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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우 우승? "세르비아=K리그2 수준"…팬들 박수칠 때 아니다, 다음 단계 주목해야

기사입력 2025.04.07 23:59 / 기사수정 2025.04.07 23:59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폄하할 것은 아니지만 싱거운 우승이었다.

설영우의 다음 '챕터'를 기다리는 이유다.

한국 국가대표 전천후 풀백으로 활약하는 설영우가 유럽 무대 첫 시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의 소속팀 세르비아 명문 츠르네바 즈베즈다가 일찌감치 자국 1부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즈베즈다는 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2024-2025 수페르리가(1부리그)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OFK 베오그라드를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즈베즈다는 지난 8월부터 열린 수페르리가에서 30경기 무패 행진(28승 2무)을 질주하며 승점 86을 쌓고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즈베즈다는 최근 세르비아에서는 천하무적이다. 이번 우승으로 8연패를 달성했다. 통산 11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라이벌 구단인 2위 파르티잔(승점 63)이 남은 7경기에서 전승하고, 즈베즈다가 모든 경기를 패해도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즈베즈다에선 지난시즌 미드필더 황인범에 이어 이번 시즌 수비수 설영우까지 두 명의 한국 선수가 1년 간격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셈이 됐다.

지난해 6월 K리그1 울산 HD를 떠나 즈베즈다에 입단한 설영우는 이번 시즌 도중 기초군사훈련으로 한국을 다녀오는 와중에도 리그 24경기에 출전, 6골 3도움을 올리는 등 공격수 못지않은 공격포인트 생산력으로 우승에 일조했다.

즈베즈다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했는데 설영우는 도움 3개를 올렸다. 공식전 통틀어 공격포인트 12개(6골 6도움)를 쌓은 것이다.

설영우는 즈베즈다에서 주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하지만 양발을 모두 다룰 수 있다보니 대표팀에서처럼 오른쪽 수비수를 보기도 한다.

즈베즈다가 세르비아에서 '절대 1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막강하다보니 상당히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간다. 설영우도 지난달 대표팀 소집 뒤 인터뷰에서 과감하게 공격 지역까지 올라가 슈팅한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즈베즈다는 킥오프 11분 만에 3골을 몰아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후 79분간 원정팀이 한 골 넣었지만 대세엔 지장이 없었다.



설영우가 첫 시즌부터 우승의 기쁨을 맛본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더 나아가 동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유고슬라비아 시절이던 지난 1991년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인저스(스코틀랜드), 바이에른 뮌헨(서독),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 등 서유럽의 명문 구단들을 연달아 꺾으면서 정상에 올라 유럽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우승 멤버인 데얀 사비체비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로베르토 프로시네츠키 등은 유고슬라비아 붕괴 뒤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등으로 흩어져 '구 유고' 축구 돌풍의 진원지가 됐다.

사실 즈베즈다는 유고슬라비아 시절엔 디나모 자그레브, 하이두크 스플리트 등 지금은 크로아티아 1부리그에 속한 국가들과 경쟁을 했다.

이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코소보 등으로 갈라지면서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1부리그에 가세하게 됐고 지금은 거의 무적이 되고 있다.

설영우의 우승은 축하받을 만하다. 즈베즈다가 동유럽 굴지의 팀이기 때문에 팀은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그 안에서 주전 경쟁을 뚫고 거의 모든 경기를 뛰었다는 점은 인정받아야 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몇몇 경기에선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단순히 즈베즈다 주전을 꿰찬 수준이 아니라 리그 평점 1위를 찍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설영우는 세르비아 1부리그 경기당 평균 평점 7.65점을 얻어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세르비아 리그에서 가장 축구 잘하는 선수로 단숨에 인정받은 것이다.

다만 지금의 세르비아 1부리그가 즈베즈다와 파르티잔 말고는 모두 수준이 떨어져 K리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현실이기도 하다. 세르비아 1부리그 16개팀 중 8개 구단 관중석이 1만명이 되질 않는다.

세르비아 리그는 UEFA 랭킹도 22위에 불과하다. 스코틀랜드,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위스보다도 리그 수준이 낮다. 일각에선 K리그1과 K리그2를 왔다갔다 할 정도의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즈베즈다 말고는 대부분 세르비아와 구유고 선수들이 주축이다.

결국 서유럽 리그로 '점프'해서 제대로 경쟁해야 설영우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설영우를 두고 벨기에 주필러리그의 헹크가 러브콜을 보낸다는 보도가 나왔다. 설영우는 즈베즈다와 3+1년 계약을 맺고 있는데 헹크의 이적료 수준 등에 따라 당장 올 여름 이적도 가능할 전망이다. 설영우도 1998년생으로, 더 큰 도전을 할 생각이라면 유럽의 날씨와 환경에 적응한 올여름이 이적할 수 있는 적기다.

빅리그 전진기지로 불리는 벨기에 등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면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즈베즈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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