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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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출신 외국인 선수들, 지금은 어디에?

기사입력 2007.09.17 04:42 / 기사수정 2007.09.17 04:42

양승범 기자
 대전시티즌은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97년에서 벌써 10년이나 흐른 지금, 지나온 과거를 추억해보면 수많은 선수들이 팬들의 기억을 스쳐 지나갈 것이다. 그 중에는 많은 수는 아니지만 18명의 피부색이 달랐던 선수들이 있다. 비록 국적은 달랐고,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자주빛 유니폼을 입고 함께 울고 웃었던 그들을 이제는 그저 '용병'이 아닌 '식구'로 추억해보는건 어떨까. 짧게는 3개월, 길게는 세 시즌여동안 대전에서 한 식구로 지냈던 그들. 그들은 누구였고, 과연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그 행적을 따라가보자.

1. 아킨슨 (Dalian Robert Atkinson) - 영국
K리그 Career : 대전(2001년) 3경기 출장 1득점, 전북(2001년) 5경기

- 대전시티즌의 첫 외국인선수로 등록되었던 선수, 대런 아킨슨. 경력만 놓고 보면 K리그 역대 외국인선수 중 손꼽힐만한 화려한 이력을 자랑했던 선수이다. 그는 85년 잉글랜드의 입스위치 타운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하였다. 이어 레알 소시에다드, 아스톤 빌라, 페네르바체, 멘체스터 시티 등을 거치며 유럽에서의 선수생활을 해 나갔으며,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주전경쟁에서 밀려 사우디의 알 이티하드로 소속팀을 옮기게 되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99년 이후 약 2년여간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2001년 아킨슨은 임대료 2만달러, 월봉 5천달러의 조건으로 대전에 입단하여 재기를 노린다. 하지만 오랜 공백기에 그의 몸무게는 상당히 불어 있었고, 결국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전북으로 이적하게 된다. 전북으로 이적한 이후에도 5경기에 출장, 무득점에 그치며 결국 방출되었다. 이후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2. 콜리 (Papa Oumar Coly) - 세네갈
K리그 Career : 대전(2001년 ~ 2003년) 67경기 출장 1득점

- 지금까지도 대전팬들에게 '콜리'란 선수는 정겨운 이름으로 다가온다. 긴 다리를 이용한 뛰어난 태클능력을 뽐내기도 했던 그는 순박한 성격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대전의 수비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01년 이적료 30만달러, 연봉 5만달러의 조건으로 대전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후 2002년까지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찼지만 2003년 감독이 바뀌면서 주전자리를 내줘야 했고. 결국 2003년을 끝으로 대전을 떠나야 했다. 이후 은퇴를 하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2006년 4월 세네갈의 Port autonome 소속으로 아프리카 챔피언스 리그에 뛰었던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작년까지는 현역으로 선수생활을 계속 했으리라 추측된다.

3. 알렉스 (Alex Chandre de Oliveira) - 브라질
K리그 Career : 대전(2003년) 28경기 4득점 2도움

- 호드리고선수와 함께 입단하여 대전시티즌의 첫 브라질 출신 외국인선수로 등록된 선수이다. 이후 대전은 거의 모든 외국인선수를 브라질에서 영입하고 있기도 하다. 주로 김은중선수의 백업으로 교체투입되었으며, 김은중선수의 임대이적 이후에는 주전 센터포워드로 경기에 출장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성적이 보여주듯 그다지 좋은 활약은 보이지 못하였고, 결국 2003년을 끝으로 대전과 계약이 종료되었다. 이후 브라질의 Avai 클럽을 거쳐 J2리그 야마가타로 이적, 틱코(Tico)란 등록명으로 13경기 2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는 중국 CSL (1부리그) Zhejiang Lücheng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4. 알리송 (Alison Barros Moraes) - 브라질
K리그 Career : 울산(2001~2002년) 17경기 출장 2득점 3도움, 대전(2003~2005년) 61경기 출장 8득점 3도움

- 그의 애교넘치는(?) 세레모니와 특이한 헤어스타일, 자신의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터뜨린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골(금주의 베스트골에 뽑히기도 했다) 등은 대전의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도 남을 것들이었다. 대전팬들에게 아직도 사랑받고 있는 알리송은 2001년 울산에 입단해 한국땅을 처음 밟았다. 하지만 울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은 주전경쟁에서 밀려나는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그러던 그에게 대전에서 임대 제의가 왔고, 결국 임대로 이적한 대전에서 자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으로 대전의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듬해 완전 이적에 성공하게 된다. 2003년의 알리송은 상대팀에게 ‘알고서도 못막는’ 골치아픈 선수였고,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저갈 시점인 후반에 교체투입되면 그야말로 ‘펄펄’ 날았던 선수였다. 하지만 2004년 이후부터 그의 경기 스타일이 상대 수비에 읽히며 점차 활약이 미미해졌고, 결국 계약기간을 1년 남긴 2006년 겨울, 한국을 떠나야 했다. 이후 잠시 브라질에서 뛴 후 일본 J리그 오미야 아르디쟈로 이적, 10경기에 출장 1득점을 기록하였지만 올해 3월 계약이 해지되어 브라질로 되돌아갔다. 현재는 고국의 Serie B 리그 Marilia AC 구단에 소속되어 뛰고 있다.

