적인 오른발 터닝슛을 골문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환호했다.
LAFC는 후반 중반 독일 레전드 미드필더인 토마스 뮐러에 페널티킥 동점포를 내줘 1-1로 비겼지만, 상대가 MLS 서부콘퍼런스 선두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에서의 1-1 무승부로 나쁘지 않았다. 손흥민의 원샷원킬 능력이 LAFC에 값진 승점 1점 획득으로 이어졌다.
이날 무승부를 기록한 LAFC는 10승4무5패(승점 34)을 기록, 서부콘퍼런스 15개팀 중 2위로 올라섰다. 밴쿠버도 승점 34를 짝었으나 골득실에서 LAFC를 앞서 선두를 유지했다. 산호세 어스퀘이크가 승점 33으로 3위다.
손흥민은 밴쿠버전을 통해 월드컵 휴식기 뒤 열린 LAFC 네 차례 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격해 전부 골 맛을 보는 기염을 토했다.
월드컵 휴식기 뒤 첫 경기였던 도시 라이벌 LA 갤럭시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12분 3-0 승리 알리는 쐐기골을 넣으면서 이번 시즌 MLS 첫 골을 뒤늦게 신고한 손흥민은 곧장 주중 경기로 열린 솔트레이크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26일 스포팅 캔자스시티와의 홈 경기에서는 전반 5분 만에 시원한 골을 터트리며 환호했다. LAFC 4-0 대승으로 이날 손흥민 골은 결승포가 됐다.
그리고 밴쿠버 원정 득점까지 4경기 연속골을 내달렸다.
손흥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시절 연속골 최다 기록이 4경기다. 프리미어리그와 MLS의 수준 차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MLS가 수준 낮은 리그로 불리기도 어렵다.
최근엔 베테랑 슈퍼스타들이 속속 오면서 전세계 10위에 해당하는 리그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밴쿠버전은 손흥민이 체력적 한계를 뛰어넘은 경기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캔자스시티전 뒤 4000km를 날아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MLS 올스타전에 나서 멀티골을 넣고 MVP에 뽑혔다. 이어 2500km를 다시 비행,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오는 강행군을 펼쳤다.
게다가 인조 잔디라는 대형 악재도 있었지만 손흥민은 이겨냈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10분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드리블했으나 잔디 문제로 손흥민 특유의 호쾌한 드리블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페널티지역 진입하기 전 빼앗겼다.
드리블에선 아쉬움을 남겼으나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 37분 손흥민의 한 방에 밴쿠버 관중석이 도서관이 됐다.
손흥민은 상대 진영에서 밴쿠버 수비의 실수로 볼을 빼앗은 공격 콤비 부앙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편 패스를 했다. 이 때 손흥민이 180도 턴으로 상대 수비수 제친 뒤 오른발 터닝슛을 시도해 골망을 출렁였다. 환상적인 골이었다.
손흥민은 4경기 연속골을 통해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그를 올시즌 MVP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손흥민은 전반기 득점이 없어 고생했으나 도움에서 8개를 기록하면서 2위를 달리고 있다.
LAFC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현지 팟캐스트 '해피 풋 새드 풋'은 지난달 30일 손흥민 활약을 집중 조명하면서 "그가 MVP도 차지할 수 있을까. 어시스트 생산력을 유지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득점 행진까지 이어간다면 MVP 후보로 오르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방송이 나간 뒤 손흥민은 4경기 연속골로 자신의 MVP 자격을 증명했다.
물론 손흥민이 더 큰 활약을 해야 한다. 득점 수가 계속 늘어야 하고 도움도 다시 적립돼야 한다. 긍정적인 것은 전반기에 무너졌던 손흥민-부앙가 이른바 '흥부 듀오' 파괴력이 후반기 다시 살아났다는 점이다.
서로 골과 도움을 주고받은 '흥부 듀오' 위력을 생각하면 손흥민의 MVP 수상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