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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케인 "토트넘만큼 이기고 싶은 팀 없다"→팬들 "몇 경기 져도 재앙 아니라며?"

기사입력 2023.10.11 16:5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불과 한 달 전에 토트넘 홋스퍼를 비하하는 듯한 인터뷰를 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이번엔 친정팀의 우승을 기원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11일(한국시간) "케인은 여전히 토트넘 팬이며,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기를 원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케인은 10월 A매치를 앞두고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 소집됐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는 오는 14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친선전을 가진 뒤, 18일 같은 장소에서 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 C조 8라운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대표팀에 소집된 케인은 경기를 앞두고 2023/24시즌 개막 후 프리미어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친정팀 토트넘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내면서 우승을 거머쥐기를 기원했다.





38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프리미어리그가 리그 8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토트넘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다. 토트넘과 아스널은 승점(20)과 득실 차(+10) 모두 동일하지만, 다득점에서 토트넘이 18골로 아스널(16골)보다 더 많으면서 1위로 올라섰다.

10월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토트넘은 지난 7일 영국 루턴 케니워스 로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루턴 타운 원정 경기에서 후반 8분 미키 판더펜의 결승골에 힙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에 핵심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했음에도 후반 8분 판더펜이 터트린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리그 8경기 무패에 성공했다. 이 득점은 2023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네덜란드 수비수 판더펜이 토트넘에서 터트린 첫 번째 골이었다.

판더펜의 토트넘 데뷔골이자 결승골에 힙입어 토트넘은 리그 8경기에서 승점 20(6승2무)을 챙기면서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가 지난 9일 아스널과의 리그 8라운드에서 0-1로 패해 승점 18(6승2패)을 유지해 3위로 내려가면서 토트넘은 10월 A매치를 앞두고 1위 사수에 성공했다.





맨시티의 패배로 토트넘은 적어도 맨시티가 리그 9라운드를 치르는 10월 21일까지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시즌이 끝나려면 아직 30경기를 더 치러야 하지만 팬들은 지난 시즌 리그 8위로 마무리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던 토트넘인 초반부터 리그 1위에 올랐다는 사실에 즐거워 했다.

일각에서는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능성도 점치기 시작했다. 당장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1992년부터 2022년까지 리그 8라운드에서 1위 자리에 올랐던 31개 팀들 중 12팀이 우승에 성공했다며, 토트넘 우승 확률을 39%로 계산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역전 우승을 허용한 사례가 더 많기에 토트넘 우승 가능성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이지만, 클럽 레전드 케인은 자신이 없어도 토트넘이 꼭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하기를 기원했다.

매체에 따르면, 케인은 인터뷰를 통해 "난 토트넘 팬이고 토트넘이 잘 되는 모습 보고 싶다는 점을 내 경력 전반에 걸쳐 분명히 밝혔다"라며 "토트넘은 꽤 잘하고 있다. 정말 보기 좋다. 예전에도 말한 것처럼 (포스테코글루)감독이 그들의 플레이 방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팬들은 팀 바로 뒤에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팬이 필요로 했던 것(리그 선두)이 분명하다"라며 "난 항상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를 주시할 것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감독 말대로 팬들이 이 상황에 신나고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계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만큼 이기고 싶어 하는 팀은 없다"라며 토트넘의 간절함을 대변했다.

또 "토트넘이 잘할 때, 확실히 질문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물론 난 토트넘이 가능한 잘해주기를 바라지만 내 주된 관심은 내가 지금 있는 곳, 그리고 바이에른에서 뛰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자신은 뮌헨에서, 또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서로 잘 되기를 기원했다.

케인이 토트넘 1군에서 435경기에 나와 28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릴 동안 토트넘은 단 한 번도 메이저 대회 우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 토트넘의 긴 무관은 케인이 2023/24시즌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뮌헨으로 떠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자신이 떠난 후 토트넘이 리그 선두를 달리며 우승 레이스에 참가한 모습에 케인은 아쉬울 수도 있지만 친정팀이 꼭 트로피를 얻기를 기원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케인의 훈훈한 인터뷰에 대해 일부 토트넘 팬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케인은 지난 9월 잉글랜드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A매치 사전 인터뷰 자리에서 자신의 대표팀 동료들 우승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케인은 "경쟁자로서, 동료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반면 난 이를 집에 앉아서 볼 때 한 편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물론 난 그들이 잘하길 바란다. 카일 워커와 동료들이 내가 뛰지 않는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내 한 편으로는 나도 그 경험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본 대표팀 다른 동료들을 보면 질투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가진 트로피들을 얻기 위해 나를 동기부여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라고 밝혔다. 





또 케인은 뮌헨에서의 '위닝 멘털리티'가 주는 압박감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압박감이 있다"라며 "물론 토트넘에서도 우승을 원했다. 하지만 몇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고 해서 토트넘에선 그것이 재앙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뮌헨에선 매 경기 이겨야 한다. 우린 첫 2경기를 4-0, 3-1로 이겼지만, 여전히 플레이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가 되는 방식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출발을 했고 다양한 감정들을 즐기고 있다. 내가 이적하길 원했던 이유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에 위닝 멘털리티가 부족하다고 주장한 케인의 발언은 토트넘 팬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이후 잉글랜드가 우크라이나와의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 예선 C조 5라운드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자, 일부 팬들은 케인 SNS에 찾아가 "네가 말한 위닝 멘털리티 어디에 있냐?"라고 조롱했다.

당장 한 달 전에 토트넘을 비하하는 듯한 인터뷰를 했던 케인은 이번엔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케인 인터뷰를 기억하고 있는 팬들은 케인의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만큼 이기고 싶어 하는 팀은 없다"라는 발언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선두권 경쟁을 펼치는 것처럼 케인도 새로운 클럽인 뮌헨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으면서 생애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케인은 독일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9경기에 나와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뮌헨의 주포로 자리 잡았다.

뮌헨은 승점 17(5승2무)로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19)과 슈투트가르트(승점 18)에 밀려 리그 3위에 위치해 있지만, 11년 연속 우승 중이기에 분데스리가 챔피언 후보 '0순위'라는 건 틀림 없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경기 전승을 달리고 조별리그 1위에 올라 16강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케인은 "시작부터 정말 행복했다"라며 "새 팀에 갈 때마다 약간의 압박감이 가중된다. 집을 구하는 일, 호텔에서 생활하는 일, 가족과 함께 가지 않는 일 등은 전부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에선 조별리그 2연승을 달렸고, 그 중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4-3 승리가 포함돼 있다. 분데스리가에선 선두는 아니지만 어쨌든 이번 시즌 두 리그에서 무패 행진 달리고 있고, 케인은 자신이 그 질주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점에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PA Wire, EPA, AP, DPA/연합뉴스, PL 홈페이지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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