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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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효조-최동원, 두 영웅의 명복을 빕니다

기사입력 2011.09.14 22:43 / 기사수정 2011.09.14 22:43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프로야구는 지금 명(明)과 암(暗)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프로야구 누적 관중 600만 명’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국민스포츠 야구’에 대해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은 프로야구의 가장 밟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을 고비로 두 명의 ‘야구 영웅’이 나란히 눈을 감았다. ‘타격의 달인’ 고 장효조 삼성 2군 감독과 ‘무쇠팔’ 고 최동원 KBO 경기운영위원을 두고 하는 얘기다. 두 영웅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은 프로야구 자체에도 큰 타격이었다.

먼저 들려 온 것은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타계 소식이었다. 프로 지도자임에도 불구, ‘제2의 장효조’를 찾기 위해서 고교, 대학 무대에 이따금 모습을 드러낸 장 감독은 말이 필요 없는 ‘타격의 달인’이었다. 그가 기록한 개인 통산 타율 0.331는 여전히 역대 1위의 기록으로 남아있을 정도다. 현역 시절에는 ‘두려울 것 없었던’ 선수였지만 은퇴 이후 ‘스카우트 코치’를 시작으로 삼성에 복귀했을 때에는 ‘한없이 부드러운 옆집 아저씨’와 같았던 이가 바로 장 감독이었다.

호탕한 웃음으로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그였기에, 그가 ‘간암’에 걸렸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복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얘기도 잠시, 그는 지난 7일 오전 7시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현역 때나 은퇴 후에나 ‘모범적인 야구인’으로 살았던 그에게 야구팬들이 애도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불세출의 영웅’ 최동원 감독이 눈을 감았다.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최 감독은 8년간의 짧은 현역 시절 동안 개인 통산 100승을 돌파한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했다.

한때 그는 은퇴 이후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인간 최동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 7월 22일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레전드 매치’ 때 야윈 모습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 ‘괜찮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끝까지 그라운드를 주시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그는 현장에 대한 복귀 열망이 강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발병해 왔던 대장암이 끝내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두 영웅의 별세 뒤에는 ‘암’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도 난치병 앞에서는 힘없이 쓰러져갔다. 이에 앞서 전 해태 타이거즈 투수였던 고 김상진 역시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바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와 각 구단이 이를 보고 마땅히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한다. 단순한 ‘메디컬 체크’를 넘어서 선수단의 ‘건강 검진’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장효조, 최동원 두 영웅의 타계를 단순히 ‘애도’ 차원에서 끝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선수단의 건강 문제는 야구계가 영원히 끌고 가야 할 숙제와 다름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故 장효조-최동원, 두 야구 영웅의 명복을 빕니다. [엑스포츠뉴스]

[사진=故 최동원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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