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경기 중 머리채를 잡히는 한이 있어도 마르크 쿠쿠레야는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들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페루 매체 '카레타스'는 25일(한국시간) 스페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우승 멤버인 쿠쿠레야가 경기장이 아닌 삶에서 더 중요한 싸움을 한다며 자폐증을 겪는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보도했다.
쿠쿠레야는 지난해 확대 개편돼 처음 시행한 FIFA 미국 클럽월드컵에서 첼시 소속으로 우승한 뒤 올해 월드컵 트로피까지 거머쥐면서 두 대회 우승컵을 모두 차지한 세계 축구사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는 축구장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위대한 승부를 펼치는 중이다.
1998년생인 쿠쿠레야는 슬하에 3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그 중 첫째인 마테오가 2022년 자폐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레야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부성애가 어떻게 자신의 우선순위를 바꿨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나는 자폐증이 있는 아들이 있다. 내 아들이 건강한 만큼 내가 돈이 없길 바란다"라며 아들의 건강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어 "아들이 긴 머리를 좋아해서 머리를 자라게 놔두고 있다. 어느 날 그가 나를 잊어버리면 적어도 내 머리로 나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쿠쿠레야는 축구적인 성공, 계약이나 인지도는 아들이 잘되는 것을 지켜보는 열망과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라면서 "그는 계속 머리를 기르는 것이 이미지 때문이 아니라 아들을 향한 사랑의 행동"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아들의 자폐증을 알게 된 일화도 소개했다.
매체는 "쿠쿠레야는 (자폐증) 진단받기까지 쉽지 않았다. 5년간 그와 아내 클라우디아 로드리게스는 소음에 아주 예민해하고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며 매우 뚜렷한 루틴을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 등 다양한 행동들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잉글랜드에서 여러 전문의와 상담한 후, 쿠쿠레야와 아내는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는 것을 받아들였다"며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가족의 삶을 아들의 성장에 맞춰 적응하기로 했다"는 말로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쿠쿠레야는 아주 구조화된 일상을 유지하고 과한 소음이나 과도한 자극이 있는 환경을 피하며 아들이 편안함을 느낄 안전한 공간을 준비했다. 나아가 다른 가족들이 자폐증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매체는 "쿠쿠레야는 오늘날 패배나 나쁜 경기력은 집에 돌아오면 아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그에게 진정 중요한 순간은 아들과 미소, 눈 맞춤, 혹은 조금이나마 아들이 발전하는 것을 통해 아들과 유대감을 쌓는 것"이라며 "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프로로서의 성공이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뒷전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쿠쿠레야는 월드컵 직전 세계 최고 명문인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완료했다. 아들과 조국인 스페인에서 새 삶을 꾸린다.
사진=쿠쿠레야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