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이 리버풀의 손에 완전히 넘어갔다.
선두 경쟁 중인 아스널이 홈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2-2로 비기면서, 리버풀은 다음 경기에서 승점 단 1점만 추가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리버풀은 자신들의 홈 경기장인 안필드에서 팬들과 함께 35년 만에 우승을 직접 자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스널은 24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홈 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치열한 접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스널은 선제골과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경기를 지배하지 못하고, 두 차례 동점을 허용한 끝에 끝내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승점 67점(18승 13무 3패)으로 2위를 유지했고, 리버풀(승점 79점)은 오는 주말 열리는 34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자력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이날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다비드 라야가 골문을 지켰고, 마일스 루이스 스켈리, 야쿱 키비오르, 윌리엄 살리바, 위리옌 팀버가 백4를 구축했다. 중원에 데클런 라이스, 토마스 파티, 마르틴 외데고르가 포진했고, 전방 스리톱에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레안드로 트로사르, 라힘 스털링이 나섰다.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이끄는 원정팀 팰리스는 3-4-2-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딘 헨더슨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마크 게히, 막상 라크루아, 제페르손 레르마가 백3를 구축했다. 수비진 앞에는 타이릭 미첼, 카마다 다이치, 애덤 워튼, 산티아고 무뇨스가 위치했고, 2선에 에베레치 에제와 저스틴 데버니가 포진했다. 최전방 원톱에는 에디 은케티아가 나섰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아스널의 선제골이 터졌다. 마르틴 외데고르가 프리킥 상황에서 올려준 공을 야쿱 키비오르가 수비의 마크 없이 자유롭게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완벽한 세트피스 전개였다.
하지만 아스널은 리드는 오래 지키지 못했다. 전반 27분 팰리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기회를 만들었다. 워튼이 뒤쪽으로 흘려준 공을 에제가 박스 바깥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아스널이 다시 앞서갔다. 전반 42분 오른쪽 측면에서 팀버가 공을 가지고 돌파한 뒤, 트로사르에게 정확히 패스를 연결했고, 트로사르는 수비 두 명을 제친 후 왼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2-1을 만들었다.
그러나 승리는 아스널의 것이 아니었다. 후반 들어 팰리스는 적극적으로 반격했고, 결국 아스널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8분 아스널 수비수 윌리엄 살리바가 진영에서 치명적인 패스 실수를 범했고, 이 공을 가로챈 장 필립 마테타가 다비드 라야 골키퍼가 골문을 나온 틈을 놓치지 않고 절묘한 칩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마테타는 경기 후 "라야가 전반부터 골문을 자주 비우는 걸 보고 있었기 때문에 찬스를 노렸다"며 "내 커리어 중 최고의 골 중 하나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아스널은 총공세에 나섰으나 팰리스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결국 2-2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일관되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간결함과 집중력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가 경기를 장악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 기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과로 리버풀은 토트넘과의 다음 경기가 사실상 결승전이 됐다.
리버풀은 28일 홈구장 안필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두면 리버풀은 잉글랜드 1부리그 통산 20번째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더불어 1989-1990시즌 이후 처음으로 안필드에서 팬들과 함께 우승을 자축하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리버풀은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2일 이후 줄곧 리그 선두를 유지해온 리버풀은 한때 26경기 무패 행진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전체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만약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승리 또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한다면, 이는 2020년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조기 우승이자,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슬롯 감독이 첫 시즌에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7번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는 기록이 된다.
현재 리버풀 선수단은 이 상황을 함께 지켜보며, 일요일 경기에 모든 집중을 쏟고 있다.
리버풀이 우승을 확정 지을 경우,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는 클럽 역사상 11번째 리그 우승 주장으로 기록되며, 슬롯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첫 시즌에 리그 우승을 이룬 7번째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제 리버풀은 안필드에서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만 하면 된다. 오랜 기다림 끝에, 팬들과 함께 직접 우승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