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감독님께서는 꾸준히 믿고 기회를 주시는데 그 믿음에 보답하지 못하는 것 같아 가장 죄송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컸어요."
KIA 타이거즈는 지난 1월 일본 아마미오시마 1차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신인 외야수 김민규를 참가 명단에 포함했다. 올해 KIA 신인 선수 가운데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야수는 김민규가 유일했다.
2007년생인 김민규는 서울도곡초-휘문중-휘문고를 거쳐 지난해 9월 진행된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30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며 코칭스태프의 관심을 받았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민규는 지난 5월 20일 1군에 콜업됐다. 이후 대주자로 자주 경기에 출전했다. 상황에 따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3일 현재 김민규의 시즌 성적은 39경기 37타수 10안타 타율 0.270, 6타점, 9도루, 출루율 0.289, 장타율 0.378이다.
김민규는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11차전을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지금까지 내 플레이에 만족하진 않지만 그래도 과정은 순차적으로 잘 밟아온 것 같다. 다만 지금 팬분들과 관계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있는 장점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흐름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규는 1군에 올라온 뒤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고민도 있었다는 게 김민규의 이야기다.
김민규는 "시즌 초반에는 내가 원하던 결과도 나오고 과정도 괜찮아서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심적으로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2주 전, 전반기 막판까지도 그랬던 것 같다"며 "(1군 콜업) 초반에는 경기에 나가 도루도 하고 득점도 하면서 팀에 기여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줄었고 중요한 상황에 나갈 기회도 많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또 김민규는 "벤치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내가 팀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힘들었다. 도루한 뒤 득점까지 이어졌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상황이 많지는 않았다. 팀에 도움이 됐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있었으면 했는데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으니까 '내가 지금 팀에 보탬이 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며 "그런 마음을 계속 갖고 있어 봐야 내게 좋을 게 하나도 없겠더라. 지금은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경기에 나가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기회를 준 사령탑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민규는 "처음에는 감독님께서 선발로 내보내 주시면 부담 없이 최선을 다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선발로 나갔을 때 조금만 더 잘하면 출전 기회를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욕심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결과가 잘 따라오지 않았다. 감독님께서는 꾸준히 믿고 기회를 주시는데 그 믿음에 보답하지 못하는 것 같아 가장 죄송했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컸다"고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이어 "신인 첫해에 이렇게 꾸준히 많은 기회를 받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이렇게 인터뷰할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꾸준한 출전 기회로 믿음을 보여주시니까 그 믿음에 더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선발로 나가거나 경기에 출전하면 더 잘하고 싶고, 못했을 때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더 커지는 것 같다.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고,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은 김민규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민규는 스윙하는 거나 이런 걸 봤을 때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어린 선수가 타석에서 저 정도로 하는 걸 보면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며 "스윙할 때 마지막까지 대처하는 모습 등을 보면 본인이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올해는 이 정도겠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다.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이 감독은 "삼진을 당할 때 기대하게 만드는 삼진이 있고 '이 선수는 안 되겠다'라는 느낌을 주는 삼진이 있다. 버티다가 삼진을 당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삼진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야 한다. 어떻게든 공을 맞히려고 하다가 삼진을 기록하는 것인데, 프로에서 5년, 10년 경험을 쌓은 선수들도 어려운 상황을 겪는다. 지금은 본인이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눈에 띄는 게 있다면 김민규가 경기 중 벨트를 자주 교체했다는 점이다. 이유가 있었다.
김민규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슬라이딩이 좀 과격한 편이다. 다른 선수들이 비교적 부드럽게 들어가는 편이라면 나는 좀 더 강하게 들어가다 보니 충돌도 많고 벨트도 자주 끊어지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벨트를 아끼려고 도루를 포기하거나 살살 슬라이딩할 수는 없다. 벨트가 20개든 100개든 끊어지더라도 계속 똑같이 과감하게 슬라이딩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김민규의 목표는 도루 20개다. 김민규는 "아직 보여준 게 많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 지금 잘하고 있는 부분을 계속 유지해야 그게 진짜 내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후반기에는 도루 2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처럼 경기 후반에 나가 득점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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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