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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2경기 연속골 '쾅'…국대 자격정지 속에도 30m 중거리포→노리치는 2-3 역전패+감독 경질 위기

기사입력 2023.11.29 08:20 / 기사수정 2023.11.29 09:0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 받는 것에 이어 국가대표팀에서 잠정 퇴출된 황의조가 소속팀 노리치 시티에선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다만 골 직후 부상을 호소하며 일찌감치 교체아웃돼 다음 경기 출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황의조는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비커리지 로드에서 시작한 2023/24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18라운드 왓퍼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노리치 시티가 1-0으로 앞선 전반 12분 추가골을 터트렸다.

노리치는 이후 3골을 내줘 결국 2-3으로 역전패했다. 7승 2무 9패(승점 23)를 기록하며 종전 순위 13위에서 한 계단 내려간 14위가 됐다. 승리한 왓퍼드가 6승 6무 6패(승점 24)로 노리치를 제치고 13위에 올라섰다.

챔피언십은 총 24팀이 한 시즌 46경기를 치른다. 1~2위 두 팀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다. 3~6위 4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플레이오프 우승팀이 프리미어리그로 막차 탑승한다.

황의조는 이날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의 원톱으로 출격했다. 노리치를 이끄는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은 조지 롱을 골키퍼로 세운 가운데 디미트리스 지아눌리스, 대니 배스, 셰인 더피, 잭 스테이시가 백4로 투입했다.

가브리엘 사라, 케니 맥린이 더블 볼란테로 섰으며, 애덤 이다, 오넬 에르난데스, 크리스티안 파스나흐트가 2선에 포진했다. 황의조가 전방 공격수로 홀로 섰다.



노리치는 전반 3분 만에 사라의 도움을 받은 애덤 배스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이어 9분 뒤인 전반 12분 황의조가 역시 사라의 도움을 받아 중거리포를 홈팀 골망에 출렁이면서 2-0으로 훌쩍 달아났다.

하지만 황의조는 이 득점 이후 부상을 호소했고 결국 전반 16분 애슐리 반스와 교체아웃됐다.

이날 득점은 황의조의 2경기 연속골이자 이번 시즌 챔피언십에서 터트린 3번째 골이다. 원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기회가 없어 지난 9월 원소속팀인 노리치 시티로 임대된 그는 지난달 28일 선덜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으며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 진출 후 첫 골을 넣었다.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합류, 지난 1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전에서 골 맛을 본 그는 21일 중국전에서 후반 교체투입 돼 20여분 그라운드를 누빈 다음 곧장 영국으로 건너가 노리치 시티에 복귀했다.

영국으로 돌아가자마자 황의조는 득점포에 불을 뿜고 있다.

황의조는 앞서 지난 26일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2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방에서 넘어온 긴 패스를 오른발로 잘 잡아세운 뒤 골문 앞에서 실수 없이 꽂아넣은 훌륭한 골이었다. QPR전 양팀 선수 중 유일한 골이기도 했다.

노리치는 일찌감치 2골을 넣으며 적지에서 달콤한 승리를 챙기고 3연승을 내달리는 듯 싶었으나 전반 30분 이스마엘 코네, 전반 33분 밀레타 라요비치 등 상대 선수들에 2골을 내줘 동점을 허용한 노리치는 후반 32분 야세르 아스프리야에 역전 결승포를 내주고 패했다.



노리치는 다음달 3일 오후 10시30분 브리스톨 시티와 역시 원정 경기를 치르는데 여기서 황의조의 장기 부상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출전하지 못하면 당분간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경기장에선 노리치 원정팬이 대거 찾아와 와그너 감독 경질을 촉구하는 노래를 불러 시선을 끌었다. 노리치 지역지 '노리치 이브닝 뉴스'에 따르면 노리치 팬 1700여명이 원정 응원을 와서 와그너 감독이 나갈 것을 외쳤다. SNS에서도 그의 해고를 구단에 주문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한 팬은 "SNS를 한 적이 거의 없지만 오늘은 답답해서 글을 쓴다"며 사령탑 교체를 요구했다.

