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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우승'보다 '월드컵 실패' 기억 더 큰데…이탈리아, 만치니 재선임 공식 발표→은퇴 번복 라니에리도 기술이사 합류

기사입력 2026.07.29 08:35 / 기사수정 2026.07.29 08:35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혼란이 마침내 일단락됐다.

부임 16일 만에 파올로 말디니 기술이사가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와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선임 무산 등 연쇄적인 혼란 끝에 이탈리아축구협회(FIGC)가 결국 '유로 2020 우승 사령탑' 로베르토 만치니를 다시 대표팀 감독으로 선택했다.

기술이사 자리에는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신화를 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임명되며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FIGC는 2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로베르토 만치니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한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는 FIGC 기술이사이자 클럽 이탈리아 회장으로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만치니와 라니에리는 현지시간 29일 오후 FIGC 본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조반니 말라고 FIGC 회장은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 가지 이유를 고려했을 때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어야 할 사람은 로베르토 만치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감독 선임을 함께 논의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인물이 바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이며 그는 기꺼이 역할을 맡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이탈리아 축구계를 뒤흔든 극심한 혼란의 종지부라는 의미도 갖는다.

앞서 FIGC는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결과 이후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했다.

그 중심에 AC밀란의 전설 파올로 말디니를 기술이사로 선임했고, 레오나르두를 고문으로 영입해 대표팀부터 유소년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장기 프로젝트를 맡겼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시작도 제대로 하기 전에 무너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말디니와 레오나르두가 최우선으로 추진했던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선임이 FIGC 내부 반대로 무산됐고, 결국 두 사람은 공식 선임 발표 이후 불과 16일 만에 동반 사퇴했다.

피를로는 젠나로 가투소 감독 후임으로 사실상 낙점됐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베팅업체 폰벳(Fonbet)의 글로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다. 일부 FIGC 관계자들과 정치권이 러시아와의 상업적 관계를 문제 삼았고, 결국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피를로가 무산되기 전에는 더 거대한 프로젝트도 추진됐다.

말디니와 레오나르두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사흘 동안 만나 프로젝트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과르디올라는 축구 외적인 개인적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디니는 과르디올라 이전에는 현재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도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첼로티 역시 브라질 대표팀과 계약돼 있어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안첼로티, 과르디올라, 피를로까지 모두 무산되면서 말디니 프로젝트는 사실상 출발도 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말디니와 레오나르두까지 동반 사퇴했고, 결국 감독 선임 권한은 다시 말라고 회장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선택된 인물이 바로 만치니다.

만치니는 이미 이탈리아 축구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지도자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대표팀을 이끌며 2021년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FIGC도 공식 발표에서 만치니의 첫 번째 재임 기간을 높이 평가했다. 협회는 만치니가 유로 우승뿐 아니라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두 차례 3위를 기록했고, 무엇보다 37경기 연속 무패라는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다만 만치니의 첫 번째 대표팀 임기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유로 우승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유로 2024 예선 초반 부진 속에 2023년 8월 대표팀을 떠났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2026년 월드컵 예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며 1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탈리아는 이후 가투소 감독 체제로 반등을 노렸지만 결국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라는 치욕을 겪었고, 또 한 번 만치니에게 재건을 맡기게 됐다.



만치니와 함께 새 프로젝트를 이끌 라니에리의 역할도 적지 않다.

74세의 라니에리는 말디니를 이어 기술이사 직책을 맡아 이탈리아 대표팀 전체의 기술 운영과 엘리트 선수 육성 시스템을 총괄하게 된다.

라니에리는 이미 두 차례 은퇴를 선언했던 지도자다.

2024년 칼리아리를 세리에A에 잔류시킨 뒤 처음 은퇴를 선언했고, 같은 해 11월 친정팀 AS로마의 요청으로 다시 현장에 복귀했다. 이후 로마를 위기에서 끌어올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까지 이끌었고, 이후 구단 경영 자문 역할을 맡았다.

올해 4월 잔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과의 갈등 끝에 로마를 떠났지만, 이번에는 대표팀 프로젝트를 위해 다시 한 번 은퇴 생활을 접게 됐다.

라니에리는 지도자 생활 동안 레스터 시티의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축구 역사상 가장 놀라운 우승 중 하나를 만들어낸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폴리, 피오렌티나,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유벤투스, 인터 밀란, AS모나코 등 수많은 명문 구단을 지휘했고 프리미어리그와 UEFA 슈퍼컵, 코파 델 레이, 코파 이탈리아, 이탈리아 슈퍼컵 등을 우승했다.



사진=FIGC / 스카이스포츠 / 파브리치오 로마노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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