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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르아브르전 풀타임+선제골 기점+아쉬운 평점…PSG는 10명이 싸우고도 2-0 완승 [리그1 리뷰]

기사입력 2023.12.04 04:45 / 기사수정 2023.12.04 04:45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이 수적 열세에 몰린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승리에 기여했다. 환상적인 드리블을 성공시켜 PSG 결승포에 큰 지분을 차지했다.

입단 뒤 2호 도움도 기록하는 듯 헸으나 1mm 차이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면서 땅을 쳤다.

이강인이 한글 유니폼을 입고 승격팀 상대로 치른 원정 경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강인은 3일 프랑스 르아브르 스타드 오세안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14라운드 르아브르와의 맞대결에서 전반 23분 음바페 선제골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등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PSG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PSG는 전반 9분 만에 이탈리아 국가대표인 주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상대 공격을 저지하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쫓겨나 전후반 추가시간까지 90분 넘게 10명이서 뛰었다. 하지만 PSG엔 세계적인 공격수 음바페가 있었다. 음바페가 원맨쇼를 펼치면서 숫적 열세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경기력 끝에 2-0으로 이겼다.

PSG는 이날 승리로 시즌 첫 10승 고지에 오른 팀이 됐다. 10승 3무 1페(승점 33)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유지했다. PSG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도 영패한 르아브르는 3승 7무 4패(승점 16)가 되면서 9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프리시즌 이강인 데뷔전 상대, 5개월 만에 만났네!

르아브르는 이강인 입단 때부터 PSG를 지켜 본 국내팬들이라면 낯익은 팀이다.

르아브르는 지난 시즌 리그2(2부)에서 우승을 차지해 15년 만에 1부리그로 돌아온 승격팀이다. 리그1보다 하부리그에 머물렀던 시간이 더 길지만 폴 포그바, 뱅자맹 멘디, 리야드 마레즈 등을 배출하는 등 프랑스 내에서 뛰어난 유소년 시스템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 7월 프리시즌 때 PSG가 처음 경기한 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두 팀은 훈련장인 PSG 캠퍼스에서 격돌했다. 당시에도 PSG에 0-2로 패했는데, 그날 경기에서 이강인은 선발로 나서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었으나 후반 막판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교체아웃됐고, 이후 한동안 프리시즌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리고 두 팀이 5개월 만에 리그1 공식전에서 리턴 매치를 벌인 셈이다.

이날 이강인 소속팀인 원정팀 PSG는 4-3-3 전형을 내세웠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백4는 왼쪽부터 카를로스 솔레르, 노르디 무키엘레, 다닐루 페레이라, 아슈라프 하키미로 구성됐다. 중원은 비티냐, 파비안 루이스, 이강인이 맡았다. 최전방 3톱 자리엔 브래들리 바르콜라,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가 이름을 올렸다.



홈팀 르아브르는 4-5-1로 맞섰다. 아서 데스마스가 골문을 지키고, 크리스토퍼 오페리, 고티에 요리스, 에티엔 요우테 킨코우에, 아루나 상간테가 백4를 형성한다. 중원엔 조수에 카지미르, 야신 케흐타, 압둘라예 투레, 달레르 쿠자에프, 로이크 네고가 배치됐다. 최전방에서 모하메드 바요가 원톱으로 섰다.

이날도 PSG는 센터백이자 주장인 브라질 출신 마르퀴뇨스, 17세에 프랑스 대표팀에 승선한 차세대 미드필더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명단에서 빠졌다.

둘 모두 지난 11월 A매치 기간 중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부상을 입은 채로 돌아왔다. 마르퀴뇨스는 오른쪽 허벅지에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금방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듯 르아브르전에서도 명단 제외됐다. 자이르-에메리는 발목 염좌 부상으로 2023년 아웃 판정을 받았다.

반면 직전 경기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5차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결정적 찬스 3개를 날렸던 바르콜라는 선발 명단에 들어 PSG를 이끄는 전 스페인 대표팀 및 FC바르셀로나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재신임을 받았다.



◆LEE KANG IN 아닌 이강인으로…한글 유니폼 시선집중

이날 르아브르와 싸우기 위해 나선 PSG 선수들은 모두 흰색 한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PSG는 르아브르전에 앞선 지난 1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들 이름이 한글로 표기된 유니폼을 입고 나서기로 결정했다.

