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의 토마스 투헬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16강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맞붙기 전부터 '고지대 변수'를 최대 난관으로 꼽았다.
그는 "짧은 준비 기간 탓에 고도 적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멕시코가 분명한 이점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고 인정했다.
잉글랜드는 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을 2-1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에이스 해리 케인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이끌었고, 잉글랜드는 오는 6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하지만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은 해발 약 2200m에 위치해 산소 농도가 낮은 대표적인 고지대 경기장이다. 기압이 낮아 한 번의 호흡으로 체내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 4경기를 모두 자국 고지대에서 치렀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조별리그 2경기와 32강전, 해발 약 1500m의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대한민국과의 조별리그 경기까지 모두 고지대 환경에서 소화했다. 이들은 대회 4경기에서 8골을 넣는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잉글랜드는 지난 1986년 6월23일 아스테카 경기장에서 열린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전에서 1-2로 패한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아르헨티나 간판 공격수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 같으면 마라도나가 팔을 쭉 뻗어 득점한 것이 바로 VAR(비디오판독)으로 취소될 것이 유력하지만 그 땐 골로 인정됐고 잉글랜드는 결국 한 골 차로 졌다. 이후 40년 만에 다시 아스테카에 서는 셈이다.
투헬 감독은 "고지대는 우리에게 큰 불리함이다. 우리는 신체적으로 이에 적응할 수 없다"며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경기 사이 간격이 고작 사흘뿐이다. 물리적으로 적응이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 이틀 전에야 멕시코시티에 도착한다. 그 자체가 멕시코의 엄청난 이점"이라면서도 "더 많은 장애물이 생길 수도 있지만 우리는 준비돼 있다. 결국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할 문제이며 선수들은 이미 그런 자세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고지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려면 최소 1~2주가량 현지에 머물며 적혈구 생성 등 신체 적응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잉글랜드는 촉박한 일정 때문에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헬 감독은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가 부담감에 짓눌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는 쉽지만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멕시코전을 앞두고 어린 팬들을 위한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학교에 제출할 결석 사유서를 써주고 경기를 보게 하라. 학교는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월드컵은 4년에 한 번뿐이다. 모두의 응원이 필요하고 특히 아이들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고지대라는 최대 변수와 개최국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감수해야 하는 잉글랜드가 멕시코를 물리치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