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는 조용히 막을 내렸다. 누적 관객은 11만 명.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50만 명에는 한참 못 미쳤다. 하지만 작품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일본 관객들의 호평을 거쳐 이번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뒤늦게 사랑받고 있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지난해 2월 개봉 당시 누적 관객 11만여 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흥행 성적만 놓고 보면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그러나 올해 5월 29일 넷플릭스 공개 이후 '오늘 대한민국 TOP10' 영화 부문 상위권에 오르는 등 입소문을 타며 뒤늦게 사랑받고 있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포스터
극장에서는 외면받았지만, 베를린은 먼저 알아봤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공동 연출했던 김혜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엄마를 잃은 고등학생 인영(이레)이 국립예술단의 완벽주의 감독 설아(진서연)와 우연히 한집에서 살게 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설아 역의 배우 진서연
자극적인 사건이나 반전보다 인물들의 관계와 성장,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에 집중한 작품으로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국내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일찍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최고상인 수정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이후 세계 여러 영화제에 초청됐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언론시사회 현장
일본에서도 이어진 따뜻한 호평
베를린 수상 이후 작품은 일본에서도 관객과 만났다.
올해 4월 일본에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주일한국문화원과 KDDI가 공동으로 특별 시사회를 개최했고, 김혜영 감독은 직접 현지를 찾아 일본 관객들과 만났다. 당시 김 감독은 "영화로 일본 관객을 만나게 된 것이 꿈같을 정도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식 개봉 이후에도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일본 영화 리뷰 플랫폼 필마크스와 영화 전문 사이트 에이가닷컴에서는 따뜻한 여운과 섬세한 감정선을 높이 평가하는 리뷰가 이어졌다.
"보고 나면 따뜻한 기분이 남는다", "주인공을 끝까지 응원하게 된다", "잔잔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스틸컷
16살 이레가 찍은 영화, 이제야 더 많은 관객을 만나다
넷플릭스 공개 이후 다시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주연 배우 이레의 존재감이다.
어린 시절 영화 '소원'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이레는 영화 '반도',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그리고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서 박은빈의 아역 서목하를 연기하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이레가 16살이던 2022년 촬영한 작품이다. 하지만 개봉이 여러 차례 미뤄지면서 지난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났고, 넷플릭스를 통해 이제야 더 많은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아역 배우에서 청춘 배우로 자연스럽게 성장해 가는 이레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작품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다.
이레와 진서연은 서로 다른 상처를 지닌 인영과 설아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냈고, 정수빈과 이정하는 풋풋한 청춘의 에너지를 더한다. 동네 약사 동욱 역으로 특별 출연한 손석구 역시 짧은 등장만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남긴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괴짜 약사 동욱 역의 배우 손석구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은, 밝고 따뜻한 영화
최근 OTT는 극장에서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작품들이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역시 베를린이 먼저 알아봤고, 일본 관객들의 호평을 거쳐 이제는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뒤늦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보기 좋은 영화이자, 잠시 지친 일상 속에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잘 어울린다.
끝까지 인영의 성장과 씩씩한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화려한 반전이나 자극적인 전개 대신 사람을 응원하는 마음이 오래 남는, 그런 따뜻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