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7:57
연예

"우리의 중심은 언제나 음악"…'숏폼 장인' 이짜나언짜나의 진짜 근본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5.06.29 11:50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장르의 경계가 흐려지고, 올라운더 아티스트가 주목받는 시대. 그 속에서 독창적이고 신선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그룹 이짜나언짜나(EZUZ)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첫 번째 정규 앨범 '발칙' 발매를 맞아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짜나언짜나. 이들은 힙합을 기반으로 댄스와 팝을 넘나들며, 유쾌한 아이러니와 날카로운 위트를 자유롭게 오가는 감각적인 듀오다.

이찬(이짜나)은 본능적이고 즉흥적인 감각을, 박원찬(언짜나)은 치밀한 구성과 재치 있는 위트를 맡고 있다. 성향은 정반대지만, 두 사람은 마치 오래된 부부처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자신들만의 균형을 만들어낸다. 장난기 넘치는 음악 속엔 현실을 꿰뚫는 통찰이 녹아 있고, 한 번 들으면 머릿속을 맴도는 독특한 중독성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짜나언짜나는 2024년 밈과 챌린지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2016년부터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실력파 팀이다. 음악은 물론 안무와 무대 연출까지 직접 담당하며, 자신들만의 유니버스를 완성해가고 있다.

해체 직전까지 몰릴 만큼 힘든 시기를 겪었던 두 사람은, 지금의 인기를 그저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는 만큼, 정작 음악 자체로는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코로나19 이후로 온라인에서는 계속 무언가 이슈가 있었지만, 가수는 결국 무대 위에서, 오프라인 활동을 해야 진짜라고 생각해요. 댓댓글이나 '좋아요'를 아무리 받아도, 현장에서 관객들의 함성을 받아야 채워지는 무언가가 있거든요. 그게 없으니까 어느 순간 다운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박원찬) 

"요즘 저희가 '영역을 허무는 아티스트'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공연장 가면 직업란에 '크리에이터'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닌데,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정체성이 흐려질까봐 고민이죠. 그래서 정규 앨범은 꼭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좀 무리해서라도 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찬)



말 그대로 '가수'임을 증명하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이번 앨범은 총 12트랙으로 꽉 채워졌다. 타이틀곡 '돈 내고 만지세요'를 비롯해, 지난해 '은행 플러팅' 열풍을 일으킨 'Onion하세요' 등 다채로운 스타일과 장르의 곡들이 이짜나언짜나만의 음악 세계를 더욱더 풍성하게 채웠다. 

이짜나언짜나는 댄스 챌린지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분명한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임했다. 사실 이들은 국내에서 댄스 챌린지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틱톡에 '미세먼지' 챌린지 영상을 올려 큰 인기를 끌며 주목받은 인물들이다. 그만큼 '댄스 챌린지 시초', '원조'라 불릴 만한 대표주자다.

특히 '미세먼지'는 발매된 지 약 1년이 지난 뒤, 댄스 챌린지를 통해 다시 주목받은 케이스. 사실 이짜나언짜나는 미국의 챌린지 문화를 보고 큰 동기 부여를 받아, 곡 발매와 동시에 챌린지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당시 소속사와의 이견으로 바로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고 전했다.

"회사에서는 그때 '아무도 따라추지 않을 거다'고 했어요. 회의 때도 '하지 말자'는 분위기였고요. 그래서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었죠. 이후 틱톡이라는 플랫폼이 국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대부분 손 댄스 위주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만의 스타일로 댄스 영상을 올려봤는데 반응이 온 거죠. 이후 숏폼 크리에이터들이 하나둘 따라 추기 시작했고, 결국엔 공식 챌린지까지 등극했어요." (박원찬) 



당시 기세를 이어 댄스 챌린지 선두 주자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아니"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지금이라도 우리가 조명받고, 챌린지를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진 게 더 좋다"며 변화한 흐름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가수'라는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더욱 단단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들에게 댄스 챌린지는 음악을 더 널리 즐기게 만드는 매개일 뿐, 결코 중심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의 중심은 언제나 음악이에요. 음악을 가지고 놀기 위해, 그 안에서 재미를 찾기 위해 챌린지를 하는 거죠." (이찬) 



이짜나언짜나는 챌린지가 꼭 춤일 필요는 없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연기나 상황극처럼 다양한 형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으며, 이를 위해 멤버 개인의 부캐릭터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 인기를 얻고 활동하는 게 마냥 즐겁기만 한 건 아니에요. 스트레스도 있고, 재미랑 계속 상충되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요즘엔 '부캐로 어떻게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까', '이 캐릭터를 어떻게 납득시키고 공감받을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부캐라고 해도 결국 사람들이 받아들여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요즘 개인 계정으로 플레이를 해보고 있는데, 그렇게 하니까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박원찬) 

"요즘엔 사람들이 저를 크리에이터로 많이 봐주시니까, 개인적으로 '그러면 오히려 음악적인 걸 더 많이 해볼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최근에는 모모랜드 곡 리믹스 작업도 해봤고, 곡 써달라는 제안도 있어서 하나씩 유연하게 시도해보고 있어요. 그동안은 챌린지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까 음악적으로는 발전이 더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굳이 한계를 정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다양하게 열어두고 있어요." (이찬)



이짜나언짜나는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한 만큼, 이제는 무대에서 팬들과 함께 신나게 호흡하고 싶은 목표를 그리고 있다. 그 시작으로 오는 8월 16일,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실 저희가 음악을 시작한 이유도, 결국 공연을 하고 싶어서였어요. 저희가 제일 자신 있는 게 무대거든요. 콘텐츠나 춤, 창작 같은 걸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진짜 잘한다고 느끼는 건, 우리와 같은 공간에 있는 분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일이에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모아놓고 제대로 한번 재밌게 놀아보고 싶어요. 우릴 이미 알아봐주신 분들도 감사하지만,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과도 공연을 통해 소통하고 싶습니다." (박원찬)

"저희한테 음악 활동이 일상적인 부부 생활 같은 거라면, 공연은 진짜 끝내주는 데이트 같아요. 그 안에서 다음 생활을 이어갈 만큼 에너지를 얻거든요. 그래서 공연할 때 우리가 제일 행복하고, 꼭 그 데이트는 해야 해요. 그리고 저희랑 놀면 분명 재밌을 거예요. 진짜 끝장나게요!" (이찬) 

사진=TEAM EZUZ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