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중원 핵심 황인범이 포르투갈 대표 명문 FC포르투에 입단했다.
포르투는 2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 영입을 발표했다. 등번호는 16번, 계약 기간은 3년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알려진 기본 이적료는 450만 유로(약 75억원)다. 계약 조건에 따라 50만 유로(약 8억원)의 추가 보너스가 발생할 수 있어 전체 이적료는 최대 500만 유로(약 84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포르투는 성명을 통해 "페예노르트가 제3자와 관련된 연대기여금 지급을 책임진다. 이번 거래에서 중개 서비스 비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30세에 자신의 유럽 커리어에서 가장 이름값 높은 구단 중 하나에 입성했다.
포르투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를 대표하는 전통 강호다. 자국 리그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등 유럽 클럽대항전에서도 굵직한 우승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황인범에게 포르투는 커리어 8번째 클럽이다.
대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황인범은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통해 처음 해외에 진출했다. 이후 루빈 카잔(러시아)과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 페예노르트(네덜란드) 등을 거치며 다양한 리그를 경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리그가 중단됐던 시기에는 잠시 FC서울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단순히 여러 팀을 옮겨 다닌 것에 그치지 않았다. 새로운 리그에 도전할 때마다 주전 자리를 차지했고, 팀의 중원 핵심으로 인정받았다. 세르비아에서는 츠르베나 즈베즈다 소속으로 리그 최우수선수에 선정됐고,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에서도 입단 직후부터 중원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여러 팀을 옮겨다니긴 했으나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늘 자신을 증명하고 옮긴 '성공한 저니맨'이라고 할 수 있다.
황인범은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고, 이튿날 포르투에 도착했다.
프로필 촬영에 앞서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포르투 회장과 인사를 나눈 뒤 구단이 준비한 선물을 전달받았다.
자신을 "지칠 때도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는 선수"라고 소개한 황인범은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항상 내 한계를 넘어서고 싶다"며 "그렇게 해야 팬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팬들 앞에 서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명문 구단 입성에 대한 흥분도 감추지 않았다.
황인범은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포르투와 계약해 매우 기쁘다"면서 "이 구단과 도시를 대표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포르투와의 인연에는 가족의 영향도 컸다. 황인범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아내와 함께 리스본과 포르투를 여행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황인범은 "아내가 리스본보다 포르투가 더 좋다고 말했다. 정말 그렇게 이야기했다. 거짓말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내가 의사결정에서 갖는 힘은 약 40%이고, 나머지 60%는 아내에게 있다. 그것이 내가 이곳에 온 이유"라고 농담했다.
가족들의 포르투 생활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황인범은 "아내가 이 도시와 포트와인을 정말 좋아해 이번 선택에 만족했다. 내가 구단과 도시에 적응하면 아내와 딸도 이곳으로 와서 함께 생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에게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이적을 성사시킨 핵심 인물은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감독이었다.
과거 페예노르트의 라이벌 아약스를 이끌었던 파리올리 감독은 네덜란드 무대에서 황인범의 경기력을 직접 확인했다. 포르투 지휘봉을 잡은 뒤 중원 보강 후보로 황인범을 낙점했다.
황인범은 "감독이 날 영입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에서도 모두가 포르투가 얼마나 큰 구단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구단에 대해 많은 것을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리올리 감독과 빌라스보아스 회장과 화상 미팅을 진행했다. 그들은 왜 날 영입하려 하는지 설명했고, 나도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감독과 회장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확인한 뒤 아내에게 포르투 이적 가능성을 처음 알렸다고 했다.
여러 선택지를 미리 말하면 아내가 혼란스러워할 수 있어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기 전까지 기다렸다는 설명이다.
황인범은 이제 포르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황인범은 "포르투는 지난 시즌 챔피언이었고, 우리의 목표는 이 도시에 트로피를 지키는 것"이라며 "오늘부터라도 훈련장에서 팀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 전체가 같은 열망을 만들어낸다면 다시 한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인범의 축구 인생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러시아 리그 중단으로 갑작스럽게 소속팀을 떠나야 했고, 올림피아코스와의 결별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페예노르트에서는 핵심 선수로 활약했지만 반복되는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만큼은 뛰어났다.
30대에 접어든 황인범에게 포르투는 유럽 커리어의 정점이 될 수 있는 무대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역사를 가진 명문 구단에서 사실상 커리어 마지막 도전에 나서게 됐다.
사진=포르투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