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가수 하동근은 자신을 지금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모든 순간과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때로는 흑역사라 부를 만한 아찔한 기억도 있지만, 그조차도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밑거름이었다며 웃어 넘길 줄 아는 사람이다. 성공보다 과정의 의미를 알고, 성장을 혼자만의 힘이 아닌 '함께한 시간'에서 찾을 줄 아는 아티스트로 빛나고 있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아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신곡 '복세편살'로 대중과 마주한 하동근이 엑스포츠뉴스와 단독으로 만났다. 5년 전, 데뷔 이후 묵묵히 걸어온 시간, 그 속에서 겪은 고민과 성장 그리고 앞으로의 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정통 트로트와 트로트 발라드는 물론, 댄스 트로트까지 두루 소화하는 올라운더 트로트 스타 하동근.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트로트 아이돌'이라 불릴 만큼 눈에 띄는 비주얼을 갖춘 그는, 서글서글한 성격과 밝은 에너지로 ‘트로트계 마당발’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무대 안팎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대 위에서 늘 밝은 에너지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는 그도 스스로에게는 꽤 엄격한 편이다. 매번 철저한 모니터를 통해 자신을 점검하고, 심지어는 과거 영상조차 제대로 보기 힘들 정도로 스스로에게 냉정하다.
"사람들에게는 웃고 있지만, 제 자신에게는 채찍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무대를 아무리 준비해도 완벽하게 만족한 적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예전 무대 영상은 두 눈 뜨고 못 보겠어요. 물론 열심히는 살았구나 싶은 장면들도 있지만요. 그때의 마음, 감정, 부족했던 부분이 다 떠오르거든요."
하동근에게 데뷔 초 가장 아찔했던 기억 중 하나는 개그맨 겸 공연 제작자 윤형빈의 소극장 무대에 섰던 경험이다.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준비도 부족했고 무대 자체도 낯설어 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공연" 했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진짜 말도 안 되는 무대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창피했지만, 그 무대의 기회 자체는 너무 감사했어요. 윤형빈 님이 후배 개그맨들을 올려주고, 경험을 쌓게 해주는 무대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저도 생각했어요. 나중에 내가 조금이라도 자리를 잡게 되면, 누군가에게 그런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요. 제가 선배 가수가 되고, 여유가 생기면요. 기회가 부족한 후배들이나 경험이 부족한 분들에게 무대가 필요하다면 제가 제 돈을 써서라도 무대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하동근은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연예계 선배이자 든든한 지원군인 친누나 하지혜의 존재는 빼놓을 수 없다고. 방송인, 사업가, 라이브커머스 강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인 하지혜는 하동근의 활동 초창기부터 실질적인 조력자로 함께하며 그가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해줬다.
"누나의 영향이 정말 컸어요. 어릴 때부터 누나가 진행하는 방송을 보면서 늘 모니터링하고 배웠거든요. 그게 자연스럽게 지금의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활동 초반에는 피드백과 조언을 아끼지 않던 누나였지만, 요즘 들어서는 '이제는 잘하네라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존재가 됐어요. '잘하네'라는 말을 듣는데 되게 뿌듯했어요. 아, 이제 진짜 누나한테도 인정받았구나 싶어서요."
하동근에게 누나는 단순한 가족을 넘어, 가수로서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준 파트너이자 무대 뒤에서 언제나 곁을 지켜봐주는 가장 가까운 멘토였다. 그런 누나가 이달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하동근 역시 설렘과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제가 처음 가수가 된 것도 누나 덕분이에요. 누나가 '가수 해볼래?' 하고 제안하면서 모든 시작이 열렸고, 뒷바라지도 정말 많이 해줬죠. 언젠가 누나가 결혼한다면 꼭 제가 성공해서 가장 큰 선물을 해주겠다는 목표를 품고 살아 왔어요. 아직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완전히 거머쥐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살짝 남지만, 지금 제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해줄 거예요.
바로 제가 알고 있는 트로트 가수 선배님들, 동료 가수분들께 요청해서 누나 결혼을 축하하는 영상을 받아 보내주고 있어요. 엄청 고마워 하더라고요. 그게 저만의 가장 큰 진심을 다한 축하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혜의 예비 신랑은 여섯 살 연하로, 하동근의 눈에는 "에너지가 넘치고, 우리 누나를 정말 잘 챙기고 사랑스러워하는 게 느껴지는 매형"이다. 가족으로서, 또 동생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사람을 만난 누나를 보며 하동근은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다.
"제가 지금은 큰 걸 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성공해서 반드시 좋은 걸 해주겠다고 늘 생각해요. 부모님만큼이나 누나한테도 꼭 보답하고 싶어요."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그리고 가장 가까운 응원자 덕분에 한 걸음씩 성장해온 하동근. 그가 말하는 '성공'은 단순히 유명세나 성과를 넘어, 함께 걸어온 이들에게 진심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다짐이기도 했다.
하동근에게는 또 다른 가족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현재 고정 게스트로 활약 중인 MBC 표준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 속 코너 '내일은 해뜰날'. 문초희, 김소유, 고정우와 함께 고정 출연자로 호흡을 맞춘 지 약 반년, 중간에 투입됐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프로그램 속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출연자들 간의 자연스러운 케미와 유쾌한 입담, 안정적인 실력까지 고루 갖춘 하동근은 단순한 게스트를 넘어, 청취자들에게도 '없으면 허전한' 목소리로 자리매김했다. 그 역시 이 시간을 “가족 같은 팀워크”라 표현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매 회차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청취자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가족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는 존재, 팬클럽 '동근해'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팬들을 ‘소녀들’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가족보다 더 깊은 유대감으로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항상 팬분들이 저에게 해주시는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데뷔 이후부터 늘 이렇게 말씀드려요. '제가 성공이라는 자리에 다다랐을 때, 그때는 팬분들이 가만히 계셔도 돼요. 제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드리겠다'고요. 그러니까 그때까지 우리 건강하게, 즐겁게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늘 가슴 속에 그 마음을 품고 열심히 할 거예요. 그런 날들이 꼭 오게 만들 테니까, 그날까지 우리 잘 지내보자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무대 위에서는 언제나 웃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하게 자신을 단련하며 묵묵히 걸어온 시간이 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누구보다 간절하게 이 길을 선택했고 이제는 그 마음을 담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하동근. 그의 이름 앞에 아직 붙지 않은 수식어들은 앞으로의 무대와 노래, 그리고 진심으로 채워질 것이다.
"세상에 열심히 사는 사람, 잘하는 사람 참 많잖아요. 저도 그들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늘 달리고 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어딘가에서 제 이름을 보거나, 제 무대를 마주치게 된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멈춰서 저를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 순간, 발걸음을 멈추게 할 자신 있습니다."
사진=레드헤더컴퍼니, 개인 채널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