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찬호가 길었던 부진의 터널을 한 방으로 뚫어냈다.
박찬호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팀의 5-0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박찬호는 2회말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만든 데 이어 6회말에는 2사 1, 2루 기회에서 박세웅의 127km/h 스위퍼를 받아쳐 비거리 115m짜리 좌월 3점 홈런까지 터트리며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박찬호는 홈런 타석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진짜 너무 속 시원했다. 얹혔던 게 다 내려가는 그런 느낌"이라고 전했다. 노린 공이었냐는 질문에는 "공이 몰렸다. 그게 바깥쪽으로 흘러 나갔다면 못 쳤겠지만, 안쪽으로 들어와서 대처하기에 수월했던 공이었던 것 같다. 실투였다"고 답했다.
길어진 부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찬호는 이날 경기 전 최근 10경기 동안 타율 0.167(36타수 6안타)로 부진했다.
박찬호는 "타격이 어느 정도 사람처럼 치기 시작한 그 시점부터 이 정도로 길게 힘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안 좋아도 안타 하나씩 치고 운 좋은 안타들 나오면서 어느 정도 성적 방어가 됐었다. 지금 겪는 부진은 거의 공짜 아웃카운트 정도니까 나도 많이 당황스러운 부진한 기간"이라고 고갤 끄덕였다.
특히 중계 방송 인터뷰 도중 아내를 언급하다 울컥했던 순간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박찬호는 "아내 얘기만 하면 감정이 좀 올라오는 것 같다. 집에 갈 때 모든 걸 털어놓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도 야구를 다 챙겨보다 보니 눈치도 많이 보이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혼자 얼마나 눈치가 보였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 내가 못하면 와이프도 같이 주눅 들기 때문에 그런 게 미안했던 것 같다"고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4년 최대 80억원 초대형 FA 계약 이후 오히려 더 커진 부담감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박찬호는 "FA 하기 전까지는 FA 계약을 하면 마음 편하게 야구할 줄 알았다. 정말 즐기면서 행복하게 좋아하는 야구를 즐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오히려 더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들으면 재수 없다 할 수 있는데 나도 그랬다. 옛날에 형들 선배들 말이 틀린 게 없더라. 막상 이 상황이 되니까 말로 할 수 없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날 진행한 개인 특타 훈련의 효과도 봤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안 좋을 때는 하라고 해도 못한다. 어제 연습을 하면서 좋았을 때 하체의 움직임을 만들어보자 하면서 운동했는데 조금 찾은 것 같다. 오늘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활약으로 마음이 편해졌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한참 멀었다. 까먹었던 걸 다시 만회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즌 4호 홈런을 때린 박찬호는 "시즌 시작할 때부터 무조건 홈런 5개 이상은 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를 열심히 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꼬꾸라질 줄은 몰랐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타율 3할이 가능할까. 지금 이 정도 떨어졌는데 그냥 이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기록보다 더 빛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길었던 부진의 터널 속에서도 솔직한 속내를 숨기지 않은 박찬호. 결승타와 쐐기 3점포로 완성한 원맨쇼가 두산의 단독 5위 탈환을 이끌었다.
사진=잠실, 김근한 기자 / 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