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브루스 짐머맨이 KBO리그 데뷔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불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게임 운영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1차전에서 14-4로 이겼다. 전날 11-15 패배를 설욕하고 2연속 위닝 시리즈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짐머맨은 이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 146km/h, 평균구속 145km/h로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스트라이크 비율이 70%를 넘겼다.
짐머맨은 1회초 1사 후 박해민과 오스틴 딘에 연속 안타를 맞고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문보경을 2루수 땅볼, 문정빈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짐머맨은 2회초 1사 후 송찬의를 내야 안타로 출루시킨 뒤 박동원의 강습 타구에 등을 맞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일단 타구가 1루수 김태연 쪽으로 굴러갔고, 김태연이 포구 후 박동원을 태그 아웃 처리하기는 했지만 짐머맨의 부상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짐머맨은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다. 자신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마운드로 나온 박승민 투수코치와 트레이너들을 안심시켰다. 곧바로 구본혁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초에는 1사 1루에서 송찬의를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솎아 내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은 짐머맨이 4회까지 57구를 던진 가운데 5회초 수비 시작 전 투수교체를 결정했다. 이날 짐머맨의 한계 투구수를 70개 전후로 설정해 놓은 상황에서 5회초 이닝 중간 교체보다 첫 등판을 기분 좋게 무실점으로 끝내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짐머맨은 경기 종료 후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홈 팬들의 함성이 엄청나서 1회에는 솔직히 긴장도 됐다. 하지만 이 팬들이 모두 우리편이라고 생각하니 이닝이 갈수록 힘이 됐고, 점차 적응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마운드는 좋았다. 늘 던져왔던 곳은 아니었지만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공인구는 조금 작게 느껴지고, 심은 두꺼운 느낌이어서 변화구가 많이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오늘 커브가 특히 만족스러웠는데 이 부분도 점차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4회까지만 투구를 소화한 부분에 대해서는 "5회 등판 욕심이 물론 있었다. 나는 늘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어 한다"라면서도 "다만 최근 선발경험이 적었고, 한국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인 만큼 팀에서 그것을 알고 관리해 주신 것 같다. 팀의 계획이었기 때문에 개인적 욕심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 19일 2026시즌 내내 부진했던 윌켈 에르난데스를 전격 방출했다. 이튿날 짐머맨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후반기 막판까지 5강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미국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짐머맨도 올해 아시아 무대 도전 의사가 강했던 가운데 한화의 제안을 받고 KBO리그로 오게 됐다. 지난 23일 선수단에 합류한 뒤 한화의 팀 분위기, 이글스 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에 벌써부터 감화됐다.
짐머맨은 "우리 홈팬들의 응원은 정말 최고였다. 엄청난 함성속에서 야구를 하니 행복했다. 실제로 엄청난 함성 덕에 1회에는 긴장이 됐다. 홈 구장도 작년에 문을 열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아름답고 멋진 구장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날 필요로 한 팀에 오게 된 것은 행복한 일이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계속 열심히 할 것이고, 마운드에 오랫동안 남아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두는 데 도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