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벨기에가 벼랑 끝에서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두 골 차 열세에 몰리며 탈락 직전까지 갔지만 경기 막판 두 골을 몰아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연장 후반 추가시간 비디오판독(VAR) 끝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결승골로 연결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뤼디 가르시아(프랑스) 감독이 이끄는 벨기에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32강전에서 세네갈을 연장 혈투 끝에 3-2로 꺾었다.
이 경기는 한국 축구가 32강에 진출했을 경우 치러야 하는 경기였으나 탈락하는 바람에 다른 팀에 출전권을 넘겨줬고 세네갈에게 돌아갔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벨기에는 미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32강전 승자와 16강에서 맞붙게 됐다. 반면 승리를 눈앞에 뒀던 세네갈은 후반 막판 집중력 붕괴와 연장전 VAR 판정에 눈물을 삼키며 대회를 마감했다.
벨기에는 4-2-3-1로 경기에 나섰다.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막심 더 카위퍼르, 아르투르 테아테, 브랜던 메헬러, 티모시 카스타뉴가 백4를 구성했고, 3선에 유리 틸레만스와 한스 파나컨, 2선에 제레미 도쿠, 케빈 더 브라위너, 레안드로 트로사르, 최전방에는 샤를 더 케텔라러가 나섰다.
세네갈은 4-3-3으로 출발했는데, 모리 디아우 골키퍼와 이스마일 자콥스, 무사 니아카테, 파테 시스, 크레팽 디아타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고, 중원에 파페 게예, 이드리사 게예, 하빕 디아라, 공격 라인에 사디오 마네, 이스마일라 사르, 일리만 은디아예가 포진했다.
경기 초반부터 세네갈은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으로 벨기에를 몰아붙였다. 결국 전반 24분 선제골이 터졌다.
마네가 측면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사르가 머리로 방향을 바꾼 공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흘러나왔다. 쿠르투아가 이미 균형을 잃은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한 디아라가 빈 골문으로 밀어 넣으며 1-0을 만들었다.
전반전 기록만 봐도 세네갈의 우세는 확연했다.
슈팅 수에서 7-5, 유효슈팅에서는 3-2로 앞섰고, 기대득점(xG) 역시 1.90으로 벨기에의 0.17을 크게 압도했다. 벨기에는 좀처럼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끌려다녔다.
세네갈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후반 6분 단순한 롱패스 하나가 벨기에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니아카테의 긴 패스를 받은 사르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뒤 가슴으로 절묘하게 공을 떨어뜨렸고,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도 강력한 오른발 하프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쿠르투아도 손쓸 수 없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2-0이 되면서 경기장은 사실상 세네갈의 16강 진출 분위기로 물들었지만, 벨기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유율을 높이며 세네갈 진영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경기 막판 기적 같은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됐던 로멜루 루카쿠가 후반 41분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뫼니에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루카쿠가 문전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원터치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2-1을 만들었다.
불과 3분 뒤에는 동점골까지 터졌다.
트로사르가 왼쪽에서 띄워 올린 크로스를 틸레만스가 골문 반대편에서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연결했다.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이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세네갈 선수들은 파울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순식간에 2-2가 되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는데, 승부가 갈린 장면은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연장 후반 13분 왼쪽에서 올라온 벨기에의 크로스가 굴절되면서 도디 루케바키오에게 연결됐고, 그의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틸레만스가 카마라와 충돌하며 넘어졌고, 벨기에 선수들은 강하게 페널티킥을 요구했다.
주심은 처음에는 경기를 그대로 이어갔지만 VAR이 개입했고, 온필드 리뷰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틸레만스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연장 후반 20분(추가시간)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골문 오른쪽 상단으로 꽂아 넣었다. 골키퍼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몸을 던졌고, 벨기에는 마침내 3-2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던 틸레만스는 연장 후반 20분 결승 페널티킥까지 성공시키며 이날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세네갈이 경기 최후반부 프리킥 기회를 맞이했지만 슈팅이 하늘 위로 떠버렸고, 이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두 골 차 열세를 뒤집은 벨기에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극적인 승리를 만끽했다. 반면 경기 대부분을 지배하고도 마지막 순간 VAR 판정과 페널티킥으로 무너진 세네갈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