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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달고 AG 득점왕' 정우영 "나도 이렇게 잘 넣을 줄 몰랐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3.10.09 00:00



(엑스포츠뉴스 인천국제공항, 권동환 기자) 아시안게임 3연패 주역이자 대회 득점왕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스스로도 "이렇게 잘 넣을 줄 몰랐다"며 웃었다. 국가대표팀 등번호 7번 자리에 대해선 대선배 손흥민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엔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룬 대표팀을 맞이하기 위해 많은 축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황선홍호는 지난 7일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황룽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2분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지만 정우영과 조영욱(김천)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역대 최초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연패를 기록한 국가가 됐다.



대회 내내 선제골을 기록했던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서는 경기 시작 1분 20여 초 만에 선제골을 허용하고 끌려갔다. 왼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일본 사토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광연(강원FC)이 쳐냈으나 멀리 가지 못했다. 재차 공을 잡은 일본의 시게미가 우치노에게 연결했다. 우치노는 빈 골문으로 정확하게 찔러 넣었다. 이번 대회 대표팀이 기록한 첫 선제 실점이었다.

일격을 맞은 대표팀을 구해낸 건 이번 대회 7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1위에 올라있는 정우영이었다. 정우영은 전반 27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 동점골을 넣었다. 대회 8호골이었다.

주장 백승호(전북 현대)가 박스 안에서 환상적인 개인기로 수비를 녹인 게 주요했다. 대인마크를 벗겨낸 후 중앙으로 내준 패스가 수비에게 끊겨 뒤로 흘렀지만 황재원(대전하나시티즌)이 이를 잡아 크로스를 올렸다. 박스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정우영이 상대 수비를 이겨내고 머리로 꽂아 넣었다. 분데스리거의 클래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기세를 올린 대표팀은 후반 초반 조영욱의 역전포가 터지면서 환호했다. 황재원이 하프라인부터 드리블하다가 전방에 배달했고 이 때 정우영이 상대 수비와 몸싸움 끝에 볼을 페널티지역 가운데로 흘려줬다. 이를 조영욱이 어려운 상황에서 잡았으나 기어코 차기 좋은 위치로 만든 뒤 오른발로 차 넣어 2-1을 만들었다.



이후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모두 경기장 안으로 뛰쳐나갔다. 대회 내내 미소를 짓지 못햇던 황선홍 감독도 포효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로써 2014 인천 대회 우승,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일본을 꺾고 우승했던 대표팀은 역대 최초로 아시안게임 축구 3연패를 기록한 팀이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의 주인공은 두 말할 필요 없이 정우영이었다.  첫 경기 쿠웨이트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정우영은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멀티골을 뽑아내더니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2골을 넣어 대표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대회 내내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보니 결승전에서도 정우영이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자연스레 생겨났다. 그리고 정우영은 그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팀이 끌려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의 발판이 되는 동점골을 성공시킨 정우영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62분 동안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비며 확실한 존재감을 알린 후 박수를 받으며 교체 아웃됐다. 대회 8골로 팀 득점 3분의 1 가까이를 책임진 정우영은 황선홍호 해결사이자 아시안게임 최초 3연패 주역으로 거듭났다.

그렇기에 정주영은 대표팀 스타 이강인(PSG)과 함께 공항에서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대회 내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줌에 따라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A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커졌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친선 경기를 치르고 나흘 뒤인 17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을 상대하는데, 정우영은 소집 명단에 포함됨에 따라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곧바로 A매치 대비 훈련과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등장한 정우영은 취재진 앞에 서 대회 소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득점왕 등극에 대해 "황 감독님과 선수들이 믿어줘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음은 정우영의 일문일답.

-먼저 대회 우승과 득점왕을 차지한 소감을 묻고 싶다. 


개인적으로 너무 기분이 좋다. 우승과 득점왕을 한 게 선수로서 너무나도 좋은 걸음이자 경험이었고, 뒤에서 도와줬던 (황선홍)감독님과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황선홍 감독님이 이렇게 골 결정력이 훌륭한 선수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나도 이렇게까지 잘 넣을 줄 몰랐는데, 뒤에서 감독님도 그렇고 선수들이 믿어준 덕분에 골을 많이 넣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반전 이른 시간이 실점을 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대회 기간 중)선제골을 우리가 처음 허용했는데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동점골이 빨리 들어갔고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했다.

-대회 기간 동안 많은 골을 넣었다. 기억에 남은 순간을 꼽아달라.

결승전인 거 같다. 너무나 간절했고, 모든 선수들이 간절했던 게 느껴져서 꼭 골을 넣어 선수들한테 힘이 됐으면 했기에, 그 동점골이 나한테 제일 소중했다.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게 됐다.

(한국에)오기 전까지 별생각이 없었다. 그저 선수들과 함께 금메달을 땄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고, 이거 하나만 보고 항저우에 갔기에, 군 면제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고 그저 기분이 좋다.

-이제 국가대표팀 가야 한다. 목표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안게임이 끝났기에 국가대표팀 가서도 모든 선수들과 경쟁을 하는 것도 똑같고, 좋은 모습을 보여 꼭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등번호인 7번을 달아서 많은 골을 넣었다는 농담이 있다. A대표팀 가서 손흥민한테 7번 양보를 부탁해 볼 생각이 있는가.

(손)흥민이 형이 있는 한 7번은 불가능하다(웃음). 아무래도 7번이라는 번호의 무게가 부담스러웠지만 한편으론 힘이 됐고, 그 힘을 받아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황재원 선수가 우승 후 함께 춤췄다고 했다. 성격상 정우영 선수가 가장 열심히 췄을 거 같다.

(송)민규가 제일 열심히 췄다. 그다음으론 내가 많이 춘 거 같다. 그냥 그 순간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사진=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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