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 부임이 유력했던 이탈리아의 레전드 안드레아 피를로가 뜻밖의 암초에 부딛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언론을 통해 피를로가 러시아 베팅업체의 글로벌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전문가들이 지오반니 말라고 이탈리아축구연맹(FIGC) 회장에게 피를로 선임을 재검토할 것을 압박 중이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정치권 전반이 피를로 선임 건을 두고 FIGC 기술위원회 소속인 파올로 말디니와 레오나르도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레에레 델라 세라'는 "축구적인 능력에 대한 혹평과 러시아 베팅업체의 글로벌 홍보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불러온 언론의 폭풍까지 겹치면서 지오반니 말라고 회장은 이제 자신의 결정을 다시 생각해보려는 유혹을 받고 있다"며 "그는 현재 상황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신문에 의하면 이탈리아의 상원의장 이냐치오 라 루사는 "펩 과르디올라라는 언론용 시험풍선을 띄운 뒤 결국 산이 쥐 한 마리를 낳는 격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면서 "그 쥐가 바로 피를로"라며 피를로를 저격했다.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스포츠부 장관 역시 "과르디올라가 실제로 이탈리아 감독직을 고려했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런 선택지를 거론하려면 성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렇지 않다면 조용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FIGC가 과르디올라를 전면에 내세우고 피를로를 선임한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이탈리아 정치권과 축구계가 피를로에게 의심의 시선을 보내는 또 다른 이유는 피를로가 러시아 최대 규모 스포츠 베팅업체인 폰벳과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이탈리아를 비롯한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이자 현재 중도 성향 정당인 아치오네의 대표인 카를로 카렌다는 "2022년 이후 러시아를 위해 선전 활동을 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은 국가대표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외교협력부 차관 출신으로 좌파 정당 +에우로파의 베네데토 델라 베도바 역시 "이탈리아의 대러시아 입장을 고려한다면 피를로가 폰벳과의 계약을 해지할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정치권에서 파장이 커지자 피를로 선임을 고려하던 말라고 회장이 피를로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으며, 밤새 숙고에 들어갔다고 했다.
언론도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피를로와 러시아의 문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폰벳과 그 소유주 세르게이 로마킨이 푸틴 정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깊이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라고 회장이 정치권의 반대에도 피를로 선임을 밀어붙일지, 혹은 결정을 번복할지 이탈리아 전체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