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의 득점포가 또 폭발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던 손흥민이 소속팀 LAFC로 돌아온 뒤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LAFC는 2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열린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2026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손흥민이 전반 37분 환상적인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30분 토마스 뮐러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두 팀 모두 승점 34를 기록하며 서부 콘퍼런스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골득실에서 5골 앞선 밴쿠버가 1위를 지켰고 LAFC는 2위에 자리했다.
이날 가장 번뜩였던 건 손흥민이었다. 밴쿠버가 전반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LAFC를 몰아붙였지만 골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37분 밴쿠버 수비가 자기 진영에서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를 빼앗은 드니 부앙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쪽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손흥민이 공을 잡았고, 이어 몸을 180도 돌리는 환상적인 턴 동작으로 수비수를 단숨에 따돌렸다.
그리고 곧바로 오른발 터닝 슈팅을 날렸다. 공은 일본 출신 골키퍼 다카오카 요헤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완벽한 골이었다. 이날 경기에는 무려 4만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밴쿠버가 월드컵 기간 경기장을 비운 뒤 지난 4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BC플레이스에서 치른 홈 경기였다.
손흥민은 홈 팬들로 가득 찬 경기장을 한순간에 침묵시켰다. 이 골로 손흥민은 월드컵 이후 LAFC에서 치른 정규리그 4경기에서 모두 득점하는 기염을 토했다.
월드컵 휴식기 이전에 치른 리그 13경기에서는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복귀 이후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특히 MLS 후반기만 놓고 보면 손흥민은 4골로 팀 동료 부앙가와 함께 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월드컵의 아픔을 소속팀에서 완전히 씻어내고 있는 셈이다.
손흥민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한국은 체코를 꺾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손흥민 역시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1~2차전에서는 후반 교체됐으며 남아공과의 최종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도 제외돼 전반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하지만 MLS로 돌아온 뒤 완전히 달라졌다. 휴식기 이후 치른 모든 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번 경기는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26일 스포팅 캔자스시티전을 마친 뒤 약 4000km를 이동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MLS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그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터뜨리며 MLS의 4-3 승리를 이끌었고 경기 최우수선수까지 차지했다.
이후 다시 약 2500km를 이동해 캐나다 밴쿠버로 향했다. 불과 며칠 동안 6500km가 넘는 이동을 소화했지만 골 감각에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서부 콘퍼런스 선두 밴쿠버를 상대로 또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LAFC는 손흥민의 골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밴쿠버가 후반 들어 더욱 강한 공세를 펼쳤고, 손흥민도 수비 지역 깊숙이 내려와 상대 공격을 막아야 할 정도로 LAFC가 크게 밀렸다.
결국 후반 30분 동점골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뮐러가 받으려는 과정에서 LAFC 수비수 예브헨 체베르코가 뮐러를 잡아당겼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직접 키커로 나선 뮐러는 월드컵 우승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완벽하게 속여 오른쪽 아래 구석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1-1을 만들었다.
독일과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 뮐러는 이날 골로 시즌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에게 추가골 기회도 있었다. 후반 38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노마크 상태로 공을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다행히 패스를 받는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빅 찬스 미스'로 기록되진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직접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노렸다. 손흥민이 골문을 향해 강하게 슈팅했지만 밴쿠버 수비벽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1-1로 종료됐다.
LAFC 입장에서는 승리를 놓친 것이 아쉬웠지만 손흥민의 엄청난 상승세가 계속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월드컵 이전까지만 해도 리그 득점이 없어 비판을 받았던 선수가 월드컵 이후 모든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고 있다.
올스타전 멀티골까지 포함해 최근 공식 경기마다 득점을 뽑아내고 있다.
LAFC는 오는 15일 오전 11시 30분 홈에서 샌디에이고를 상대한다.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정규리그 5경기 연속골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