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일본 축구 팬들의 눈에 한국 축구계 상황은 비정상적으로 비춰지는 모양이다.
일본 매체 '이자'는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홍명보 감독에게 한국 축구 팬들이 고성과 함께 분노하자 이러한 모습이 비정상적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월드컵에서 참담한 조별리그 탈락을 겪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 홍명보와 이강인, 조현우 등 8명의 선수와 함께 귀국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고했어'와 같은 감사의 말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팬들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귀국을 앞두고 인터넷상에 홍 감독에 대한 신변 위협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입국 현장엔 100명 넘는 경찰관이 배치되기도 했다. 약 200명의 팬과 유튜버들이 몰려와 홍 감독과 대표팀의 귀국을 지켜봤다.
"홍명보 나가", "연봉 반납하라"를 비롯한 고성과 욕설, 북소리가 오가며 줄곧 소란스러웠다. 비행기 도착 소식이 알려진 뒤 기다림이 길어지자 "왜 나오지 않느냐"는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박항서 국가대표 지원단장, 김승희 협회 전무 등과 함께 홍 감독과 선수들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팬들의 고함과 야유는 한층 커졌다.
일각에선 "선수들은 비난하지 말자"며 "파이팅", "수고했어요" 등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고성과 욕설, 격려가 뒤섞인 가운데 홍 감독과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갔고, 팬들은 선수들이 탄 차량과 협회 관계자들이 탄 버스가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고함이나 욕설을 이어갔다.
매체는 "현장은 완전한 공황 상태였고 흥분한 팬들과 기자들, 약 160여명의 경찰관들이 긴급 상황에 대비해 동원되었다"라면서 "'한국 축구는 죽었다', '홍명보 20억원을 뱉어라' 같은 신랄한 현수막을 펼쳤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국가 최고지도자의 전례 없는 개임"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X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조사를 촉구한 것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원인을 조사할 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발표했다.
매체는 여기에 더해 "감독 선출 과정이 오랫동안 문제로 여겨졌기 때문에 대중의 분노는 전적으로 홍 감독에 집중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붉은 악마는 홍 감독에게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축구계를 영원히 떠나야 한다'라고 강경한 성명을 발표했다. 심지어 도시 내 식당에는 '홍명보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돌았고, 온라인에서 살해 위협까지 올라와 전국적인 '마녀사냥'이 되었다"라고 봤다.
매체는 "한국 국가대표팀에 대한 이러한 잔혹한 대우는 일본 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부진한 결과에 대한 비판과 실망이 이해할 만 하지만, 선을 넘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반발에 대한 충격적인 반응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일본 내 우려의 시선을 소개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건 너무 심하다", '전직 영웅에 대한 존중이 없다", '대통령이 무능하다고 낙인을 찍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패배해 탄광으로 보내는 북한과 다를 바 없다", "살해 위협과 금지는 이제 사실상 범죄자처럼 취급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매체는 "한국 팬들의 열정 때문에 일본 팬들은 이웃 국가의 축구 문화에 충격을 받았는데 이 문화는 패자들에게 철저한 국가적 제재를 가한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참담한 패배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은 팬들로부터 '전범'으로 낙인찍혔고 심지어 추모 초상화에 걸려 대통령에 의해 버려졌다. 두 나라 모두 아시아의 라이벌임에도 불구하고 2026년 여름은 두 나라에 모두 냉혹하고 대조적인 방식으로 끝났다"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