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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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퉁퉁 부어 절뚝이면서도, 박영현 "전 경기 나갈 수 있습니다" [KS1]

기사입력 2023.11.08 07:30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경기 종료 후, 박영현은 다리를 절뚝거렸다. 제대로 걷지 못했다. 그럼에도 "모든 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KT 위즈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2로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 74.4%(39회 중 29회·1982년 1차전 무승부 제외)를 거머쥐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 4, 5차전에 이어 4연승을 질주했다.

KT는 1회초 1득점한 뒤 1회말 곧바로 2실점했다. 4회초 1득점을 추가해 2-2로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 2사 1루서 문상철이 상대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큼지막한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점수는 3-2가 됐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마무리 김재윤이 아닌 셋업맨 박영현이었다.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올렸다. 개인 통산 두 번째 포스트시즌 세이브다. 지난해 10월 1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2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가을야구 세이브를 선보였다. 만 19세6일의 나이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이번 한국시리즈 1차전서도 무사히 승리를 지켜냈다.

위기가 있었다. 선두타자 문성주의 타구에 정강이를 강타당했다. 박영현은 공에 맞자마자 전력 질주해 타구부터 잡아냈다. 1루로 뛰어가던 문성주를 직접 태그아웃시켰다. 이후 잠시 다리 상태를 점검한 뒤 투구를 이어갔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했고 더그아웃에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표현했다.

승리를 확정 짓고 더그아웃 뒤 복도로 들어온 후 제대로 다리를 살폈다. 정강이는 이미 부어있었다. 통증이 심해 정상적으로 걷기 힘들었다. 절뚝이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등판 상황부터 설명했다. 박영현은 "(8회까지) 동점이라 9회엔 내가 등판하는 것이었다. 9회초 점수가 나 (김)재윤이 형이 나갈 것이라 예상했다"며 "제춘모 (불펜) 코치님께서 '네가 막아봐라. 세 타자 무조건 막고 와라. 끝내기 맞으면 죽는다'고 하셨다. 어떻게든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팀에서 나를 믿었기에 등판시킨 것이라 생각했다. 솔직히 떨리진 않았다"며 "'그냥 막으면 되지'라는 마음뿐이었다. 공이 좋아 자신감 있게 투구했다"고 덧붙였다.

타구에 맞은 뒤,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박영현은 "공밖에 안 보였다. 무조건 타자를 잡아야 한다고, 반드시 내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빨리 뛰어가 태그했다"며 "원바운드 후 바로 맞아 아팠다. 그래도 공만 보고 쫓아갔다"고 전했다. 그는 "'아파도 참고 던져라'라는 말만 계속 떠올랐다. 정신 붙잡고 투구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2아웃 후 홍창기와 5구 승부 끝 헛스윙 삼진으로 경기를 끝냈다.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영현은 "짜릿했다. 팀 승리가 걸려 있는데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꼭 막고 싶었는데 삼진이라 세리머니가 더 돋보인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지난해 세이브는 준플레이오프에 만든 것이었고 이번엔 한국시리즈였다. '똑같이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이 실수한 부분도 많았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2차전(8일)을 더 돋보이게 만들면 될 듯하다"며 "1회부터 9회까지 쭉 '해보자'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덕분에 팀 내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실수하더라도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 덕에 이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강이 상태와 관계없이 비장하게 각오를 다졌다. 박영현은 "당연히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팀 승리를 위해서는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며 "아파도 참고 이겨낼 것이다. 전 경기에 다 나갈 수 있다.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 2차전은 LG의 안방인 잠실에서 펼쳐진다. LG 팬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박영현은 "KT 팬분들 목소리밖에 안 들렸다.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이길 수 있었다"며 "(3, 4차전) 홈경기 때는 더 많은 팬분들이 오실 것이다. 그러면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마지막까지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잠실, 최원영 김한준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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