PSG 이번 결정은 이강인 합류 이후 한국 팬들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팬서비스 차원이다. PSG에 따르면 이강인이 영입된 2023/24시즌 들어 홈구장에서 PSG 경기를 관람하는 한국 팬이 20% 증가했다. 아울러 PSG SNS 엑스(X·옛 트위터) 한국인 팔로워도 2만2000명, 네이버상 팔로워는 3만5000명 이상 늘었다.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도 이강인의 인기에 적지 않게 놀란 눈치다. 그는 최근 소르본 대학 강연에서 "축구적 관점에서 보면, 난 정말 이강인을 좋아한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원했던 선수에 부합한다"며 "하지만 (이강인 영입이) 아시아 마케팅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PSG는 그 만큼 이강인의 기량과 더불어 마케팅적 폭발력에 놀란 모습인 셈이다. 이번 한글 유니폼 제작도 이강인으로 유입된 한국팬들의 충성심을 확실히 다져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PSG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온 팬들의 관심이 높아져 파리가 국내 축구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구단이 됐다"고 자랑했다.

이어 "PSG 한국 내 인기 상승은 지난 7월 오픈한 서울 공식 스토어의 상업적 성공으로 측정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이제 이커머스(e-commerce) 측면에서 PSG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이강인은 PSG 유니폼을 입고 2골 1도움을 기록 중인데, 최근 선발 기회가 부쩍 늘어나면서 PSG 핵심 멤버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지난 29일 뉴캐슬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82분 가량 그라운드를 누볐다. 음바페와의 호흡은 PSG에서 주요 공격 루트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기량에 이강인의 마케팅 관련 폭발력까지 어우러지면서 한글 유니폼이 탄생된 것이다. 리그1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팀 PSG의 경기를 통해 한글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PSG 10명 싸웠는데 선제골은 음바페…이강인 매직드리블 빛났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PSG의 클래스가 리그1에서 독보적이라는 것을 잘 드러낸 한판이었다.

르아브르가 홈에서 수적 우세를 이용, 맹공했으나 PSG가 결연하게 그들의 공세를 차단한 뒤 두 골을 펑펑 터트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챔피언스리그 뉴캐슬전을 치른 PSG는 이날 로테이션 및 일부 선수 포지션 변경을 단행했다. 솔레르의 레프트백 변신, 무키엘레의 투입 등이 대표적이다. 홈팀 르아브르엔 토트넘에서 지난 시즌 까지 주장 완장을 달고 맹활약했던 유명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동생 고티에 요리스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해 시선을 모았다.

고티에 요리스는 전반 7분 르아브르 코너킥에 이은 공격 때 가담해 슛을 시도했으나 솔레르가 골라인 앞에서 걷어내 땅을 쳤다.

이후 PSG는 두 가지 일을 겪으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우선 전반 8분 루이스가 상대 선수와 경합하다가 어깨 탈골이 의심되는 부상을 당했고 결국 우루과이 국가대표인 마누엘 우가르테 황급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뛰어들었다.

이어 1분 뒤인 전반 9분엔 골킥에 이은 카시미르의 단독 찬스 때 돈나룸마가 이를 저지하려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쫓겨났다. 돈나룸마 혼자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와 수비수들 사이 커뮤니케이션 실수가 벌어져 주춤하는 사이 카시미르가 돌진하자 돈나룸마가 끊으려다가 오히려 퇴장 조치를 받았다.

엔리케 감독은 축구 규칙에 따라 바르콜라를 불러들였고 돈나룸마 자리에 아르타우 테나스를 새 문지기로 집어넣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4-4-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후 첫 골을 넣은 팀은 한 명 많은 르아브르가 아니라 PSG였다.

PSG는 전반 20분 이강인과 음바페의 연결로 시작된 역습이 아크 정면 음바페에 다시 정확하게 연결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음바페가 왼발 대각선 슛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 데스마스가 몸을 날리며 걷어냈다.

그러나 3분 뒤엔 실수하지 않았다. 이강인이 PSG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뒤 20여m를 빠르게 드리블한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 있던 뎀벨레에게 패스한 것이다. 뎀벨레는 이를 다시 가운데로 밀어넣었다. 음바페의 오른발 슛이 오른쪽 골대 맞고 골망을 출렁이면서 예상치 못한 PSG의 선제골이 터졌다.

선제골엔 이강인의 '매직 드리블'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그의 드리블이 저지당했으면 득점이 나오지 않을 뻔했으나 이강인은 질풍처럼 달려나갔다.

이강인은 여세를 몰아 전반 29분 하키미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슛을 날렸으나 상대 선수 몸 맞고 아웃됐다.

