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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표현에 솔직해진 이탈리아 명장..."뜨거운 피가 컨트롤 안 된다"

기사입력 2023.10.19 07:00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팀의 개막 2연승에 호쾌한 리액션과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했다. 지난 시즌까지 감춰뒀던 '흥'을 올 시즌에는 숨김없이 분출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15-25 25-12 25-21 21-25 15-12)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지난 13일 공식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으로 제압한 기세를 몰아 2연승을 질주했다. 김연경, 옐레나 쌍포를 앞세워 혈투 끝에 승전고를 울렸다.

흥국생명의 이날 경기력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범실이 30개나 쏟아졌고 블로킹 숫자도 7개에 불과했다. 현대건설이 14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높이 싸움에서 완전히 밀렸다.



승리까지의 과정도 순탄치 못했다. 1세트 현대건설의 탄탄한 수비에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15-25로 밀렸다. 2세트 25-12로 반격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3세트 중반까지 17-21로 끌려갔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왜 자신들이 올 시즌 '절대 1강'으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김다솔의 서브 에이스, 옐레나의 연속 공격 성공으로 순식간에 4점을 따내 21-21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건설 모마의 공격 범실로 22-21로 역전했고 김미연의 오픈 성공, 김다솔의 서브 에이스로 25-21로 3세트를 따내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

4세트 현대건설의 반격에 잠시 주춤하면서 승부가 5세트로 이어졌지만 마지막 순간 웃은 건 흥국생명이었다. 김연경이 해결사로 나서 승부처 때마다 귀중한 득점을 올렸고 2시간 넘게 이어진 혈투는 흥국생명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아본단자 감독은 승장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우리의 경기력을 평가하고 얘기하는 게 어렵고 이른 시기"라면서도 "(3세트에) 크게 뒤졌던 건 퀄리티 높은 배구를 한 게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이기고 싶은 열정을 바탕으로 역전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블로킹에서 현대건설에 2배 밀렸지만 이는 배구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원래 블로킹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며 "강력한 서브로 블로킹을 이겨내려고 했다. 리시브는 그래도 상대와 비슷한 수준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경기 중 상황에 따라 크게 실망하고 기뻐하는 모습이 나왔던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쑥러운 듯 웃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2~2023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갑작스럽게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뒤 정규리그 잔여 경기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날처럼 큰 리액션을 보였던 경우는 없었다.

다소 어처구니없는 범실이 나왔을 때는 선수를 향해 큰 소리로 질책하거나 결정적인 득점이 나왔을 때 환호하는 모습은 지난 시즌 자주 보이지 않았다. 마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는 것처럼 플레이 하나하나에 희애락을 보여줬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3~2024 시즌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플랜에 맞춰 준비했다.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감정 표현도 조금 솔직해졌다는 입장이다. 자신이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점도 새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사실 나는 뜨거운 피를 가진 나라(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며 "배구가 잘될 때와 안 될 때, 슬플 때와 행복할 때 내 감정 컨트롤이 어렵"고 웃었다.

이어 "선수들과 함께 보낸 기간이 늘어났고 같이 노력한 부분들도 많다 보니까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현대건설을 향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현대건설의 양효진 선수는 한국에서만 톱레벨의 미들블로커가 아니라 세계 기준으로도 뛰어난 선수"라며 "양효진 선수는 움직임이 정말 좋다. 공수 모두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모마도 있다. 블로킹 측면에서는 현대건설이 현재 가장 강팀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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