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가평, 김환 기자) 이미 한 차례 맛본 승격이지만, 김도균 감독에게 서울 이랜드 FC에서의 승격 도전의 의미는 다르다.
서울 이랜드의 첫 K리그1 승격, 그리고 2020년 이후 6년 만에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 두 번째 승격에 도전하고 있는 김 감독이 서울 이랜드에서 이뤄내는 승격이 자신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거라면서 후반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김도균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 이랜드 FC는 월드컵 휴식기 동안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가평 켄싱턴리조트에서 시즌 후반기 준비에 한창이다.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에 이어 리그 3위로 휴식기를 맞이한 서울 이랜드는 시즌 전 목표로 내걸었던 우승을 위해 후반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2는 1~2위 팀이 자동 승격하고 3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할 경우 승격한다. 김천 상무의 자동 강등에 따라 플레이오프 준우승 팀에도 승격 기회가 주어지지만, 당장 서울 이랜드의 구상에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하는 계획은 없다.
여전히 선두를 따라잡을 기회는 있다.
서울 이랜드의 승점은 26점(8승2무5패)로, 부산(승점 32·10승2무2패) , 수원(승점 29·9승2무3패)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
다만 서울 이랜드로서는 휴식기 직전 경기였던 충북청주전 역전패의 쓰라림이 클 법하다.
당시 서울 이랜드는 충북청주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후반전 막판 수비 실책으로 연달아 실점을 헌납하며 자멸했다. 경기 내용과 결과 면에서 모두 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만한 경기였다.
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지치지 않고 쉼 없이 달려온 김 감독조차 "'계속 감독을 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의 결과"라며 한숨을 내쉰 결과였다.
1일 서울 이랜드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 감독은 다행히 패배의 아픔을 훌훌 털어낸 상태였지만, 그는 패배의 충격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고 고백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 대한 충격이 너무 컸다. 멘털 회복하는 데 한 2주 걸린 것 같다. 이번에는 좀 오래 걸렸다"며 "올해 승격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는 팀이다 보니 그런 경기가 굉장히 아쉽게 다가온다. 잡아야 할 경기인데 그렇게 미끄러지다 보니 그런 점에 대한 아쉬움,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일주일 정도 쉬었고, 따로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여기(가평)서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 팀들과도 연습 경기를 하고 전술적으로도 변화를 주기 위해 그 부분에 대한 훈련도 했다"며 "알차게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또 "K리그2 팀들의 전력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 같다. 물고 물리는 상황이 반복될 듯하다"라며 "개인적으로는 (후반기는)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순위에서 떨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위에 있는 팀들과의 승점 차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밑에 있는 팀에도 언제든지 잡힐 수 있는 차이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나도, 선수들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위라는 성적은 만족스러울 수도,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는 성적이다. 김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면 긍정적인 점들이 많았다면서도 아쉬움이 커 잘 생각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선수들이 15경기에서 3위라는 순위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칭찬을 하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고 싶은데 아쉬움이 크다 보니까 그런 이야기들을 하지 못했다. 우리가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 것 같다"며 "스스로도 그렇다. 15경기를 치르면서 잘했다는 것보다 못했다는 생각이 커서 그럴 수도 있다. 우리가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많이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우리가 연패가 없고, 위기가 있을 때마다 잘 극복했다는 점들은 선수들에게 칭찬하고 싶다. 4연승도 했고, 8승을 기록한 덕에 순위표 높은 곳에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의 경기에서는 아쉬움보다는 칭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시즌 후반기를 앞둔 김 감독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집중력'이다.
그는 "패배한 경기를 돌아보면 우리가 후반전에 무너진 경기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는 날씨 등으로 인해 더 심해질 것 같다. 후반전에 어떻게 경기를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고민도 계속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훈련으로 메울 수 있는 부분들은 어느 정도 되겠지만, 선수들의 나이나 체력적인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경기 자체의 콘셉트를 어떻게 갖고 가는지두 중요할 것 같다"며 "우리가 시즌 초반에는 전방 압박을 강조했는데, 이것을 지속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서 변화를 줄 때는 확실하게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집중력은 결국 버틸 수 있는 체력에서 온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집중하라'고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다. 체력적인 부분과 결국 연관되는 것 같다"며 "몸이 안 따라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몸이 힘들면 조직력이 무너질 수도 있다. 체력적인 부분과 집중력이 100%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선수 교체나 전술 변화를 통해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반기 막판 서울 이랜드의 문제점을 지적됐던 수비 보완도 필수다. 김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백스리 전술을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방에 네 명의 수비를 배치하는 백포를 활용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수비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입을 연 김 감독은 "우리가 두 골 이상 실점한 경기가 꽤 있기 때문에 후반전 실점을 보완해야 우리가 치고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원래 백스리를 기반으로 많이 했다. 경기 중 압박할 때는 백포로 변형에서 압박했는데, 이제는 아예 백포로 가는 게 효율적이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 백포에서 센터백들의 수비 조직력이 갖춰져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후반기에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외인 선수들의 활약도 필요하다. 서울 이랜드는 전반기에 에울레르(3골 4도움) 외에는 뚜렷한 활약을 펼친 외인이 없었다. 베테랑 수비수 오스마르와 공격수 가브리엘, 까리우스,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제랄데스 모두 부상 여파로 출전하지 못한 게 컸다.
김 감독은 "외인 선수들의 비중이 있을 수밖에 없다. (후반기에는) 외인 선수들이 조금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며 "그래도 에울레르가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있다 보니까 도움이 많이 되지만, 오스마르 등은 전반기에 부상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개선되면 이전 경기보다는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더 많은 승점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인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와서 잘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승격'뿐이다.
김 감독이 수원FC를 승격시켰던 2020시즌은 상주 상무가 자동 강등되던 시즌이었고, 올 시즌에는 김천 상무가 성적과 상관없이 강등되는 시즌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기록을 듣고 "그랬으면 좋겠다"며 웃은 김 감독은 "서울 이랜드에서 3년 차이기 때문에 올해 승격한다면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최소 2위를 해야 한다. 2위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승 이상은 해야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수원FC 시절에도 어려웠지만, 그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다"며 "당시에는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가 월등이 치고 나갔었고, 우리를 비롯한 몇몇 팀들이 경쟁을 했다. 그때는 팀 사이에 격차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 팀과 붙더라도 우리가 쉽게 1승을 한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력 차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고 바라봤다.
김 감독이 자신감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현재 서울 이랜드에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수원FC 시절에는 우리가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 팀을 누를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안병준이라는 공격수가 득점을 많이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득점이 분산된 느낌이 있다"면서도 "분산되는 대로 선수들이 능력을 발휘하고 공격포인트를 올린다고 하면 그에 못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에서 봤지만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득점을 하려면 상대를 강하게 누르고, 공격 숫자를 늘려야 그런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우리나라도 그런 장면들, 결정적인 찬스를 못 만들지 않았나. 다 연관이 있다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득점을 해야 하는 상황일 때 숫자를 늘리고, 숫자를 늘리기 위해 어떤 선수가 공격에 가담해야 하고, 그 안에서 찬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우리 팀도 그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 결국 80분 이후에 득점을 하고 역전시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강팀이 되고, 올 시즌에는 승격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가평,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