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패해 정상 수성에 실패한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대표팀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레데스의 여동생 바바라 파레데스가 "월드컵 우승은 못 했지만 포클랜드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영국 현지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지난 21일(한국시간) "파레데스의 여동생이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 패배 직후 포클랜드 영유권과 관련한 기이한 발언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바라는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함께 귀국한 뒤 취재진 앞에서 "우리는 모두 행복하다. 솔직히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잉글랜드를 꺾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세상을 얻은 것과 같았다"며 준결승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우리에게 네 번째 별(월드컵 우승)은 없을지 몰라도 포클랜드가 온전히 우리의 땅이라 위안이 된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이번 대회에서 포클랜드 문제는 아르헨티나의 경기력 못지않게 큰 화제가 됐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를 2-1로 꺾은 준결승 직후 선수들이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것이다(Las Malvinas son Argentinas)'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세리머니를 펼쳤다.
정치적 메시지를 경기장 안에서 드러낸 행동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영국 정부는 FIFA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포클랜드 제도는 1833년부터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해외영토다. 아르헨티나는 지속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1982년 무력 침공으로 시작된 포클랜드 전쟁 끝에 영국에 패했다.
이후 2013년 실시된 주민투표에서는 유권자의 99.8%가 영국령 잔류를 선택했다는 것이 영국 측 입장이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파블로 키르노는 이 주민투표의 정당성을 부정했고, 부통령 빅토리아 비야루엘은 잉글랜드전 승리 직후 "이것은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니었다"는 글을 올렸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역시 "말비나스 제도 주권 회복에 날마다 가까워지고 있다"며 영유권 주장을 이어갔다. 반면 영국 정부는 주민들의 자결권이 최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아르헨티나의 주장을 일축했다.
'데일리 메일'은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서 우승했다면 준결승 때 사용했던 정치적 현수막을 다시 펼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장 접전 끝에 스페인에 0-1로 패하면서 그러한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파레데스는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며 거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스페인 에릭 가르시아의 목을 조르는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이어 가비를 넘어뜨리며 몸싸움을 벌였다.
나우엘 몰리나와 티아고 알마다 역시 충돌에 가담했으며, 니콜라스 오타멘디는 대회 최우수선수(MVP) 로드리를 향해 "심판에게 계속 불평했다"고 비난하며 언쟁을 유도하려 했다.
파레데스는 경기 종료 후 퇴장을 당하지 않았지만, FIFA는 이후 아르헨티나 선수단의 행동과 관련해 두 번째 조사에 착수했다.
정치적 현수막 논란에 이어 경기 종료 후 가족의 부적절한 발언과 선수단 집단 충돌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월드컵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친 아르헨티나는 경기력보다 잇따른 논란으로 더욱 큰 후폭풍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