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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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작심 발언! "韓 심판들? 분노 조장하는 느낌…더 발전해야"→고별 무대서 소신 밝혔다 [현장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5.12.10 22:24 / 기사수정 2025.12.11 01:24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한국을 떠나는 제시 린가드가 'K-심판'이 더 발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린가드는 K리그가 어떤 면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잔디와 경기장 상태를 비롯한 시설들을 언급한 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심판"이라며 "심판들은 발전해야 한다. 내가 심판들과 문제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심판들이 일부러 분노를 조장하는 느낌을 받는 경기가 있었다. 특정 심판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경기 운영에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 정도로 경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판이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는 FC서울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페이즈 6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전 터진 린가드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전 들어 멜버른에서 뛰는 일본 출신 공격수 다케시 가나모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서울은 승점 9점(2승3무1패)이 됐지만, 같은 시간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상하이 선화(중국)의 경기에서 히로시마가 승리하면서 5위로 내려앉았다. 

2025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린가드의 고별전을 보기 위해 평일 저녁에도 8106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린가드는 이날 선발 출전, 전반 31분 깔끔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서울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전 들어 동점골을 내주면서 린가드의 고별전이자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는 못했다.



전반전 초반 멜버른의 강한 압박에 고전해 패스 미스를 범하는 등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던 서울은 한 번의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 31분 최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정교한 크로스가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린가드에게 정확하게 향했고, 린가드가 이를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서울은 전반전을 리드한 채 마쳤으나,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온 다케시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아쉽게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다만 ACLE 리그페이즈 6경기에서 2승3무1패를 기록하며 여전히 16강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점에서 서울의 현재 흐름을 마냥 부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서울은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선두 비셀 고베(일본)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유지한 채 내년 일정을 준비하게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동 감독은 "전반전 경기를 시작하면서 상당히 느낌이 좋았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고, 흐름대로 경기가 잘 진행돼서 만족스러웠다. 후반전에 잔실수가 나와 흐름을 주기는 했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번의 실수로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게 아쉬웠다. 마지막 경기에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제시(린가드)가 골을 넣었는데 이걸 지켜서 승리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던 경기였다"며 아쉬워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OM)으로 선정돼 김 감독과 기자회견에 동행한 린가드는 "첫 번째 득점 이후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두 번째 득점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부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늘 경기는 두 팀 모두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멜버른도 찬스가 있었다. 우리는 찬스가 많지는 않았지만, 추가골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추가골이 나오지 않은 게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그는 또 "그것 때문에 시즌 내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어떤 선수를 탓하지 않고 팀적으로 좋아져야 하는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수비를 더 잘했어야 했고, 실점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항상 말씀드리는 것처럼 이것은 축구의 일부분이며,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기동 감독, 린가드 기자회견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김기동 감독: 전반전 경기를 시작하면서 상당히 느낌이 좋았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고, 흐름대로 경기가 잘 진행돼서 만족스러웠다. 후반전에 잔실수가 나와 흐름을 주기는 했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실수로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게 아쉬웠다. 마지막 경기에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제시(린가드)가 골을 넣었는데 이걸 지켜서 승리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던 경기였다.

▲린가드: 첫 번째 득점 이후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두 번째 득점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부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늘 경기는 두 팀 모두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멜버른도 찬스가 있었다. 우리는 찬스가 많지는 않았지만, 추가골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는 좋은 팀이었다. 우리를 쉽지 않게 만들었다. 오늘 같은 실점이 시즌에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시즌 내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어떤 선수를 탓하지 않고 팀적으로 좋아져야 하는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수비를 더 잘했어야 했고, 실점하지 말았어야 했다. 항상 말씀드리는 것처럼 이것은 축구의 일부분이며,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2년 동안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이 자리를 빌어 팬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린가드의 공백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아 메울 것인가, 아니면 게임 플랜에 변화를 줄 것인가.

