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팀에 속해 재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두 달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2010년부터 10년 넘게 한화 이글스에서 뛴 베테랑 투수 이태양은 지난해 11월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당시 KIA는 1라운드에서 KIA는 이태양을 영입하면서 양도금 4억원을 원소속팀 한화에 내줬다.
이태양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4~2025년 1군에서 24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럼에도 KIA는 이태양이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고,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KIA의 기대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이태양은 시즌 초반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4월 한 달간 10경기에서 12⅔이닝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1.42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KIA는 4월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투수 장재혁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이태양을 말소했다. 당시 KIA 구단은 "이태양은 오른쪽 어깨 견갑하근 미세손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고 알렸다. 시즌 초반 마운드에 힘을 보태던 이태양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구성원 모두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달 넘게 공백기를 가진 이태양은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가 진행 중이던 지난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날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후반기 출발은 나쁘지 않다. 이태양은 16일과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구원 등판해 각각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1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이태양은 "지나고 보니 두 달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팀은 나름대로 잘하고 있었는데 그 안에서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고, 나름대로 잘 준비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빠르게 불러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몸 상태는 괜찮다는 게 이태양의 이야기다. 이태양은 "아픈 곳은 전혀 없다. 이제 어깨도 괜찮다. 다만 두 달 동안 쉬었고, 지금은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듯한 느낌"이라며 "몇 경기 더 던지고 나면 감각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상을 당했을 당시에는 속상한 마음이 컸다. 이태양은 "투수를 하면서 어깨를 다친 건 처음이라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며 "개인적으로는 팀을 옮긴 뒤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흐름도 괜찮았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해 많이 아쉬웠다"고 얘기했다.
그럼에도 이태양이 흔들리지 않고 재활에 전념할 수 있었던 건 팀이라는 울타리 덕분이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당연히 속상할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조금만 시야를 넓혀보니 나보다 힘든 사람이 훨씬 많더라. 나는 힘든 것도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나중에 야구를 그만두면 내 팔을 치료해줄 트레이너도, 재활 스케줄을 짜줄 코치님도 안 계신다"며 "팀에 속해 재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두 달이 빠르게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KIA는 이태양이 자리를 비운 동안 다른 불펜투수들이 공백을 메웠다.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순위 경쟁을 이어가며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21일 현재 48승40패2무(0.545)로 4위에 올라 있는 KIA는 3위 LG 트윈스를 3.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이태양은 "'KIA 투수진이 이렇게 좋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마운드가 강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 가을야구에서도 마운드의 힘이 더욱 빛을 발한다. 가을야구 그 이상을 바라보려면 마운드가 강해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우리 팀이 그만큼 강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또 이태양은 "프로는 절대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 시즌 초반 자리를 잘 만들어가던 상황에서 부상을 당해 아쉬웠다"며 "그래도 다른 투수들이 잘 버텨줬기 때문에 팀이 4위에 올라 있다고 생각한다. 후반기에는 나까지 힘을 보탠다면 팀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경험한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분명했다. 이태양은 "내가 SSG에 있었던 2021년에는 팀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면서 반 경기 차로 6위가 됐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오늘 이겨야 내일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어떻게든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경기 내용이 어떻든 일단 이기면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고 승수도 쌓인다. 한 경기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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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