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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위력' 잡을 수가 없다…KBO MVP 페디, MLB 복귀 "2년 131억 이상"

기사입력 2023.12.05 14:30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올해 KBO 리그를 제패한 선발투수 에릭 페디(NC 다이노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복귀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이적 관련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마크 파인샌드의 말을 인용해 "페디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불특정 팀과 2년 계약을 앞뒀다. 연봉은 5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고 밝혔다.

매체는 "계약이 성사되면 페디는 한국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오게 된다. 30세의 페디는 NC에서 180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는 등 훌륭한 한 해를 보냈다. 상대 타자에게 볼넷을 준 것은 5% 이하였고, 타자 중 29.5%를 삼진으로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자 친화적인 외국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향상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며 "슬라이더의 수평 움직임을 더욱 발전시켰고(스위퍼), 체인지업의 그립을 조정했다. 변화된 그 무기들은 몇몇 팀들의 흥미를 끌었다. 페디는 이번 겨울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인샌드는 이날 오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소식통에 따르면 페디의 선택지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메츠로 좁혀진 것 같다. 2년 1000만 달러(약 131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계약은 내일 마무리될 수 있다"며 추가로 소식을 전했다.

올해 페디는 KBO 리그 신규 외인으로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를 합해 상한액인 100만 달러에 NC와 손을 잡았다. 2년 차부터는 제한이 없고, 다년계약도 가능하다. NC는 시즌 종료 후 페디에게 다년계약을 포함한 최고 대우를 제안했다.



드류 루친스키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을 제시했을 확률이 높다. NC에서 활약한 루친스키는 2020년 19승5패 평균자책점 3.05, 2021년 15승10패 평균자책점 3.17을 뽐냈다. NC는 2022시즌을 앞두고 루친스키에게 총액 200만 달러를 안겼다.

그러나 페디에게 무작정 거액을 부를 수는 없었다. 현행 KBO 리그 외인 계약 제도상 각 구단은 한 해 외인 3명에게 연봉, 인센티브, 이적료 등을 모두 포함해 총 400만 달러까지만 지출할 수 있다. 선수들의 재계약 연차에 따라 10만 달러씩 증액되지만 슈퍼 에이스를 잔류시키기엔 부족한 편이다.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NPB) 팀들과의 머니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NC는 페디와의 재계약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동시에 페디가 떠날 경우를 대비해 새로운 외인도 물색하며 투 트랙으로 임했다.

페디가 다시 빅리그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유망주였던 페디는 2017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뛰며 통산 102경기(선발 등판 88경기)서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NC에 합류하기 전인 지난 시즌에는 내셔널스에서 연봉 215만 달러를 받았다. 이번에 빅리그로 돌아가면 연봉은 2배 이상으로 뛸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복귀 시 페디는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조시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등에 이어 KBO 리그 역수출 신화를 잇게 된다.



올해 KBO 리그에 첫선을 보인 페디는 변형 구종인 스위퍼를 앞세워 맹위를 떨쳤다. 총 30경기 180⅓이닝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자랑했다. 209탈삼진을 얹어 '20승-200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5번째이자 외인 최초다. 1986년 선동열(24승-214탈삼진·해태 타이거즈) 이후 37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부문 타이틀 홀더로 투수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다. 선동열(1986·1989·1990·1991년·해태), 류현진(2006년·한화 이글스), 윤석민(2011년·KIA 타이거즈)에 이어 역대 4번째이자 외인으로는 처음이다.

KBO 리그 역대 투수 중 선발 20승 이상을 기록한 사례로는 22번째다. 2020년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가 20승2패를 선보인 바 있다. 페디가 3년 만에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 시즌 200탈삼진은 KBO 리그 역대 16번째다. 지난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224탈삼진을 자랑한 데 이어 페디가 족적을 남겼다.

NC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2015년 에릭 해커와 2020년 루친스키가 각각 19승5패로 종전 기록을 보유 중이었다.

페디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서 5관왕에 올랐다. 영예의 KBO MVP를 비롯해 평균자책점상, 승리상, 탈삼진상, 투수 부문 수비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NC 소속으로는 2015년 에릭 테임즈 이후 2번째이자 8년 만에 MVP를 수상했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 및 각 지역 언론 담당 기자들의 온라인 투표 결과 페디는 MVP 부문서 총 111표 중 102표를 획득했다. 91.9%로 압도적인 득표율을 자랑했다. 내야수 노시환(한화)이 6표, 외야수 홍창기(LG 트윈스)가 2표, 내야수 최정(SSG 랜더스)이 1표로 뒤를 이었다.

시즌 종료 후 지난달 8일 미국으로 출국했던 페디는 지난달 26일 부친 스콧 페디와 함께 다시 입국했다. 이튿날인 27일 열린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어 28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KBO 시상식 당시 페디는 "KBO 리그에 감사를 표한다. NC라는 팀에 왔기 때문에 상들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결말을 만들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는데 너무나도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며 "MVP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실제로 받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팀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MVP를 수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린 끝까지 형제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강인권 감독님과 코치님들,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창원이란 도시에도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많은 시민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앞으로 어디에 가든 창원은 내게 제2의 고향일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디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던 시즌이다. 시즌 중간중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결국 계속 달려온 끝에 잘 마무리했다"며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서 올해만큼 대단한 시즌은 없을 듯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거취에 관해서는 "NC와 먼저 이야기를 나눈 후 다른 팀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가족을 가장 우선시할 것이다"며 "당연히 NC와도 대화해야 한다. NC는 수많은 팀 중 무척 우월한 클럽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 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고 전했다.

오는 11일 개최되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서도 페디는 투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을 예정이다. 수상하게 되면 NC 투수로는 2015년 해커에 이어 2번째이자 8년 만이다. NC 소속으로 가장 최근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는 양의지(현 두산)다. 2021년 지명타자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페디는 비단 실력뿐 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팀 동료들은 물론 소속팀이 다른 투수들에게도 스위퍼 구사 비법을 아낌없이 공유했다. 안우진, 숀 앤더슨(KIA) 등에게 스위퍼를 전수했다.

올해 신인상을 거머쥔 2년 차 루키 문동주(한화)는 특별히 페디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페디와 문동주는 정규시즌 도중 NC의 연고지인 창원에서 따로 만나 식사했다.

문동주는 "좋은 기회로 같이 밥을 먹게 됐다. 그날 페디 덕분에 야구에 대해 완전히 다시 배우게 됐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밝힐 수없지만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페디에게 정말 고맙다. 내가 귀찮게 할 때도 많았는데 항상 친절하게, 다정하게 대해줬다. 앞으로도 페디를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페디는 KBO 시상식서 문동주와 기념촬영하며 "내가 받은 이 트로피들을 나중에 네가 들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남기기도 했다.

이제, 정든 페디와 이별할 시간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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