▲김기동 감독: 제시가 이곳에서 측면으로 빠지는 플레이를 좋아했다. 이걸 못하게 하면 경기 리듬을 못 탔다. 하프 스페이스로 돌아가는 역할도 시켜봤다. 축구라는 게 하프 스페이스와 중원에서 얼마나 공을 받아주고 연결해주는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을 제시가 잘해줬다.

그런 부분들은 동계훈련을 하면서 그 위치에 누가 뛰는 게 좋을지 생각하면서 어떤 선수가 그곳에서 뛰어야 할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전력강화부에서도 선수들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리그와 클럽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년간 뛰었던 K리그가 개선해야 할 부분을 말하자면.


▲린가드: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경기장 상태다. 날씨가 추워지면 영국이나 유럽의 경우 그라운드 밑에 열선이 있어서 훈련이나 경기에 지장이 없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눈이 많이 왔는데,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런 부분들이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잔디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와 훈련 시설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부분들을 떠나서 심리적, 정신적인 부분에 크게 작용한다. 선수들이 지내고 있는 시설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심판이다. 심판들은 발전해야 한다. 내가 심판들과 문제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심판들이 일부러 분노를 조장하는 느낌을 받는 경기가 있었다. 특정 심판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경기 운영에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 정도로 경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판이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다 괜찮다. 훈련장 시설, 잔디, 경기장 상태 등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심판과 관련된 부분은 크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환송식 때 눈물을 흘렸는데 어떤 의미의 눈물이었고, 서울에서의 기억은 어떻게 남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린가드: 내 커리어에서 환상적이었던 2년이었다. 지난해 내가 한국에 왔을 때 나는 축구선수로서, 한 명의 사람으로서 힘든 시기에 있었다. 여기에 와서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자존감, 자존심이 센 편은 아니다.

솔직히 처음 한국에서 훈련장을 봤을 때 당황스러웠다. 영국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여기로 온 이상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2년 동안 나를 본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선수인지 알 것이다. 나는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다. 태클도 하고, 심판과 싸우면서 경고도 받았다. 하지만 승부욕 때문에 축구장 안에서만 그런 감정들이 나온다. 

내가 이 구단에서 만난 모든 코칭 스태프들, 선수들, 팬들과 쌓은 감정이 오늘 많이 올라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2년 동안 행복했기 때문에 울 생각으로 왔다. 이 좋은 곳을 떠난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던 것 같다.



-린가드와 함께한 소감과 올 시즌을 총평하자면.


▲김기동 감독: 한국 선수와는 다르게 2년 동안 많이 피곤했다. 경기장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내 방에 찾아와서 전술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두고 상의했다. 때로 선발에 넣지 않았을 때 '내가 왜 이런 중요한 경기에 출전을 안 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다들 알다시피 물병을 걷어차기도 했다. 제시가 말했듯 화가 난 게 아니라 순간적인 감정 컨트롤이 안 됐던 것이다. 다음날 바로 와서 사과를 했고, 팀 규율로 인해 벌금을 낸 적도 있다. 떠나면 아쉬울 것 같다. 한국 선수들도 제시처럼 언제든 내 방에 찾아와서 얘기를 하고, 출전에 대해 이야기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 너무 아쉬웠던 것 같다. 시즌 초반 2등에서 7등까지 3점 차이였다. 많은 찬스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터트리지 못하면서 승리하지 못했고, 연승을 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팀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ACL 흐름에 대한 생각은.

▲김기동 감독: 아쉬운 것 같다. 상하이 선화전은 지지 말아야 할 경기였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어려움이 생겼다. 이겨야 할 상황에서 이기지 못했던 것은 우리의 숙제다. 리그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게 문제다. 숙제를 풀어가면서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자면.


▲린가드: 지난해 홈 5연패를 할 때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팬들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응원해 주셨다. 이번 시즌에는 팬들이 화도 내고, 야유도 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팀은 매번 이겨야 하는 큰 팀이다. 팬들은 화가 날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호신 분들은 K리그에서 최고의 팬들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홈, 원정, 심지어 제주까지 와서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고 선수들을 응원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우리는 팬들을 위해 뛰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내 두손을 모아 수호신과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로 마무리하고 싶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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