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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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황대헌, 또 박지원 넘어트렸다…날아간 金→벌써 3번째

기사입력 2024.03.18 10:46 / 기사수정 2024.03.18 10:53

현지시간으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가운데에 위치한 황대헌이 반칙으로 같은 한국 대표팀 동료인 박지원을 밀어내고 있다.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반칙을 저지른 것은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AP/연합뉴스
현지시간으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가운데에 위치한 황대헌이 반칙으로 같은 한국 대표팀 동료인 박지원을 밀어내고 있다.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반칙을 저지른 것은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A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쇼트트랙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이 또다시 황대헌(강원도청)의 반칙에 발목 잡혔다.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한국 선수 한 명이 국제대회에서 또 다른 한국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계속해서 반칙을 당해 넘어지는 장면을 어떻게 봐야 할까.

박지원은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넘어졌다. 레이스 완주에 실패했다.

결승선 세 바퀴를 남긴 시점이었다.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세 번째 곡선 주로에서 속도를 올리며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선두 자리를 내준 황대헌은 갑자기 손을 이용해 박지원을 밀쳤다.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휘청이며 넘어졌고, 대열에서 이탈했다. 결국 레이스를 이어가지 못한 채 경기를 포기했다.

심판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황대헌의 잘못이 명백하다는 뜻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지원은 충돌 장면에 관해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었고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다. 펜스에 부딪혔고 몸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황대헌은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이 황대헌의 반칙으로 국제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은 올 시즌에만 세 번째다. 박지원은 지난 16일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황대헌 때문에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당시 박지원은 선두로 질주 중이었다.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기고 곡선 주로에서 황대헌과 충돌했다. 황대헌은 무리하게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냈다.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려났다.

박지원을 밀어낸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격렬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심판진은 황대헌의 반칙을 선언해 페널티를 줬고, 황대헌은 당연히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현지시간으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2위에 자리한 황대헌이 선두로 달리고 있는 같은 한국 대표팀 동료 박지원에게 반칙을 저지르고 있다.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반칙을 범한 것은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AP/연합뉴스
현지시간으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2위에 자리한 황대헌이 선두로 달리고 있는 같은 한국 대표팀 동료 박지원에게 반칙을 저지르고 있다.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반칙을 범한 것은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AP/연합뉴스


비슷한 장면이 또 있었다. 지난해 10월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이었다. 황대헌은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저질렀다. 당시 황대헌은 그냥 실격이 아닌 '옐로카드(YC)'를 부여받고 모든 포인트를 몰수당했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던 박지원은 올 시즌에만 황대헌의 반칙으로 인해 세 차례나 메달을 잃었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노메달은 타격이 무척 크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되지만,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지원은 황대헌의 연이은 반칙 등 최악의 불운 속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손에 넣지 못했다. 억울하게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놓쳤다.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야 한다.

만약 2024-2025시즌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할 경우 박지원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다. 지난 시즌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금메달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2-2023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ISU 월드컵 시리즈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지원은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를 망치며 진한 씁쓸함을 삼켰다.

황대헌이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던 선수와 갈등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황대헌은 2019년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을 함께 이끌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린샤오쥔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듬해 4월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길이 막혔다. 결국 2020년 6월 중국으로 귀화를 택했다. 린샤오쥔은 법정 싸움을 거쳐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했으나 더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현지시간으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금메달을 따는 데 성공했다. 린샤오쥔은 2019년 한국 대표팀 동료 황대헌에게 고소 당한 뒤 중국으로 귀화했다. AP/연합뉴스
현지시간으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금메달을 따는 데 성공했다. 린샤오쥔은 2019년 한국 대표팀 동료 황대헌에게 고소 당한 뒤 중국으로 귀화했다. AP/연합뉴스


공교롭게도 린샤오쥔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16일 남자 500m에서 우승한 뒤 17일 남자 5000m 계주와 혼성 2000m 계주에서도 중국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황대헌은 김건우(스포츠토토), 이정민(한국체대), 서이라(화성시청)와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 나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여자 1000m 결승에서는 김길리(성남시청)가 1분43초049의 성적으로 미국의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1분42초717)에 이어 은메달을 챙겼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1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따내며 차기 시즌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됐다.

계주에선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김길리는 이소연(스포츠토토), 박지윤(서울시청), 심석희(서울시청)와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 출전했다. 마지막 주자였던 김길리는 결승선을 한 바퀴 남기고 넘어졌다. 한국은 4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연이은 황대헌의 반칙 속 한국은 이번 대회를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의 저조한 성적으로 끝마쳤다.


사진=AP/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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