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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국민타자와 재회한 레전드 타격코치…"죽기살기로 이승엽 감독 돕겠다"

기사입력 2023.12.14 20: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19살 소년 이승엽을 '국민타자'로 키워냈던 박흥식 전 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가 제자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두산 베어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박흥식 코치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승엽 감독이 감사하게도 두산에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먼저 연락이 왔다"며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떠나서 두산이 강팀이 될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쏟아부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지난 12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박흥식, 조인성, 가득염, 김동한 등 코치 4명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1월 중순 호주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1, 2군 코칭스태프 보직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박흥식 코치다. 박흥식 코치는 1993년 현역 은퇴 후 1996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 이승엽을 만나 이승엽이 KBO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줬다. 

특히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인 2002 한국시리즈 당시에는 1루 코치 위치에서 6차전 9회말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을 지켜보기도 했다.



박흥식 코치는 2007년까지 삼성에 몸담았다 2008년 KIA 타이거즈로 팀을 옮겼고 2011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2012년까지 2군 감독, 1군 타격코치를 역임했다. 이후에도 롯데 자이언츠(2013-2014), KIA 타이거즈(2015-2020)에서 쉼 없이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올해는 롯데의 1군 수석 및 타격코치를 맡아 윤동희, 김민석 등 자이언츠의 젊은 유망주들을 지도했다. 

박흥식 코치는 롯데와 계약이 만료된 이후 이승엽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현역 시절 LG 트윈스에서 1993년 은퇴한 이후 30년 만에 잠실로 돌아오게 됐다.

박흥식 코치는 "선수 때 LG에서 은퇴했지만 지도자로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게 처음이다. 딱 30년이 됐는데 여러 가지로 설렌다"고 웃은 뒤 "이승엽 감독과 같은 팀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앞으로 내가 이승엽 감독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두산과 이승엽 감독이 기회를 준 만큼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죽기 살기로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보직은 구단과 이승엽 감독이 아직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올 시즌 74승 68패 2무, 승률 0.514로 정규리그 5위에 올랐다. 지난해 9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NC 다이노스를 넘지 못하고 9-14로 무너졌다. 1경기로 가을야구와 2023 시즌을 마감하고 일찌감치 2024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두산이 정규리그에서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지 못한 건 방망이 문제가 컸다. 두산 타선은 올해 팀 타율 0.255로 10개 구단 중 9위, 타점은 565개로 최하위였다. 탄탄한 선발진과 불펜의 어깨에 의존해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젊은 야수들의 성장이 더뎠던 데다 간판타자 김재환이 길고 긴 슬럼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 때문에 경기도 이천 2군 훈련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 기간 팀 공격력 향상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김재환을 비롯해 김인태, 강승호 등 1군 주축 멤버들과 구슬땀을 흘렸다.

2024 시즌을 대비한 코칭스태프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 캠프 기간 인터뷰에서 "올해 시즌을 치르면서 내가 조금 시야가 좁았다고 느꼈다. 앞으로 코칭스태프와 더 자주 이야기하고 여러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도자 경력이 30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 박흥식 코치를 비롯해 1군 경험이 풍부한 조인성, 가득염 코치의 영입으로 내년 1월 중순 스프링캠프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박흥식 코치는 "올해 기록, 성적이 말해주지만 두산 타격이 모든 수치가 좋지 않았다. 득점권 타율(0.242)도 9위였다"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어쨌든 선수들을 다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 두산 투수진은 상당히 괜찮은 것 같은데 공격력이 다운돼 있으니까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흥식 코치는 이승엽 감독과 자신의 사제 관계를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두산행을 결정하면서 외부의 시선을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이승엽 감독의 요청에 긴 고민 없이 두산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박흥식 코치는 "(두산으로 가는 걸) 조금 안 좋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내 나름대로 부담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나와 이승엽 감독은 서로 성격과 디테일한 모든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이승엽 감독이 아무래도 지도자 경력이 짧다 보니까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 곁에서 도움을 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승엽 감독과 서로 잘 협력하고 소통해서 두산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힘을 보태려고 한다"며 "두산은 워낙 야구를 알아서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나도 감독님을 비롯한 다른 코칭스태프와 케미를 잘 이뤄서 두산이 옛 명성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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