5. 에니키 (Henrique Dias Carvalho) - 브라질
K리그 Career : 대전(2004~2005년) 29경기 출장 3득점 2도움

- 2004년 4월 10일, 성남종합운동장. 전반 18분만에 그림같은 발리슛이 성남의 네트를 갈랐다. 그 주인공은 K리그 데뷔전을 치뤘던 19세의 에니키. 대전 팬들은 새로운 유망주의 탄생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고, 그는 데뷔전에 데뷔골을 성공시키며 K리거로 신고했다. 에니키는 2004년 시즌 시작과 함께 대전에 이적료 15만달러, 연봉 3만달러의 조건으로 영입되었다. 비교적 낮은 연봉과 이적료로 대전과 계약한 그는 대전구단이 제 2의 데니스같은 훌륭한 선수로 키워보고자 영입한 유망주였다. 발재간이 좋고 슈팅센스가 뛰어나 간혹 멋진 기술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쿼터가 점차 줄어 2006년부터 3명 보유, 3명 출전으로 조정되면서 대전구단은 즉시전력감 외국인선수를 찾아야 했고, 결국 2005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에니키는 알리송과 함께 한국땅을 떠나야 했다.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떠난 선수라는 데에서 아쉬움은 더했다. 2006년 에니키는 대전을 떠나 브라질의 Joinville 클럽으로 이적했다. 이후 Parana 클럽을 거쳐 현재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브라질 Serie B리그의 Coritiba 클럽에서 공격수로 리그 17경기에 출장, 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팀 동료였던 알리송선수와는 리그에서 다른 편이 되어 상대하게 되는, 묘한 인연이 이어지게 되었다.

6. 하찡요 (Luciano Ferreira Gabriel) - 브라질
K리그 Career : 대전(2005년) 22경기 출장 2득점 4도움

- 2005년 대전의 자주빛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하찡요(다람쥐)'라는 별명답게 발재간이 뛰어나고 스피드가 뛰어났다. 하지만 덩치가 K리거들에 비해 작아 몸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5년을 끝으로 대전과 계약이 만료, 2006년 브라질 Paysandu 클럽과 계약을 맺고 브라질리그에서 활동하다 당시 포르투갈 1부리그 소속이었던 Beira-Mar로 이적, 유럽무대에 발을 딛게 되었다. 06-07시즌 23경기에 출장, 3득점을 기록한 하찡요는 공교롭게도 올해 대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형상(포르투갈리그에는 Lio로 등록)선수가 소속팀 Beira-Mar으로 이적하게 되어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7. 헙슨 (Robson Souza dos Santos) - 브라질
K리그 Career : 대전(2006년) 6경기 출장 1득점

- 2006시즌 중반 브라질로 되돌아간 헤지스선수 대신 대전에 입단한 선수이다. 기록상으로 보면 별 활약 없이 대전을 떠난 선수. 하지만 헙슨선수가 기록한 1득점은 대전팬들에겐 잊혀지지 않을 순도높은 골이었다. 2006년 9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전반 40분 올리베라선수에게 멋진 선제골을 허용한 대전은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대전을 구해낸 영웅이 있었으니, 바로 헙슨이었다. 후반 37분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쪽 구석으로 절묘하게 감아찬 슛이 그대로 골로 연결, 대전은 수원전 무패행진을 이어가게 되었다. 수원과 대전의 악연을 생각해 본다면 그야말로 만점짜리 골이었던 셈이다. 짧지만 굵은(?) 족적을 남긴 헙슨은 2006년 끝으로 대전과 계약이 만료된 이후 브라질 1부리그(Serie A) Parana clube로 이적하여 활약하고 있다.

 분량상 7명의 선수만 꼽았지만, 대전을 거쳐간 18명의 선수들 모두 대전의 소중한 식구였다. 단지 한시즌 거쳐가는 외국인선수로 생각하기 보다는 한 식구였던 선수들로 한번쯤은 다시 기억해보는게 어떨까. 아울러, 대전을 떠난 외국인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가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기원한다.



양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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