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9-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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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만 관객이 선택했지만 평가는 갈렸다…'호프'는 왜 이렇게 논쟁적일까

기사입력 2026.07.22 09:55 / 기사수정 2026.07.22 17:28

이호준 기자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공식 포스터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공식 포스터


칸에서는 7분 동안 박수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올해 최고의 영화”와 “끝까지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이 맞붙었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개봉 일주일 만에 24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관객 수가 늘어날수록 영화에 대한 평가는 더 선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금 ‘호프’를 둘러싼 관심은 흥행 성적보다도, 왜 같은 영화를 보고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오는지에 쏠린다.

배우 조인성, 영화 '호프' 스틸컷
배우 조인성, 영화 '호프' 스틸컷

 

박수는 길었지만 평가는 갈렸다


‘호프’는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나온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다. 비무장지대 인근 호포항에서 호랑이 출몰 신고를 받은 출장소장 범석이 인간의 상식을 넘어선 존재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에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까지 합류했다. 제작비도 약 500억 원에 달한다.

영화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공식 상영 후 약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압도적인 규모와 강렬한 서스펜스, 나홍진 특유의 기괴한 연출에는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일부 CG, 불친절한 서사를 두고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내 개봉 후 벌어진 호불호가 이미 칸에서부터 시작된 셈이다.

영화 '호프' 나홍진 감독
영화 '호프' 나홍진 감독

 

‘곡성’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선택


평가가 갈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나홍진 감독은 성공했던 ‘곡성’의 방식을 반복하는 대신, SF 크리처 장르와 우주적 세계관을 택했다.

친절한 설명보다 낯선 감각을 앞세웠고,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관객이 스스로 해석하도록 밀어붙였다. 누군가에게는 대담한 영화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이 되는 지점이다.

제작 과정도 쉽지 않았다. 크리처가 등장하는 장면만 400컷이 넘었고, 개봉 직전까지 CG와 사운드 수정이 계속됐다. 나 감독은 극장에서만 체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조인성 역시 이 작품을 “안주하느냐, 안주하지 않느냐의 선택”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차라리 새로운 걸 하다가 망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에게도, 감독에게도 ‘호프’는 안전한 선택이 아니었다.

영화 호프의 주연 배우 조인성, 정호연, 황정민
영화 호프의 주연 배우 조인성, 정호연, 황정민


 

이동진의 별점 4점도 논쟁이 됐다


평론가들의 평가 역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동진 평론가는 '호프'에 별점 5점 만점에 4점을 부여하며 "기괴한 난장판 속에서 대담하게 질주하는, 영화 전체가 거대한 크레센도"라고 평가했다.

높은 별점을 두고 일부 관객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그는 영화 평가는 객관적 정답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단점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넘어설 만큼 강력한 장점과 독창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취지였다.

이 논쟁은 '호프'를 둘러싼 반응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시도와 규모를 높이 평가한다. 반대쪽에서는 난해한 서사와 불친절한 전개가 감상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무엇을 장점으로 보고 무엇을 단점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 영화인 셈이다.

배우 황정민, 영화 '호프' 스틸컷
배우 황정민, 영화 '호프' 스틸컷

 

모두가 좋아할 수는 없어도


‘호프’는 명확한 설명과 빠른 전개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강렬한 이미지와 압도적인 규모, 익숙한 공식을 벗어난 한국영화를 기다린 관객이라면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작품이다.

결국 ‘호프’는 모두가 좋아할 영화는 아닐지 모른다. 다만 칸의 박수와 국내의 논쟁이 동시에 이어진다는 점에서, 극장을 나선 뒤에도 계속 이야기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호준 기자 hoj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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