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의 미래는 본인도 모른다.
손흥민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연일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은 그에게 명확한 비전조차 제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토트넘 홋스퍼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스퍼스웹'은 2일(한국 시간) "바이에른 뮌헨이 지난 18개월 동안 해리 케인과 에릭 다이어를 영입한 데 이어, 또 다른 토트넘 선수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뮌헨 이적설을 최초 보도한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의 보도를 인용, 손흥민의 뮌헨 이적설을 조명했다.
'스퍼스웹'은 "해리 케인 이적은 뮌헨에 있어서 확실한 투자로 증명됐으며, 그는 분데스리가에서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또한, 많은 축구 팬들의 의구심 속에서 이루어진 에릭 다이어의 영입도 성공적이었다"며 "그는 바이에른에서 경험과 노련함을 발휘하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토트넘에서 떠나 뮌헨으로 합류한 선수들이 뮌헨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성공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이제 독일 명문 구단은 또 다른 토트넘의 핵심 선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손흥민이 뮌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전하면서 손흥민의 뮌헨 이적설에 다시 불을 붙였다.
매체는 32세의 손흥민은 새로운 도전을 원할 수도 있으며, 뮌헨에서 우승을 노릴 기회를 반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뮌헨을 이끌고 있는 빈센트 콤파니 감독 역시 공격진 강화를 원하고 있으며,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이 그의 전술에 '완벽하게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 역시 3일 "토트넘이 또 한 명의 핵심 선수를 바이에른 뮌헨에 내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최근 몇 년간 토트넘이 케인과 다이어를 뮌헨에 보낸 전례를 두고 한 말이다.
이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은 프리미어리그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서 레로이 자네를, 리버풀에서 사디오 마네를,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마이클 올리세를 영입했다"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낸 후 뮌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뮌헨은 킹슬리 코망, 세르주 그나브리, 자네 같은 정상급 윙어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전부 285억~300억원 고액 연봉에도 부상과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인해 새로운 측면 공격수를 찾고 있다. 손흥민은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옵션으로 평가받는다.
손흥민과 케인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함께 뛰며 일명 '손-케 조합'으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두 선수는 많은 골을 합작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 듀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23년 여름, 케인이 못다한 우승컵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로로 떠나면서 둘은 이별을 맞았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을 지키며 주장 완장을 차고 있지만, 그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당장 화제인 뮌헨이 아니더라도, 손흥민을 원하는 곳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맨유와 사우디 이적설도 나오는 등 그의 거취를 둘러싼 다양한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불안한 상황 속에서,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고려 중이지만 아직도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지난 1월, 손흥민과의 기존 계약에 포함되어 있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은 현재 2026년 6월까지 계약이 연장된 상태다. 이번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에 그의 계약 기간은 단 1년밖에 남지 않지만, 토트넘은 올해 말까지도 재계약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전하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3일 보도를 통해 토트넘 팬 매체 ‘릴리화이츠 로즈’의 소유자 존 웬햄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웬햄은 인터뷰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이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길 원하지만, 아직 계약 연장과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2025년 말까지도 재계약 움직임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행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계약이 2026년까지 남아 있는 만큼 구단이 급하게 협상을 진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며 "재계약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려면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이야기한 것은 다름 아닌 내년 1월부터 손흥민에게 보스만 룰이 적용하기 때문이다. 토트넘과 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내년 1월부터는 손흥민이 다른 국가의 리그 클럽들과 개인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토트넘은 구단 레전드이자 주장을 아무런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FA)로 넘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기에 이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매체는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손흥민이 팀의 성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올여름 이적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토트넘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구단 레전드임을 고려한다면, 그가 팀에 남을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토트넘에서 단 한 개의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여름 손흥민에게 빅클럽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면, 그는 커리어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이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토트넘이 손흥민을 잔류시키길 원한다면, 팀 성적을 개선하고 확실한 우승 가능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장기 계약을 맺지 않은 이유는 재정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ESPN UK'는 "토트넘은 재정적으로 신중한 운영을 하는 구단으로, 모든 결정을 감정보다는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는 33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1년 연장 옵션을 활용한 후 추후 상황을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는 소식은 현실적인 문제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는 지난 10년간 팀을 위해 헌신했고, 클럽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워왔다. 하지만 구단은 재정적인 이유를 앞세워 다년 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을 선택했고 손흥민과 작별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보면 손흥민이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베테랑 선수가 아니라 토트넘의 상징적인 존재다. 팬들과의 유대감, 경기장에서의 영향력, 그리고 클럽을 위해 보여준 헌신을 고려하면, 그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하다.
레전드 대우라는 것은 단순히 연봉을 올려주거나 계약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것만이 아니다. 구단이 그를 중심으로 확실한 미래 계획을 세우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토트넘의 행보를 보면, 손흥민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만약 토트넘이 그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면, 손흥민이 새로운 도전을 고려하는 것도 이해할 수밖에 없다. 우승을 목표로 삼는 빅클럽들이 그를 원하는 상황에서, 구단의 애매한 태도는 손흥민과의 동행을 끝내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토트넘이 진정으로 손흥민을 레전드로 대우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또 한 명의 위대한 선수를 적절한 보상 없이 떠나보낸 팀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트랜스퍼마켓 X/골 닷컴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