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오랜만에 시원한 장타를 터트리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롯데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5-1 대승을 거뒀다.
지난 22일 사직 SSG 랜더스전부터 4연패에 빠졌던 롯데는 타선의 폭발 속에 안 좋은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시즌 41승 51패 2무(승률 0.446)가 된 롯데는 주말 3연전 스윕패를 막았다.
이날 롯데는 1회부터 타자일순하며 4점을 올리는 등 15안타 9사사구를 묶어 15득점을 쏟아냈다. 두 자릿수 득점은 시즌 9번째였고, 선발 전원안타는 2번째였다. 황성빈은 3안타를 기록했고,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는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비록 안타는 하나뿐이었지만, 윤동희의 결과도 고무적이었다. 그는 이날 5타석에서 3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윤동희는 후반기 들어 14타수 1안타로 주춤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6일 경기 전 "오늘도 윤동희가 너무 안 좋으면, (고)승민이에게 '외야로 나갈 수도 있다'고 얘기를 한번 했다"고 말했다. 우익수 경험이 있는 고승민이 2루로 가면서 윤동희를 다시 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롯데는 1회 상대 선발 맷 사우어로부터 황성빈의 2루타와 고승민의 볼넷,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한동희의 병살타로 아웃카운트 2개와 1점을 바꿨다. 그래도 나승엽의 2루타로 한 점을 더 얻은 롯데는 노진혁의 볼넷으로 1, 2루가 됐다.
여기서 윤동희가 볼카운트 2-2에서 사우어의 가운데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되면서 2루 주자 나승엽이 홈을 밟았다.
자칫 꺼질 수도 있었던 불을 살려낸 윤동희의 활약 이후 롯데는 전민재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손성빈이 내야안타를 기록하면서 4-0으로 달아났다.
이후 윤동희는 2회와 4회 연속 볼넷으로 나가 3출루 경기를 달성했다. 6회 유격수 땅볼을 기록한 그는 8회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중견수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윤동희는 "오랜만에 느낌이 좋았다. 속시원하기도 했다"며 "최근에 중요한 상황에 못했기 때문에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는데, 오늘 1회 친 타구로 인해 심적으로 편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타석에서 다소 퍼지는 듯한 스윙이 나왔던 윤동희는 이날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는 "타석에서 안 좋은 버릇이, 공을 칠 약간 밀어낸다. 그 부분으로 콘택트가 좋아지기도 하지만, 요즘 투수들의 공이 워낙 뛰어나다. ABS가 도입되면서 높은 공도 많다"고 했다.
이어 "그런 스윙으로는 지금 대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타격코치님들, 특히 이성곤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수정을 조금씩 이어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동희는 "오늘은 공을 전보다는 때렸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첫 타석에서 오랜만에 시원한 장타를 터트렸으면, 스윙하고 싶어서 안달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윤동희는 볼넷 2개를 연달아 얻어내며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윤동희는 "오랜만에 온 감이다 보니 약간 '소중하게 다뤄야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웃으며 "과감하게 했다면 좋은 결과가 있었겠지만, 앞으로에 있어서 그런 과한 적극성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침착하고 냉정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으면서 윤동희 본인이 가장 답답했을 터. 그는 "결과를 떠나서 타석에서 플레이하는 나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들다 보니 그 부분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올 초에도 운이 많이 안 따랐는데, 화도 내보고 스스로 탓도 많이 했다. 그런 건 다 의미없는 것 같아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롯데 선수들은 지난 22일 SSG전 종료 후 특타를 진행했다. 윤동희는 "감독님의 메시지가 있다는 걸 선수단이 다 알기 때문에 무의미한 훈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 같은 경기가 나왔다"고 했다. 김 감독은 특타 후 미팅을 했는데, 윤동희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잘 되라고 하신 말씀이었다"고 했다.
이번 2루타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윤동희는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보다는, 잘할 것 같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