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누가 손흥민에게 막말을 하나.
토트넘 선배라는 사람들이 "손흥민이 끝났다", "손흥민 주장을 박탈해야 한다"는 식의 폭언을 지난달 퍼붓더니 3월 들어선 축구매체들이 손흥민을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팀 토크'가 손흥민이 벤치행을 수락할 경우에만 재계약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의 미래가 어둡다며 그의 향후 거취를 별도로 다뤘다.
두 기사 모두 사실상 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미래가 어둡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 '팀 토크'가 1일(이하 한국시각) 손흥민을 벤치로 내리고 주장도 박탈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매체는 '2026년에 계약 종료되는 토트넘 핵심 선수 4명, 팔아야 할까, 남겨야 할까'란 제목의 기사에서 손흥민을 다뤘다.
손흥민 외엔 로드리도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 등 두 명의 미드필더와 스페인 지로나에 임대된 브리안 힐이 거론됐다.
매체는 이 중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잔류(Keep)'로 분류했다. 비수마와 힐은 '매각(Sell)'을 권유했다.
잔류는 곧 손흥민을 재계약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조건이 붙었다. 손흥민 입장에선 어처구니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
'팀토크'는 "현실적으로 토트넘이 이번 여름에 손흥민을 매각하더라도 상당한 금액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를 유료로 데려가려는 팀들이 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예측한 뒤 "손흥민은 오는 7월에 33세가 되고, 그의 전반적인 성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여전히 라커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토트넘 공격의 로테이션 멤버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것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지 않고 다음 시즌에도 감독직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서 그렇다고 했다.
매체는 이어 "손흥민은 주장직을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경기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며 '캡틴 손'의 리더십도 쓸모 없다고 했다.
ESPN은 같은 날 손흥민과 동갑이지만 현재 리버풀에서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손흥민의 상황을 비교하며 긴 글을 시작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는 1992년생 동갑내기"라며 "두 선수의 최근 행보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살라는 위르겐 클롭 감독 시절부터 현재 아르네 슬롯 체제까지 변함없이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내 입지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리 케인이 지난 2023년 여름에 이적한 뒤 손흥민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전했다.
ESPN은 "손흥민은 윙어뿐 아니라 중앙공격수도 해야 한다. 케인의 이적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를 요구하며 손흥민에게 더 많은 활동량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축구에서 손흥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손흥민은 케인이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공간을 활용하는 공격수에서 득점과 기회를 창출해야 하는 전방의 리더로 변모했다"며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면서 손흥민이 웃음을 잃었다고 했다.
최근 손흥민이 토트넘과 결별 수순이라는 보도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당초 올여름 끝나는 토트넘과의 계약이 토트넘의 일방적인 옵션 행사로 내년 6월까지 1년 늘었으나 양측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최근 토트넘은 내부적으로 손흥민 잃을 가능성을 비중 있게 고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프레임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버리는 것처럼 여겨졌으나 거꾸로라는 얘기다.
마침 손흥민이 토트넘과 결별하고 축구 인생 마지막을 불태울 무대를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는 지난 2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통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남기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계약 연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매각할 생각이 없으며 토트넘에서 은퇴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의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내보내려는 게 아닌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스페인의 축구 매체 '피차헤스'가 손흥민의 뮌헨 입단 가능성을 알렸다.
매체는 26일 "손흥민이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할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불안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면서 "손흥민이 검토 중인 옵션 중 한 곳이 바로 뮌헨이며 매력적인 행선지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이어 "뮌헨은 다음 시즌을 맞아 공격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손흥민의 플레이스타일이 뮌헨과 잘 어울린다. 뮌헨은 손흥민의 경력 마지막 단계에서 우승컵을 들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손흥민이 뮌헨에 매력 느낄 수 있는 이유를 알렸다.
손흥민의 뮌헨 이적설은 이전에도 한 번 제기된 적이 있었다.
케인은 지난해 12월 중순 팬포럼에 등장해 전 직장인 토트넘 선수들 중 누굴 데려오고 싶은가란 질문을 받자 지체 없이 "쏘니(손흥민 애칭)"라고 밝혔다.
그러더니 "그와의 관계는 정말 좋다. 우리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친구가 됐다. 내 생각에 우리는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손흥민이 지금 뮌헨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공격수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빌트와 아벤트차이틍, TZ 등 독일 매체들이 손흥민이 정말 뮌헨에 올 수 있는지를 크게 다뤘다.
이후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기간을 1년 늘리면서 뮌헨 이적설도 잠시 사라졌으나 이번 피차헤스 보도 등으로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다.
손흥민은 2010년부터 5년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고 독일어도 유창해 뮌헨에 가면 바로 적응해서 활약할 수 있다.
토트넘을 떠날 경우 뮌헨이 최고의 행선지가 될 수 있다.
레로이 자네, 세르쥬 그나브리, 킹슬리 코망 등 뮌헨 윙어 3총사가 300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고도 모두 부진하다는 점 역시 오히려 180억원을 연봉으로 받는 손흥민이 뮌헨에 오면 오면 가성비 넘치는 멀티 공격수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배경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손흥민은 환상적인 카드다. 손흥민이 뮌헨에 오면 그와 관련된 용품 판매가 활활 타오를 가능성이 크다.
잉글랜드에선 손흥민을 이미 한 물 간 선수로 취급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아직 녹이 슨 선수는 아니다. 이번시즌에도 어시스트 9개로 프리미어리그 이 부문 5위다. 손흥민의 거취가 올여름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계약기간 1년 남았기 때문에 시간은 손흥민 편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발롱도르 / 스포츠키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