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이 사상 최악의 침체를 끊기 위해 초대형 승부수를 던졌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만 접근한 것이 아니었다. 브라질 대표팀을 이끄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도 직접 접촉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3연속 월드컵 본선 탈락 이후 세계적인 명장을 최우선적으로 데려오려는 의지를 보이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또 한 번 충격에 빠졌다.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본선행이 좌절됐고, 이로써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에서 반등하지 못한 것은 물론,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우승을 제외하면 대표팀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 여파로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대표팀을 떠났고,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FIGC(이탈리아축구협회) 회장과 잔루이지 부폰 단장까지 줄줄이 물러났다. 새로운 체제 구축이 불가피해졌고, 이탈리아는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 속, 이탈리아가 대표팀 재건을 위해 세계 최고의 지도자들을 직접 설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새 FIGC 회장 조반니 말라고와 기술총괄 디렉터 파올로 말디니, 그리고 고문 레오나르도가 있다.
이들은 23일(한국시간) 세리에A 리그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과 장기 프로젝트를 직접 설명했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말디니는 "엄청난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곳에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있다"며 "이탈리아가 부르면 거절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지만,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과 모두가 개혁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느꼈다. 그것이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말라고 회장의 설득도 결정적이었다. 나는 레오나르도를 합류시키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우리는 가치관과 상호 존중을 완전히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이탈리아 축구협회가 실제 접촉한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였다.
최근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최우선 후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말디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첼로티 감독과도 접촉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과르디올라에 대해서는 지금은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분이 목표 중 한 명을 맞춘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는 안첼로티 감독과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감독들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다만 실제로 그들이 가능한 상황인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말디니는 감독 선임 시기에 대해서도 조급함보다 적임자를 우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상적으로는 이번 주 안에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정말 원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급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내부적으로는 무조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과 2030년까지 계약을 맺고 있다. 2026 월드컵에서도 브라질을 이끌었으며, 대회 이후에도 브라질축구협회로부터 신임을 받은 상태다.
반면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를 떠난 뒤 10년 만에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다만 과르디올라 역시 최근 맨시티를 떠나면서 휴식을 원한다고 밝힌 만큼,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감독 모두 부임 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이탈리아는 우선 세계 최고의 지도자들과 접촉하며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유력지 '디애슬레틱'도 "말디니는 세계 최고의 감독들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며 "다만 과르디올라와 안첼로티 모두 실제로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 상황인지는 확인하는 단계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과르디올라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 위해 2000만 유로(약 336억원) 수준의 연봉을 요구했다는 현지 보도에 대해서도 말디니는 선을 그었다.
세리에A 회의장을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그는 "펩에게 경제적인 부분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이탈리아는 감독 한 명을 선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철학과 육성 시스템까지 전면 개편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이미 시작했다.
레오나르도는 같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새로운 방법론을 만들어 시스템 전체가 함께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감독의 조건에 대해서도 "감독 유형은 다양하지만 우리는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며 "기술 부서가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훈련 방법론이 모든 연령대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위기 속에서 세계 최고의 감독들에게 직접 손을 내민 이탈리아의 승부수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SNS / Andy Calcio / 433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