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입지가 좁아질대로 좁아진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두 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이강인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물론 스페인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주요 리그 매체들도 이강인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가 유력한 새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적이 단순히 의사 결정만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적료, 비유럽 선수 쿼터, 연봉 문제, 그리고 감독 공석이라는 불확실성까지 고려할 장애 요소가 적지 않다.

스페인 축구 전문 매체 '렐레보' 소속 저명한 기자 마테오 모레토는 27일(한국시간) "PSG와 이강인의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강인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타깃 중 하나가 될 것이며, 이미 다수의 유럽 구단들이 이강인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레토에 따르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곳은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사우디아라비아다. 여러 곳에서 이강인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기자가 이들 중 나폴리만을 구체적인 팀명과 함께 언급한 만큼, 현재로서는 이강인의 차기 행선지로 가장 높은 곳이 나폴리인 것으로 추측된다.
PSG는 현재 프랑스 국내 대회를 모두 석권했으며, 내달 1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앞두고 있어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팀 성적과는 별개로 이강인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 속에 다양한 포지션에서 중용되며 PSG의 로테이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으나, 겨울 이적시장 이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합류, 우스만 뎀벨레의 부상 복귀, 바르콜라의 성장 등으로 출전 기회가 급감했다.
특히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경기들은 물론 프랑스컵 결승전에서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1분도 출전하지 못하며 이적설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나폴리가 그를 대체자 후보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구체적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이탈리아 매체 '아레나 나폴리'는 "나폴리는 PSG로 이적한 크바라츠헬리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적합한 공격형 미드필더를 물색 중이다. 스포츠 디렉터 조반니 만나는 이강인을 후보군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이강인은 기술력과 시야, 슈팅 능력을 갖춘 자원으로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어 다재다능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나폴리 지역지 '일나폴리스타'도 25일 "나폴리는 PSG 소속 윙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PSG는 약 4000만~5000만 유로(약 621억~777억원)의 이적료를 책정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 유력지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 역시 이강인을 영입 대상 중 하나로 지목하며, 나폴리의 지오반니 마나 디렉터가 릴 소속 에돈 제그로바와 함께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강인의 나폴리행이 순탄치만은 않다.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세리에A의 비유럽(Non-EU) 선수 영입 제한 규정이다. 이탈리아는 리그 특성상 비유럽 국적 선수의 영입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제한된 쿼터를 소모해야 하므로 클럽들은 해당 자원을 반드시 '즉시 전력감'으로만 고려한다.
하지만 '아레나 나폴리'는 "이강인을 영입하려면 나폴리가 비유럽 쿼터 1장을 사용해야 한다. 구단은 현재 이강인을 위해 해당 쿼터를 사용하는 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강인의 잠재력과 현 시점에서의 가치를 나폴리가 얼마나 높게 평가하느냐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조건도 이적에 있어 현실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복수의 프랑스 현지 매체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로 약 4000만~5000만 유로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PSG가 지난해 여름 2200만 유로(약 342억원)에 마요르카로부터 영입했던 이강인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두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연봉 문제도 존재한다. PSG는 프랑스 리그 최고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높은 연봉을 제공하고 있는데, 나폴리가 이강인의 기존 연봉 수준을 맞출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현재 PSG와 이강인의 계약은 2028년까지 남아 있으며, 선수 본인이 연봉 삭감까지 감수하면서 이적할지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실제로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나폴리 24'는 "나폴리는 이강인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지만, 재정적인 부담이 따를 수 있다. PSG는 협상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단 간 입장차가 존재한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이강인의 이적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나폴리의 차기 감독직이다.
이번 시즌 나폴리를 세리에A 정상으로 이끈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나폴리와 상호 합의 하에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유벤투스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이 또한 확실하지 않다.
이강인의 플레이스타일과 포지션 활용도는 감독의 기용 철학에 크게 영향을 받는 유형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이강인 측이 가장 예민하게 따져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강인의 이적은 계약, 정책, 전술, 감독, 재정 등 복합적인 변수가 얽힌 복잡한 구조 속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 측이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