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자칫 부담이 될 수도 있었던 만루 위기를 넘기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스기모토 코우키(KT 위즈)가 팀의 9연승을 이끄는 결정적인 홀드를 따내며 기쁨을 누렸다.
KT 위즈는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6-1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지난 5일 수원 롯데전을 시작으로 9연승(1무)을 질주 중이다. 이는 KT 창단 최다 연승 타이기록으로, 이강철 감독 부임 첫 해인 2019년(6월 23일 수원 NC전~7월 5일 대전 한화전) 이후 7년 만이다. 시즌 53승 35패 2무(승률 0.602)가 된 KT는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7월 들어 호투를 이어가던 소형준이 선발로 나온 KT는 1회부터 샘 힐리어드의 2점 홈런과 허경민의 1타점 2루타 등 3점을 올렸다. 이어 6회에도 김현수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올 시즌 단 1패도 기록하지 않은 소형준은 이날도 10타자 연속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4회 1사 후 고승민에게 내야안타를 맞긴 했으나,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겼다.
6회까지 1피안타 무사사구로 잘 막고 있던 소형준은 7회 들어 위기를 만났다. 첫 타자 고승민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한 후, 레이예스에게 던진 높은 투심 패스트볼이 통타당해 중전 적시타가 됐다. 이어 한동희와 나승엽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가 됐다. 그나마 윤동희를 헛스윙 삼진 처리해 1아웃이 됐다
투구 수 86개를 기록한 소형준을 마운드에서 내린 KT는 스기모토를 등판시켰다. 첫 타자 박승욱을 상대한 그는 2구째 몸쪽 높은 패스트볼로 우익수 쪽 얕은 플라이를 유도했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기엔 쉽지 않은 타구였다.
이어 대타 노진혁을 만난 스기모토는 초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을만들었다. 이어 3구째 포크볼이 몸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면서 노진혁에게 다시 한 번 헛스윙을 이끌어내 삼진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고비를 넘긴 스기모토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번졌다. 덕분에 추가 실점을 막은 소형준도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스기모토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스기모토는 8회에도 등판했다. 대타 전민재를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그는 황성빈을 2루수 땅볼, 고승민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7회 위기 상황에서 스기모토가 좋은 피칭을 하며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연이틀 좋은 투구를 해줬다"고 칭찬했고, 소형준은 "내려와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밥도 사고 해야 할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스기모토는 "3점 차였고, 어차피 외야플라이로 한 점 줘도 상관 없었기에 그런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밝혔다.
한 점 줘도 되는 상황이지만 한 점도 주지 않았다. 특히 노진혁에게 던진 마지막 공은, 타자도 허를 찔린 듯 어정쩡한 스윙으로 물러났다.
스기모토는 "직전에 수원에서(7월 4일) 노진혁 선수에게 포크볼을 던졌는데 안타를 맞았다. 그걸 머릿속에 그리면서 템포 조절을 해가면서 상대했다"고 설명했다. 계산대로 던지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그는 "정말 기뻤다"며 미소를 지었다.
본인의 활약 속에 팀이 9연승을 달리게 된 가운데, 스기모토는 "투타 모두 밸런스가 잘 맞아가면서 경기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앞으로도 이렇게 해서 연승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올 시즌 스기모토는 1승 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 중이다. 49⅔이닝 동안 48개의 탈삼진과 12개의 볼넷을 기록했고, 피안타율 0.28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43을 마크하고 있다.
일본 독립리그 출신의 스기모토는 올 시즌 KT에서 처음 프로 무대를 밟았다. 시즌 초반에는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7월 들어 1.64의 평균자책점과 6개의 홀드로 마무리 박영현 앞에서 든든히 허리를 지켜주고 있다.
다만 벌써 48경기에 등판한 스기모토는 독립리그에서 한 시즌 던질 투구를 이미 넘어섰다. 체력적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스기모토는 "내가 느끼기에는 전혀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많이 나갈 것 같기에, 거기에 맞춰서 스스로 몸을 케어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KT 위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