"와그너 감독은 플랜도 없고 정체성도 없는 축구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된 노리치는 초반 헐시티와 허더스필드 등 과거 프리미어리그에 있던 팀들을 연파하며 3승1무 신바람을 냈으나 이후 5~15라운드 11경기에서 2승 1무 8패라는 참혹한 성적을 내면서 중하위권으로 순위가 추락했다. 와그너 감독이 구단을 떠나면 황의조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까지 뛰었던 지롱댕 보르도 이후 모처럼 유럽무대에서 득점포를 터트리고 있다. 지난해 보르도가 2부로 강등되면서 새 팀을 물색한 그는 프리미어리그 노팅엄과 계약한 뒤 자매구단인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되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러나 올림피아코스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올 초 K리그1 FC서울로 왔고 서울에서 컨디션을 되찾아 지난 7월 다시 노팅엄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골을 넣는 등 여러모로 노력했음에도 노팅엄에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리그컵에서도 1분도 뛰지 못했다. 결국 2부 노리치 시티 임대를 선택했다.

이번 왓퍼드전 골은 황의조가 지난 28일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혐의를 벗을 때까지 국가대표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시선을 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회의를 통해 현재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를 당분간 국가대표에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KFA는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으로 논의 기구를 구성, 황의조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 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는 큰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그를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공격수로 삼겠다는 뜻을 접으며 대한축구협회(KFA) 뜻을 이를 존중하기로 했다.

황의조는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의조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는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그러자 같은 달 26일 황의조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 성동경찰서에 사생활 폭로글 유포자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당시 황의조 측은 해당 영상이 지난해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에서 임대 신분으로 뛸 당시 도난당한 휴대전화 안에 있었던 것들이라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폭로 글 내용도 허위이며, 이 사안으로 이미 여러 차례 협박을 당해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는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향했다.



이후 5개월 가까이 잠잠하던 사건은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점화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전 다음 날인 17일 황의조를 불법촬영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황의조 형수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졌다.

이어 21일 황의조 전 연인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동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피해자 볍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피해자(전 연인)가 황씨와 교제했으나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고, 계속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황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했다'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지난 23일엔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의조와 피해자 사이의 통화 및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에서 피해자는 "내가 분명 싫다고 했잖아. (영상이)왜 아직도 있냐. 불법적인 행동을 한 걸 (네가)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황의조가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진짜 미안"이라고 답했다.

반면 황의조 측은 합의 하에 촬영된 동영상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황의조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23일 피해 여성 측이 전날 공개한 통화 녹취록이 "일방적 주장을 담은 것으로 의도적으로 작출(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건 발생 이전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그 이전 대화 내용들도 공개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피해 여성 측에서 황의조 선수에 대해 마구잡이로 의혹을 제기하고 본건과 무관한 사실을 언론에 유포하고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2차 가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황의조는 이달 중순 진행된 2026 북중미(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 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일정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됐고 특히 경찰 조사 사실이 밝혀진 뒤 치러진 21일 중국 원정에 출전해 논란이 됐다.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1일 중국 원정에서 황의조를 교체투입한 뒤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까지 혐의가 입증되거나 아니면 혐의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무죄추정의 원칙을 주장했다.

이어 "나도 40년 동안 이제 축구 인생을 살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그때마다 추측성도 있었기에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우리 선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내년 1월12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데려갈 뜻을 밝혔는데 이 역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황의조 '무조건 발탁' 의지를 멈추고 대표팀이 박수 받으며 아시안컵에서 싸우기 위해서라도 지금이 징계를 내리기에 적기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KFA는 28일 회의에서 황의조에 대한 국가대표 자격 잠정 결정이 내려진 뒤 클린스만 감독에게 결정을 전달했으며,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노리치 시티,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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