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오넬 메시가 자신의 화려한 축구 인생에서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상대를 맞이한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20년 넘게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200경기가 넘는 A매치를 치렀지만, 잉글랜드와는 단 한 번도 맞붙지 못했다.
그리고 그 첫 만남이 월드컵 결승 진출이 걸린 준결승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을 치른다.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라이벌이 21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경기이자, 메시에게는 대표팀 커리어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상대를 처음 만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영국 'BBC'는 "축구장에서 거의 모든 것을 이룬 메시에게도 이번 잉글랜드전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번 맞대결의 특별함을 조명했다.
메시는 지금까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205경기에 출전해 125골을 기록했다.
여덟 차례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대표팀 역사까지 새로 썼다. 남미와 유럽, 북중미를 포함한 수많은 국가를 상대로 경기를 치렀지만 잉글랜드와는 단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메시가 대표팀에 데뷔한 2005년 이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단 한 차례밖에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시는 그 경기에서조차 출전하지 못했다. 직전 대표팀 경기이자 그의 대표팀 데뷔전에서 받은 퇴장 징계 때문이었다.
당시 경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두 차례 리드를 잡았지만 마이클 오언이 경기 막판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잉글랜드가 3-2 역전승을 거뒀다.
결국 2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메시는 자신의 대표팀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잉글랜드를 상대하게 됐다.
메시 개인뿐 아니라 양국의 오랜 라이벌 관계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국제축구 역사에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 가운데 하나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1986 멕시코 월드컵이다.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이른바 '신의 손' 골을 넣은 데 이어 하프라인부터 수비수들을 연달아 제치며 월드컵 역사에 남는 명장면을 만들었다. 아르헨티나는 그 경기에서 승리했고 결국 정상까지 올랐다.
이후에도 두 팀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데이비드 베컴의 퇴장과 승부차기 혈투를 펼쳤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데이비드 베컴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잉글랜드가 승리하는 등 만날 때마다 강렬한 이야기를 남겼다.
이번 맞대결은 2005년 친선경기 이후 처음이자, 월드컵 무대에서는 오랜만에 펼쳐지는 숙명의 재회다.
메시 역시 스위스와의 8강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잉글랜드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잉글랜드는 훌륭한 팀이고 세계적인 강호다. 이런 팀과 이런 종류의 경기를 하는 것은 언제나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체력 소모를 겪었다. 선수단 모두 피로를 느끼고 있다. 충분히 회복한 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에서는 이미 메시를 향한 경고장을 내놓고 있다.
'BBC' 해설위원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선배 마이카 리차즈는 메시의 존재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메시를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수비를 위해 뒤로 내려오지 않는다. 대신 선수들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작은 공간으로 들어간다. 필요한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고 최고의 기술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잉글랜드가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웨인 루니는 메시의 수비 기여도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루니는 "메시는 수비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뒤로 뛰어 내려오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경기를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시에게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2023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뒤 유럽 최고 수준의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를 지속적으로 경험할 기회는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번 상대인 잉글랜드는 프리미어리그를 비록해 세계 최정상 리그에서 단련된 정상급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을 상대하는 것은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왕성한 활동량과 강한 압박을 앞세우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메시가 특유의 공간 활용과 순간적인 판단으로 승부를 바꿀 수 있을지가 이번 준결승의 최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