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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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섹남' 싱어송라이터의 이중생활…루시드폴 "사람들 CD말고 귤만 산다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3.12.12 07:00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지금의 저를 설명하자면 세포분열을 하듯이 2023년에는 이런 음악들을 하는 자아가 생겼어요. 그걸 부정할 수는 없죠."(루시드폴)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갤러리 스페이스 소포라에서 두 번째 앰비언트 앨범 '비잉-위드(Being-With)'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루시드폴은 이번 '비잉-위드'를 통해 우리 주변을 은은하게 둘러싼 소리들과의 '공존'을 꿈꿨다. '고통받는 어머니'라는 뜻을 지닌 타이틀곡 '마테르 돌로로사(Mater Dolorosa)'는 루시드폴이 전하고자 하는 이러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공사장의 거친 소리를 모아 만든 이 음악은 인간의 욕망으로 신음하는 지구, 그리고 함께 고통받는 모든 생명을 위한 연민과 연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음악이 주는 정서적인 서사보다도 루시드폴은 환경오염, 동물학대 등 인간이 만들어낸 극단을 소리로 표현해 사회에 들려주는 듯 했다. 



그러나 루시드폴은 "특정한 서사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어떤 기자님이 '이 음반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2023년의 루시드폴'이라고 이야기했다. 제가 지금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두는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맥락에서 이런 음악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사실 노래가 됐든, 앰비언트가 됐든 명확한 콘셉트를 설정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보현(반려견)이를 주제로 했던 '너와 나'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타겟팅해서 (앨범이) 만들어지지도 않을뿐더러 자연스럽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루시드폴은 자신의 앨범을 "순간순간 만들어진 것들의 모음집"이라고 칭한 뒤 "만들고 나서 보면 (메시지가) 보일 때가 있다. 이 앨범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럴 것 같다"고 했다.  

루시드폴은 '대중들과의 교감'을 중요시하는 아티스트였다. 

그는 "작년까지도 깊게 고민했던 것중에 하나가 '음악을 냈을 때 구구절절 설명하는 게 맞을까? 음악은 리스너들에게 맡겨 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최대한 친절하게 리스너들의 눈높이에 맞게 작품을 설명한 의무가 있다는 것"이라며 "반면 리스너들은 그 설명을 들을 의무가 없다. 그들이 어떻게 들어도 상관없지만 내가 이런 생각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설명하고 싶다"고 바랐다.  



루시드폴은 리스너들의 마음을 얻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과 함께 "공연장에서도 노래를 하기 전에 이 노래를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장황할 정도로 설명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의 모든 이야기가 설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조금 낯선 음악들을 만들어두고 (리스너들에게) 알아서 들으라는 건 멋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대중성을 겨냥하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연륜을 가득 담아낸 이번 앨범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할 만하다. 

이에 대해 루시드폴은 "그냥 지금의 저를 설명해 드리자면 세포분열을 하듯이 2023년에는 이런 음악을 하는 또 다른 자아가 생겼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또한 "이게(앰비언트) 얼마나 대중적으로 소비력이 있을지 모르겠고, 알 수도 없는 영역이지만 저는 싱어송라이터로서 트렌드를 당연히 가져가면서도 두 번째 자아로는 이제 하고 싶은 게 생겼다. 이건 제가 억누르거나 억제할 필요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고민 중이다. 한계는 있겠지만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추구하고 있음을 전했다. 

한계를 깨고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고 도전하는 루시드폴의 두 번째 자아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자, 그는 "조윤석(본명)으로 할까. 진짜 마음 같아서는 그러고 싶다"며 "세계관이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앰비언트 쪽도 그렇다. 사실 루시드폴이라는 이름이 이젠 마음에 들든 안 들든 페르소나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이름을 새로 지어주기) 어렵다. 루시드폴로 책도 나오고 있다"고 머쓱한 듯 웃었다. 

한편, 지난 2014년 결혼 후 아내와 약 10년째 제주살이 중인 루시드폴은 감귤 농장을 운영하며 농부로도 바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특히 루시드폴은 2021년 자신의 음반과 귤을 홈쇼핑에서 함께 판매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방송 시작 10여 분 만에 1000세트가 전량 매진된 바 있다. 

루시드폴은 "사람들이 자꾸 CD말고 귤만 살 수 없냐고 하더라"라며 씁쓸한 듯 이야기해 폭소를 유발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안테나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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