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캐나다의 영웅", "캐나다 축구를 바꾼 지도자", "국민에게 믿음을 심어준 감독".
홍명보 선임 이전 대한축구협회의 차기 감독 후보였던 제시 마치 감독이 캐나다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를 이끌며 세계 주요 외신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마치 감독이 이끄는 캐나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0으로 꺾으며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한 팀이 됐다.
캐나다 축구 역사에 남을 승리였다. 1986년과 2022년 월드컵에서는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캐나다는 이번 대회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서 카타르를 6-0으로 대파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데 이어, 토너먼트에서도 남아공을 제압하며 새 역사를 썼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홍명보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했다.
마치 감독은 2024년 대한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을 물색할 당시 가장 유력한 외국인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마치 감독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국내 거주와 K리그 상주 관전 등 조건을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협회는 대표팀을 조별예선 탈락으로 이끈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선택을 내렸다.
반면 마치 감독은 2024년 5월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불과 2년 만에 캐나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경기 직후 마치 감독의 행동이 세계 축구계의 큰 화제가 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는 선수들을 그라운드 한가운데로 불러 모아 원을 만들었다. 중계 카메라와 마이크가 모두 켜진 상황에서 마치 감독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에게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함께해온 시간을 떠올려보라. 우리가 계획을 끝까지 믿고, 우리가 어떤 팀이 되고 싶은지 끝까지 지켜왔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캐나다의 영웅이다. 이 나라에서 축구를 하는 미래의 아이들에게 영웅이다. 여러분 덕분에 이 스포츠의 미래는 밝다"라며 "여러분 자신을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오늘 경기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여러분은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고 매 순간 싸웠다. 여러분은 캐나다의 영웅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뛰어난 리더십에 30일 다수의 외신들은 마치 감독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은 홍 감독이 새벽에 인천국제공항 통해 귀국한 날이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제시 마치는 캐나다의 영웅이 되어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매체는 "이번 경기가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캐나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결과를 만들었다"며 "미국 출신 감독인 마치는 자신의 조국에서 열린 경기에서 이 순간의 의미를 선수들에게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캐나다는 홈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팀의 정신력과 단결력, 그리고 경기력이 모두 드러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유력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특히 마치 감독의 공개 연설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매체는 "어쩌면 마치의 연설은 보여주기식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이것이 바로 제시 마치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마치는 결코 지루한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선수단의 결속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지도자"라며 "카메라와 마이크를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순간을 캐나다 축구를 알리는 도구로 활용한다"고 분석했다.
또 "캐나다가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감독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축구를 믿게 만들 사람이며, 마치는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도 마치 감독을 향해 찬사를 보냈다.
매체는 '제시 마치는 비전을 품었고, 이제 캐나다의 월드컵 꿈은 별을 향해 나아간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의심했지만 결국 그는 옳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치는 캐나다 축구가 나라 전체를 하나로 묶는 순간을 만들 것이라고 이야기해왔고, 남아공전 승리와 함께 그 비전은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또 "캐나다는 이제 월드컵에서 첫 승, 첫 토너먼트 진출, 첫 토너먼트 승리까지 모두 이뤄냈다"며 "마치 감독은 캐나다 축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이끌고 있다"고 극찬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