이강인은 전반 32분엔 어시스트를 하나 날렸다. 이강인이 미드필드 왼쪽에서 전진패스를 한 것을 음바페가 지체 없이 오른발 터닝슛, 골문을 흔들었으나 아깝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르아브르도 이에 질세라 전반 41분 오페리의 왼쪽 측면 왼발 프리킥을 수비수 상간테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후반 맹공 버틴 PSG, 비티냐가 쐐기골

후반 들어 홈 팀은 어떻게든 PSG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겠다는 듯 나빌 알리우이와 앙투안 주주 등 공격수들을 계속 교체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PSG에선 돈나룸마 대신 들어온 테나스가 신들린 듯한 선방쇼를 펼치면서 홈팀을 좌절하게 만들었다.

후반 6분 케흐타의 왼발 중거리슛을 다이빙하면서 크로스바 위로 쳐낸 테나스는 후반 19분엔 왼쪽 측면 날카로운 크로스 때 홈팀에 행운의 자책골을 헌납할 뻔했으나 테나스가 손으로 걷어올리면서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러는 사이 PSG는 후반 15분 전방압박 뒤 뎀벨레가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훑는 수준으로 맞고 나가면서 아웃 됐다.

후반 중반 들면서 양팀 기조는 확연히 달랐다. 르아브르가 벤치에 앉아 있는 공격수들을 총동원해 승점 확보에 사활을 건 반면 PSG는 후반 29분 뎀벨레, 무키엘레, 솔레르가 아웃되고 랭달 콜로-무아니, 밀란 슈크리니아르, 뤼카스 에르난데스가 들어가면서 포지션별 균형을 맞췄다.

테나스는 후반 38분 쿠자예프 침투패스를 받아 알리우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오른발 슈팅을 한 번씩 날렸으나 이를 모두 막아냈다.

르아브르는 후반 40분 바요가 골문 앞에서 왼발 방향 바꾸는 슛을 쐈으나 이 역시 테나스의 손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대로 된 패스도 못할 정도로 르아브르 파상 공세에 밀리던 PSG는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 기어코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44분 비티냐가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한 것이 홈팀 수비수 요리스 몸 맞고 굴절되면서 골이 된 것이다.

르아브르의 맹공이 무위에 그치는 순간이었다. 이후 두 팀은 별다른 공격 없이 종료 휘슬을 들었다.



◆이강인은 무난한 평점, 한 곳은 필드플레이어 최하점 주기도

이날 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이강인은 유럽축구 통계매체 '풋몹'에서 평점 7.0점을 받아 무난히 활약했음을 알렸다.

이강인은 총 28개의 패스 중 25개를 성공시켜 성공률 89%를 기록했다. 볼 터치는 43회를 기록했으며, 드리블은 4번 시도해 3번 성공했다. 다만 크로스와 긴 패스는 각각 2번, 1번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지상볼 경함도 14차례 시도해 6번 성공에 그치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양팀 통틀어 최고 평점은 추가골 주인공 비티냐가 8.6점으로 차지했으며 첫 골 주인공 음바페도 8.3점으로 평점이 높았다. 퇴장당한 돈나룸마는 4.9점에 그쳤다.

또 다른 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에서 이강인은 6.7점을 받아 필드플레이어로 선발 출전한 PSG 선수들 중 전반 9분 만에 돈나룸마 퇴장에 휘말려 그라운드를 떠난 바르콜라(6.5점) 다음으로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PSG에선 벤치 멤버까지 대상을 늘릴 경우, 전반 초반 급하게 들어왔음에도 7차례나 선방쇼를 펼친 테나스가 8.1점을 챙겼다. 반면 돈나룸마는 3.0점에 그치는 등 PSG의 두 문지기 희비가 엇갈렸다. 소파스코어에선 센터백으로 맹활약한 페레이라가 7.9점을 챙겨 필드플레이어 평점 1위에 올랐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선 7.1점을 받았다. 역시 미드필더 비티냐가 8.5점으로 양팀 선수들 중 가장 잘한 선수로 꼽혔다.

한편, 이강인에 대해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음바페가 골문에서 마무리를 하기 전 나머지 장면은 이강인이 만들었다"며 "이강인은 볼을 점유하며 PSG에 숨 쉴 공간을 제공했다. 엔리케 감독이 신뢰 보내는 이유를 증명했다"며 극찬했다. '풋 메르카토'에선 이강인에 6점을 부여했다.

르아브르전을 수적 열세 속에서도 승리하며 잘 넘긴 PSG는 10일 오전 5시 낭트와 홈 경기를 치르며 이후 14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한판 승부를 준비한다. 

도르트문트전이 끝나면 리그1 릴전(18일), 메츠전(21일)을 치르고 이후 짧은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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